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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북한 배경 사진찍는 관광객들 풍경 흔해 ...인천사진작가들의 ‘Tell me 섬 thing’ ② ...
글쓴이 tntv 등록일 [2019.07.10]




북한 배경 사진찍는 관광객들 풍경 흔해
발간일 2019.07.08 (월) 17:27


인천사진작가들의
‘Tell me 섬 thing’ ② 백령도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7,8월 휴가철이면 떠오르는 문구입니다. 올 여름휴가는 가까운 인천의 섬으로 떠나면 어떨까요. 차타고 멀리가지 않아도 넘실대는 푸른 바다, 모래가 반짝이는 해변, 시원한 바람과 파도소리가 들리는 훌륭한 휴가지입니다. 이번호(7월4일자, 1398호)부터 인천의 주요 섬을 연재합니다. 섬에 해박한 인천사진가들이 멋진 사진과 함께  섬의 재밌는 이야기, 꼭 알아야 할 여행 정보 등을 알려드립니다. 이번 섬 연재에는 류재형, 서은미, 이영욱, 노기훈, 유창호 작가가 참여합니다. 


이제 1박을 했으니, 백령도가 처음보다 낯설지 않은 곳이 되었기를 바라봅니다. 아마 아침 녘에 안개로 흐리고 뿌연 창밖을 봤을 때에는 착잡한 감정에 진한 커피 한 잔이 생각날 것입니다. 


일단 아침밥을 하는 곳이 제법 있으니 찾아들어가서 ‘백반 주세요’라고 말하고 든든히 먹어 두세요. 아직도 백령도 전역은 자잘한 공사들이 진행 중이라 진촌리 일대는 날이 밝기도 전에 부산하게 움직이는 인부들의 모습을 쉽사리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식사를 마치셨으면 간단한 짐을 메고 제가 이끄는 데로 가장 일반적인 백령도 관광코스로 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백령도 도보일주 경로 


우선 백령도를 일주할 당시의 루트를 적어보겠습니다. 제 경로는 진촌리->하늬해변->용기포->사곶해변->콩돌해안->장촌포구->장촌마을->중화동포구->천안함 위령비, 연화리해변->두무진->사항포구->어릿골해안->고봉포구, 이렇게 13곳 정도를 도장 찍고 왔습니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아침부터 둘러본다면 1일차로도 충분히 점령 가능한 코스입니다. 솔직한 마음에서 생각해보자면, 백령도는 육지에서 4시간 동안이나 멀미를 견디고 올만큼 제주도나 울릉도에 비견될만한 관광자원이 풍부한 곳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주민들보다 군인들이 더 많아 보이고 무표정한 그들의 얼굴을 보면 무섭기까지 하죠. 백령도는 농업 생산이 이루어지는 곳이라 섬이라면 기대하기 쉬운 회 같은 것도 쉽게 먹기 어려운 곳입니다.

 

그렇지만, 백령도를 당당히 입도해야 할 명분은 충분합니다. 바로 백령도라는 섬은 이념에 의해 섬 자체가 목적에 맞게 변용된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는 산교육의 현장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재의 남북 관계로 봤을 때 언제고 이러한 준전시 상태가 지속되리라는 확신도 들지 않습니다.


백령도 둘레길




군사 지형물 없는 백령도 상상할 수 없어


먼 후대에 가면 아주 우스꽝스러운 인간사의 일들로 백령도라는 군사적 표상이 이용될 수도 있는 거지요. 폴란드에 가면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가 있습니다. 2차 대전 당시 유대인 150만 명이 학살이 되었던 곳입니다. 이곳은 지금도 보존되어 인간이 저지른 잔인한 역사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백령도는 그러면 어떤 곳인가요? 천혜의 아름다운 풍경들 속에 자리 잡은 요새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백령도에 와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될 것입니다. 막상 아름답기만 한 풍경과 대척되는 군사적 지형지물이 없다고 생각하면 백령도답지 않다는 생각도 드네요.


▲백령도 병원 앞 노목, 120 x 150cm, 2014


제가 제일 먼저 갔던 곳은 하늬해변입니다. 하늬해변은 백령도를 네모난 섬이라고 보면 동측 꼭짓점에 있는 해안가입니다. 북한과 지척거리에 있다는 말입니다. 하늬해변에 가면 낫을 들고 해안가를 기웃거리는 주민들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아주 건전한 이유에서 낫을 들고 다닙니다. 바로 미역을 캐기 위해서입니다. 해녀, 해남들은 사이좋게 돌미역을 따서 꼭지 부분과 줄기 끝부분을 떼고 해풍이 잘 드는 곳에 자연건조합니다.


워낙 미디어에서 백령도를 다룰 때에 클리셰처럼 나오는 장면이라 미리부터 익숙한 장면입니다. 백령도 해안은 아이러니하게도 군사적 요충지이기 때문에 어업활동에 제한이 많아 청정해역으로 보호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육지에서 양식으로 키운 미역과 다시마와는 비교 불가능한 풍미를 갖춘 미역국이 됩니다. 까나리 액젓으로 간까지 한 미역국을 먹고 나면, 나중에 백령도가 그립기도 합니다.  그럴때면 인천 한복판에서도 백령도산 미역의 풍미만으로 추억을 소환할 수 있습니다. 


미역을 따는 주민들을 근경으로 보다가 혹시 운과 시력이 좋으면 멀리 바위 위에서 쉬고 있는 점박이물범도 볼 수 있습니다. 엄연히 한국에 속하는 곳에서 물범이라니, 저도 처음에 환영일 줄 알았습니다. 


물범은 동물의 왕국에서나 보던 장면이니까요. 백령도 물범은 개체 수가 늘어나서 하늬해변 뿐만이 아니라 두무진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범조차 카뮤플라쥬라니 하는 생각도 들면서 사실은 순서가 물범이 먼저 자연을 흉내 내어서 점박이가 되었고, 인간은 인위적으로 적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후생차원에서 점박이가 되지 않았나 하는 발칙한 반전도 꿈꿔봅니다.


백령도 용기포 신항, 120 x 150cm, 2014


하늬해변에서 백령도의 처음을 맛보았다면 남쪽으로 내려와 용기원산 끝섬 전망대로 가세요. 이곳에 가면 멀리 인천에서 목선을 타고 의기양양하게 도착하는 50년 전 주민들의 모습에서부터 사곶해변에 안착해 있는 비행기까지 백령도의 역사를 속성으로 학습할 수 있습니다. 


백령도의 역사는 민족상잔의 역사이기도 하다는 점을 이곳에서 확실히 체감할 수 있습니다. 만약 자녀들에게 ‘평화’란 무엇인가, ‘통일’이란 무엇인가라는 방학숙제가 나왔다면 탐구생활을 책꽂이 한편에 꽂아두고 당장 손을 이끌고 인천항 여객터미널에서 백령도 가는 배편을 기다리고 있어야 진정한 참부모가 되는 지름길입니다. 


꼭대기에 있는 전망대에서 백령도를 내려다보면 날이 좋은 날에는 멀리 두무진까지도 보입니다. 2018년 6월에 OBS에서 방영한 ‘그리우니 섬이다’ 백령도 편을 보면 전망대에서 본 풍경을 카메라로 제대로 찍어 주었습니다. 멀어 발길이 미치기 힘들면 이쪽으로 알아보시는 것도 좋을 듯하네요.


전망대에서 다음에 갈 사곶해변을 포인트로 찍고 다시 이동하겠습니다. 실제로 6.25 전쟁 당시 활주로로 사용했다는 사곶해변은 세계에서 단 두 개뿐인 천연비행장입니다. 나폴리와 당당히 어깨를 견주는 것이죠. 미세한 입자의 규조토로 되어 있어 아무리 안간힘을 쓰고 후벼 파려고 해도 난공불락입니다. 어떻게 자연의 조건까지 군사적 목적에 딱 맞게 진화해 왔을까요? 


백령도라는 건 애당초 여긴 싸움 많이 나는 곳이니까 여기에 활주로 하게끔 규조토 놔주고 저기에 산이 높아서 감시할 수 있게끔 해줘 하면서 지어진 곳이 아닐까요? 게다가 심청이라는 안타까운 설화도 있어서 이 논리에 더욱 신빙성을 실어줍니다.


백령도의 메인 코스는 거의 동쪽 해안가에 밀접해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사곶해변에서 차를 타고 지나가면 오른쪽으로 백령호가 보입니다. 농업용수로 쓰기 위해 인위적으로 제방을 쌓아 만든 담수호입니다. 


이곳에 인간의 손이 미치면서 점점 더 콩돌해안의 콩돌들이 유실되고 있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농업이 근간인 마을을 떠받치는 유일한 담수호라고 하니, 자연을 이기려는 인간과 인간을 이기려는 인간이 뒤섞인 이 모든 불편한 백령도의 잡음들로 인해 여행의 즐거움이 긴장감으로 바뀌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백령도 콩돌해안, 120 x 150cm, 2014


하지만 콩돌해안에 주차를 하고 입구에 들어서면 다시 평온이 온몸을 녹입니다. 온몸에 평온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가 합심을 이루어서 몸을 정복해야만 합니다. 콩돌해안에는 바다내음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잘 대는 콩돌의 소리가 있습니다. 화동 부녀회의 인상 좋은 아주머니들이 그 가운데에서 백령도 특산물로만 메뉴를 꾸린 상점을 하고 있습니다. 


막걸리 한 잔과 함께 청정해역에서 아침에 갓 채취한 해산물 모둠을 먹고 있으면 후각, 시각, 청각, 미각이 모두 조화를 이루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행에 내가 속해 있구나 하는 포만감을 느끼게 됩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가 않으니 뱃값은 뽑는다고 봐도 됩니다. 


그다음으로 장촌마을로 가서 굴 철이면 작은 굴을 줍고 있는 사람들과 말도 섞어보기도 하고 요령이 좋으면 굴을 얻어먹어 보기도 하면 좋습니다. 저는 아직까지도 굴은 통영이 아니라 백령도에서 캔 자그마한 굴이 최고라고 확신합니다. 


장촌마을을 지나왔다면 중화동 포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중화동 교회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장로교회로 역사적 의미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발품 팔아 가봄직 합니다. 마찬가지로 다음 코스인 천안함 위령비도 연화리 해변 쪽에 있는데 거기도 의미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찾아봄직 합니다. 천안함 위령비가 있는 곳에서는 넒은 황해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그곳에서 관광이라는 어휘를 쓰기에는 무례해 보이고, 그냥 바다를 깊고 넓게 바라보는 것만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백령도 두무진항, 120 x 150cm, 2014




굴, 성게, 홍합은 백령도산이 최고


조금 빨리 지나온 것 같은데, 백령도의 동북쪽 꼭짓점, 그러니까 백령도의 반을 접었을 때 하늬해변과 데칼코마니처럼 겹쳐지는 곳이 나옵니다. 바로 두무진(頭武津)입니다. 두무진은 자연을 애타게 좋아하는 관광객의 갈증을 풀어줄 매력 포인트가 충분한 곳입니다. 


말 풀이를 하자면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서 두무진이라고 합니다.(이 포인트에서도 굳이 장군들이라니... 역시 백령도는 싸움의 한 가운데에 있으라고 만든 섬 같습니다) 두무진항에서 운항하는 소형 여객선을 타면 중화동 포구까지 천천히 갔다가 돌아옵니다. 백령도의 서쪽 편을 바다 쪽에서 시각적으로 점령하는 것이 됩니다. 


하늬 해변에 있어야 할 물범이 두무진에서도 자주 출몰됩니다. 길을 잘못 찾은 게 아니라 개체 수가 늘어서라고 하니 안심입니다. 두무진으로 다시 돌아왔다면 근처 횟집에서 홍합과 성게를 꼭 드셔보세요. 손바닥만 한 홍합에 놀라고 청정해역에서 손수 잡은 성게의 진득한 바다향에 빠져들 것입니다. 아까 했던 말을 수정해서, 굴과 홍합과 성게는 백령도라고 고치겠습니다.


조금 활달한 관광객이라면 걸어서 두무진까지 가는 산책코스가 있으니 왕복 30분 정도의 시간을 할애해 갔다오기를 추천합니다. 여기서부터 시간이 촉박하다면 사항포구는 뛰어넘고 바로 어릿골 해안으로 가도 좋습니다.


백령도 어릿골 해안, 70 x 110cm, 2014


어릿골 해안은 북한에서 가장 가까운 해안가입니다. 낮이면 대개 오픈되어 있지만 일몰 후에는 용치(Dragon Teeth)가 드러난 위험한 곳입니다. 백령도에 왔다면 야간에는 돌아다니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밤은 원래 조용할뿐더러 진촌리를 제외하고는 인기척도 찾기 힘듭니다.


낮에 어릿골 해안에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는 갈매기를 보는 것도 장관입니다. 다만 괜히 가까이에 다가갔다가는 애써 힘준 머리가 산도 높은 크레아틴으로 뒤범벅될 수도 있으니 조심하시길. 


어릿골 해안은 제가 퍼포먼스 작업을 한 곳이기도 합니다. 여러 스폿을 찾다가 어릿골 해안에서 이곳으로 정해야지 하고 마음먹었습니다. 그 이유는 너무도 복합적이라 추측하기도 힘드네요. 


어렴풋이 생각나는 것으로는 용치가 멀리 파도 위에 돋아있고, 몸빼 바지를 입은 아주머니들이 굴을 채취하러 다니고, 관광객들은 멀리 북한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멀리 군인들은 이러한 광경을 내려보고 있는, 퍼포먼스에 적합한 이런 장소가 또 있을까요? 6년 전 일이니 과거의 마음을 다 헤아리기는 어렵습니다.


여기까지가 3박 4일 동안 일주를 하면서 돌아본 백령도의 거의 모든 장소입니다. 10미터마다 찍은 사진은 하나로 합쳐져서 대형 파노라마 사진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밤마다 기록한 글들로 채운 책이 나왔습니다. 모든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서 기록을 하려고 했지만, 아직도 2013년 6월을 함께한 백령도는 기억 속에서만 온전히 남아있습니다.


백령도 인당수, 120 x 150cm, 2014


여행이란 이런 것 같습니다. 아무리 점령하려고 애를 써봐도 기억이라는 것밖에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없고 그것마저도 간단하게 지워질 수 있는 연약한 조건 속에 있습니다.


저는 백령도가 무서웠습니다. 제대한 지 10년도 안된 예비역 병장이 상상할 수 있는 백령도는 ‘해병대가 점령한 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괜히 군대에 두 번 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백령도는 삶과 이념과 뒤섞여 제법 안정적이게 살아가고 있는 현장이었고, 점점 두려웠던 감정이 옅어지면서 이내 섬을 자신만만하게 노닐며 다녔던 곳입니다. 근 미래에는 누구도 백령도에 관해 두려운 감정이 생기지 않고 내 달릴 수 있는 섬이 되기를, 밤에도 한낮인 것 같이 다닐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여객선 예매정보는 '가보고싶은섬' 사이트 참조.  https://island.haewoon.co.kr/ 



글· 사진  노기훈 자유사진가

 

차창 밖 빛나는 섬,가볍게 주섬주섬 챙겨 떠나자!

 


무의도 - 당일 섬 여행

영종도 앞의 섬, 무의도. 손에 잡힐 듯 가깝지만 반드시 배를 타고 건너야만 하는 ‘섬’이었다. 하지만 연도교가 인천과 무의도를 연결하면서 뭍과 섬은 한 몸이 됐다. 배를 타고 떠나는 여행의 호젓함은 없지만, 이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가볍게 떠났다가 추억을 가득 안고 돌아올 수 있는 친근한 섬이 됐다.


▲무의도 안에서 만나는 또 다른 다리.
(호룡곡산에서 바라본 하나개 해수욕장의 해상관광탐방로)




즐길 거리 가득한, 부담 없는 ‘섬’


무의도는 해수욕과 산행을 함께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섬이다. 그런 까닭에 등산복 차림을 한 여행자를 바닷가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 그뿐인가. 낚시와 조개 잡기도 할 수 있고 영화 촬영 세트장도 있어 볼거리와 놀거리가 풍성하다.


덕분에 무의도를 들어가려는 사람들로 잠진도 선착장은 늘 붐볐다. 사진 두어 장 찍으면 배가 벌써 도착했다고 말할 정도로 섬이라 하기에 민망할 만큼 무의도는 땅과 가까웠다. 그래도 배를 이용해야 섬에 도착할 수 있었고, 주말마다 잠진도 선착장 주변에서는 배편 티켓을 먼저 확보하려는 아빠들의 전력 질주 장면을 종종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볍게 주섬주섬 짐을 챙겨 아무 때나 훌쩍 떠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편안한 나들이 코스가 됐다.


▲무의대교 입구. 섬을 드나드는 차량이 카운트된다.


잠진도 선착장을 지나 곧게 뻗은 도로를 달리다 보면 지난 4월 30일 임시 개통한 무의 연도교가 눈에 들어온다. 다리에 들어서는 순간, 다리 위의 숫자가 바뀐다. ‘입도 차량 413’. 섬을 드나드는 차량이 자동으로 카운트된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900대 미만으로 차량이 통제된다. 연도교 아래에는 밀려드는 차량을 위한 임시 주차장 공사가 한창이고, 섬 곳곳에서도 도로 확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아담하고 깨끗한 백사장의 실미도


무의도 첫발자국은 대개 실미 해변에서 찍게 된다. 선착장에서 하나개와 실미로 나뉘는 갈림길을 지나 가파른 언덕을 두어 개 넘으니 곧장 바다가 눈 안에 들어찼다. 포구에서 1km도 채 안 될 것 같은 가까운 곳에 실미 해수욕장이 있다.


‘큰무리’라고도 불리는 실미 해수욕장은 작은 모래 언덕을 사이에 두고 크고 작은 해변 두 개가 나란히 이어져 있어 인상적이다. 실미 해변은 푸른 해송을 배경으로 깨끗한 백사장이 아름답게 펼쳐져 바다와 숲의 정취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다.


▲국사봉에서 바라본 하나개 해수욕장


아름드리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는 해변의 송림은 한낮에도 햇살 한 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울창하다. 실미 해변 앞에는 무인도인 실미도가 코앞이다. 아무도 살지 않는 그 섬으로 가는 길은 물이 빠져야 드러난다. 바닷길이 열리면 그야말로 살아 있는 갯벌이 생긴다.

 

저 멀리 바닷물에 털썩 주저앉아 바다와 하나가 된 아이들의 모습이 앙증맞다. 해맑은 아이들의 웃음이 청량하다. “영종도에 살아요. 그동안 여기 오려면 1시간을 예상해야 했는데, 오늘은 다리 건너오니까 20분 정도 걸렸네요. 예전에는 1박을 계획하고 왔다면 이제는 당일치기로 부담 없이 올 수 있더라고요.” 고등학교 시절부터 이곳 해변을 자주 찾았다는 진성호(37) 씨는 소나무가 우거진 실미 해변이 아이들 놀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라고 말한다.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하나개’


무의도 선착장에서 하나개 해수욕장에 이르는 길은 호젓한 산길이다. 차로 오르락내리락 10여 분을 가다 보면 어김없이 운치 만점의 구름다리를 만난다. 무의도에 있는 두 개의 산인 호룡곡산(246m)과 국사봉(230m)을 이어주는 다리다. 끝이 없을 것처럼 계속되던 산길은 바다에 도착해서야 끝이 난다.


푸른 해송을 배경으로 깨끗한 백사장이 드넓게 펼쳐져 있는 하나개 해수욕장은 바다와 숲의 정취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 촬영지로도 명성이 높았던 하나개 해수욕장은 고운 모래가 깔린 백사장 위로 방갈로 수십 동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실미 해수욕장


고운 백사장을 가진 하나개 해수욕장은 ‘큰 개펄’이라는 이름답게 썰물 때가 되면 끝도 보이지 않을 만큼의 넓은 갯벌이 드러나기도 한다. 해수욕뿐 아니라 짚라인(Zipline)도 설치돼 레포츠를 즐기는 이도 많다.


해수욕장 왼쪽, 드라마 ‘천국의 계단’ 촬영지를 지나 야트막한 고개를 넘어서면 탄성이 터져나온다. 지난해 6월 개통한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를 통해 바다 위를 걸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550m의 탐방로는 파도가 호룡곡산의 절벽을 만나 부서지는 밀물 때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바다 위를 걸으며 주상절리와 기암괴석 등 챙겨 볼 것도 많다. 모양에 따라 사자바위, 소나무의 기개, 만물상, 해식동굴 등 호룡곡산의 바위와 절벽에 나름 12경의 이름을 붙여놨다.


▲무의도 하나개 해수욕장에서는 짚라인, ATV 등 다양한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무의도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은 호룡곡산과 국사봉 등산이다. 가족이나 친구와 호젓하게 산행을 즐기고 싶다면 호룡곡산이 무난하다. 산길이 완만해 바다를 보며 여유롭게 걷기 좋다. 호룡곡산은 서해의 알프스라고 불릴 만큼 고래바위, 마당바위, 부처바위 등 기암괴석이 즐비하고 능선에서 내려다보는 서해 전경은 그야말로 그림 같다. 호룡곡산 정상을 거쳐 구름다리를 지나 국사봉으로 향하는 길은 울창한 원시림과 소나무 군락지, 희귀 식물들과 만나는 여정이다.


무의도는 해수욕, 조개 잡기, 해상 탐방, 등산, 암벽 등반, 백패킹, 자전거 라이딩, 짚라인, 드라이브 등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섬이다. 어떤 것을 즐길지 즐거운 고민을 하면서 이번 주말, 훌쩍 떠나보자.




하나 더!


무의도의 광명항 인도교 너머 소무의도가 보인다. 사람과 자전거만 갈 수 있는 인도교에서 바다 위를 걷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소무의도 인도교부터 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 무의바다누리길은 8개 구간, 총 2.48km. 서해의 수려한 풍경을 감상하며 타박타박 걸어 ‘명사의해변길’까지 가는 1시간 30분은 힐링 그 자체다.



원고출처 : 굿모닝인천 모바일북 : http://www.mgoodmorningincheon.co.kr/

글  김윤경 굿모닝인천 편집위원│사진 최준근 자유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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