| ㆍ1866년 프랑스서 약탈 후 191종 297책 ‘145년만의 귀향’ ㆍ5월까지 네 차례 걸쳐 국내로… 중앙박물관서 특별전
145년 만에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외규장각 조선왕실 의궤(이하 외규장각 의궤)가 오는 7월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에서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외규장각 의궤 귀향 특별전’(가칭)을 7월19일부터 9월18일까지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군대는 1886년 병인양요 때 강화도 외규장각에서 도서들을 약탈해 갔는데, 그 중에는 의궤 191종 298책이 포함돼 있었다. 78년 프랑스국립도서관 사서로 일하던 박병선 박사가 그곳에서 외규장각 의궤를 확인한 뒤 우리나라 학계·시민단체·정부는 끊임없이 책의 반환을 요구했고, 약탈 의궤 중 ‘휘경원원소도감의궤’가 93년 영구 임대 형식으로 한국에 돌아왔다.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프랑스 정상이 나머지 외규장각 의궤 191종 297책을 일괄대여(5년 단위 갱신)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한국에 의궤를 반환키로 합의했다. 이후 지난달 양국의 공식 서명이 이뤄졌고, 양국의 실무 담당인 국립중앙박물관과 프랑스국립도서관이 지난 16일 프랑스 파리에서 반환에 필요한 구체적인 실무에 대한 합의를 마치고 약정을 체결했다.
반환되는 외규장각 의궤의 소장·관리를 맡게 되는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이번 반환을 국민들한테 널리 알리고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특별전시와 함께 전통의례에 따른 기념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이수미 학예연구관은 “워낙 중요한 유물이 반환되는 것이기 때문에 반환의 의의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반환을 위해 그동안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조명하고 외규장각 의궤가 갖고 있는 의의를 짚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궤에는 왕실과 관련한 행사 내용이 충실하게 담겨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생생하게 당시의 생활상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록에 따르면 외규장각이 만들어질 때 기념행사가 열렸고,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과 북관대첩비를 일본에서 반환받을 때도 기념행사를 진행했던 만큼 이런 내용들을 참고해 반환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밝혔다. 반환 기념 전시 이후에는 의궤 자료의 온라인 서비스, 영인본 제작 등을 추진하고 전문연구자들로 연구팀을 꾸려 집중 연구사업도 시행할 예정이다. 의궤는 조선시대 왕실의 각종 행사를 그림 중심으로 꼼꼼하게 기록한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기록문화 유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가치가 높다. 이번에 반환되는 의궤는 장서각이나 규장각에는 없는 유일본이 30책에 이르고, 작성 연대도 1630~1857년으로 오래됐다. 또 임금이 볼 수 있도록 만든 어람용이어서 제작 수준도 높다. 오영찬 학예연구관은 “국내에는 의궤가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에 3000여책,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500여책이 있는데 외규장각 의궤만은 모두가 어람용일 정도로 전체적으로 질이 높다”며 “외규장각 의궤와 규장각·장서각에 있는 기존 의궤를 비교 연구하면 많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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