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중계-인간문화재 기능장, 그 맥이 끊어져 간다

 동영상 르포-호국의 현장, 강화도 진. 보. 돈대<1.2>

바닷길로 운송하는 도자기

우리 나라 바다에서는 수많은 옛 도자기가 발견되고 있다. 그 중 대부분은 고려시대 도자기이다. 고려시대 도자기 생산은 중요한 국가산업으로 초기부터 특수 마을을 지정하여 관에서 주도적으로 관리하였으며, 이들 지역은 송화·강화·부안·강진·해남 등으로서 해로를 통해 운반이 유리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고려시대 도자기기술은 9~10세기경 중국에서 전래되어, 11~12세기에는 비색(翡色) 청자를 생산하는 전성기를 이루었으며, 12~13세기에는 독창적인 상감청자를 탄생시켰다. 고려 후기인 14세기에는 청자가 쇠퇴하면서 조선시대 분청사기로 넘어가는 전 단계의 청자들이 만들어졌다. 지금까지 우리 나라 해역에서 발견된 도자기는 6만 2천여 점이 넘는다. 이들은 미술사뿐만 아니라 도자기 운송 해로와 포장방법, 생활사 연구 등 고려시대 생활사 복원에 중요한 자료이다.   청자에 담긴 고려의 문화 도자기의 역사는 신석기 시대부터 시작됩니다. 토기(土器)와 도기(陶器)가 만들어지고 보다 발전된 기술이 가미되어 자기(磁器)가 된 것입니다. 자기에 유약을 바르고 높은 온도에서 구우면 청자(1200℃)나 조선백자(1300℃), 분청사기와 같은 아름다운 도자기가 완성됩니다. 고려청자는 신비롭고 은은한 푸른색을 띠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 문화유산 중 하나입니다. 옥(玉)의 하나인 비취와 색이 비슷하다 하여 고려청자의 빛을 ‘비취색’이라고 합니다. 고려청자는 10세기경에 시작되어 11세기에 눈에 띄게 발전하였습니다. 12세기에는 중국의 영향에서 점차 벗어나 고려만의 특유한 세련되고 아름다운 선과 모양을 갖추고, 동시에 다양한 무늬 기법으로 장식합니다. 또한 비색 청자가 완성되고 상감청자가 새롭게 개발되는 등 도자기 산업은 더욱 발전하였습니다. 13세기에는 중국 원나라와의 오랜 전쟁을 겪으면서 도자기 문화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14세기 후반에는 해안지역에 왜구 침략이 빈번함에 따라 강진과 부안의 장인들은 내륙으로 이주하였으며, 청자는 점차 쇠퇴하였습니다. 이후 고려 말기의 상감청자는 조선시대 분청사기로 이어지게 됩니다. 청자는 대부분 귀족들이 사용하였으며 일반인들은 거친 막청자를 사용하였습니다. 고려청자는 통일신라 말과 고려 초에 새로운 귀족층이된 호족들, 그리고 불교와 차문화 등의 영향으로 급속히 유행하였습니다. 찻잔, 잔받침, 차단지, 술주전자, 꽃병, 향로, 연적, 벼루, 베개, 의자, 기와, 장식품 등 다양한 생활도구들이 청자로 만들었습니다. 고려청자는 무늬와 형태에 다양한 의미가 깃들어 있습니다. 한국 전통의 토속신앙에서부터 불교, 노장사상, 도교, 풍수도참사상 등이 담겨 있습니다. 그 예로 청자에 자주 등장하는 용, 봉황, 사자, 연꽃 무늬는 왕실과 불교의 영향이며, 모란꽃은 부귀를 상징합니다. 복숭아와 석류는 도교의 영향입니다. 대나무와 학, 매화, 국화는 귀족과 선비문화가 담겨 있습니다.   고려청자의 생산과 포장, 운송 우리나라 여러 해안에서 신고되어 학술 발굴조사로 건져 올린 문화재는 거의 대부분 고려청자입니다. 이것은 해상교류가 활발했던 국제적인 나라이자, 조운로와 같은 해상운송로가 발달했던 ‘고려’의 특징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도자기의 성분은 오랜 기간 바다 속에서도 부식되지 않기 때문에 잘 남아았습니다. 고려시대 자기는 특수 지역을 지정하여 관에서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대표적인 산업이었습니다. 청자는 흙과 유약의 성분에 따라, 가마에 불 때는 조건에 따라 색이 달라집니다. 도자기 생산지는 우수한 기술이 바탕으로 조성되었으며 무엇보다도 운송이 편리한 해안지역에 위치하였습니다. 강진, 부안, 해남 등 고려시대 주요 가마에서 생산된 자기는 바닷길을 통해 지방과 개경 등 여러 지역으로 운송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해역에서 발견된 고려청자는 6만 9천 여 점이나 됩니다. 이들 청자는 대부분 운송 중 선박과 함께 침몰하였습니다. 청자운반선은 전남 완도, 군산 십이동파도, 충남 태안 대섬 등 3곳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침몰선에는 고려시대의 도자기 포장과 적재상태가 매우 잘 남아 있었습니다. 십이동파도 청자운반선의 경우, 종류별로 긴 나무 막대를 이용하여 묶은 후, 묶음 사이사이에 짚이나 갈대를 끼워 깨지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태안 대섬 청자운반선에는 약 4층 정도로 자기를 포개어 실었습니다. 십이동파도 청자운반선과 마찬가지로 종류별로 길게 포개었으며, 이것을 다시 가로와 세로로 겹쳐 실었습니다. 그 사이에는 깨지지 않도록 짚과 나무쐐기를 넣어 끈으로 묶어 포장하였습니다. 특히 태안에서는 탐진(耽津)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목간이 발견됨에 따라 고려시대 대표적인 도자기 생산지인 강진에서 제작되었음이 밝혀졌습니다.   ▲ 군산 십이동파도 해저 유적 ▲ 군산 십이동파도 해저 유적 ▲ 태안 대섬 해저 유적 ▲ 태안 대섬 해저 유적 ▲ 도자기 포장상태 재현(군산 십이동파도 해저) ▲ 도자기 포장상태 재현(군산 십이동파도 해저)   완도 해저의 고려청자 ▲ 청자 병(완도 해저, 11 ~ 12세기) 완도 해저의 청자운반선에는 30,645점의 고려청자가 실려 있었습니다. 출토품은 대부분 고려 전기의 생활도자기로서 전남 해남군 산이면 진산리 청자 가마터(海南 珍山里 窯址 ; 사적 제301호)에서 생산된 것과 동일합니다. 그릇의 종류는 녹청색과 녹갈색을 띠는 대접과 접시, 완, 잔이 있으며, 광구병(廣口甁), 매병(梅甁), 장고(杖鼓) 등도 100여 점 발견되었습니다. 특히 매병과 장고에는 모란꽃과 국화, 넝쿨(唐草)무늬가 철화(鐵花)로 그려져 있습니다. ▲ 청자 대접(완도 해저, 11 ~ 12세기) ▲ 청자 철화 모란꽃·넝쿨무늬 장고 (완도 해저, 11 ~ 12세기)   군산 십이동파도 해저의 고려청자 ▲ 십이동파도 해저 출토품 십이동파도의 청자운반선에는 8,737점의 고려청자가 실려 있었습니다. 대부분 무늬가 없으며 색깔은 녹갈색과 담녹색을 띱니다. 그릇의 종류는 대접과 접시, 꽃모양 접시가 가장 많으며, 찻잔과 기름병(油甁)·광구병(廣口甁)·대접뚜껑·받침대 모양 청자 등도 있습니다. 출토품들은 11~12세기 경에 전남 해남군 화원면 신덕리 가마터(全南 海南郡 花源面 新德里 窯址)에서 생산된 것과 비슷합니다. ▲ 청자 접시 (군산 십이동파도 해저, 11 ~ 12세기) ▲ 청자 대접 (군산 십이동파도 해저, 11 ~ 12세기) ▲ 청자 기름병 (군산 십이동파도 해저, 11~12세기) ▲ 청자 단지 (군산 십이동파도 해저, 11 ~ 12세기) ▲ 청자병 (군산 십이동파도 해저, 11~12세기) ▲ 청자 꽃모양 접시 (군산 십이동파도 해저, 11 ~ 12세기)     태안 대섬 해저의 고려청자 태안 대섬의 고려청자운반선에는 강진에서 제작된 고려청자 약 3만 여점이 실려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파손이 적고 상태가 좋은 도자기는 2만3천 여 점입니다. 태안선에는 도자기 외에도 배의 부속도구인 닻돌(碇石) 2점과 닻줄 물레(호롱), 그리고 철제솥, 청동 그릇, 인골 등도 발견되었습니다. 도자기 꾸러미 사이에는 탐진(강진)과 개경 등이 기록된 목간도 발견되었습니다. 도자기는 12세기의 특징이 잘 표현되어 있으며, 개경의 귀족이나 관청 등 지배층과 사찰에서 사용하는 고급품으로 추정됩니다. 대부분 대접과 접시·완 등이며, 사자장식 향로, 두꺼비모양 벼루, 참외모양 주전자와 항아리, 발, 잔, 합 등의 특수한 청자류도 있습니다. 특히 백자합 1점이 발견되어 눈길을 끕니다. 대접과 접시에는 파도·물고기·앵무새·연꽃·모란·국화·넝쿨 등 다양한 무늬가 장식되었습니다. 또한 벼루에는 반점과 같은 희고 검은 무늬(鐵花·堆花)가 있으며, 잔과 잔뚜껑 일부에도 검은 풀잎(鐵花)이 간결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 청자 사자모양 향로(태안 대점 해저, 12세기) ▲ 청자 두꺼비모양 벼루(태안 대점 해저, 12세기) ▲ 청자 발우(태안 대점 해저, 12세기) ▲ 청자 연꽃잎무늬 대접 (태안 대점 해저, 12세기) ▲ 청자 파도·물고기 무늬 완 (태안 대점 해저, 12세기) ▲ 청자 잔 (태안 대점 해저, 12세기) ▲ 청자 철화무늬 (태안 대점 해저, 12세기) ▲ 비안도 해저 출토품   군산 비안도 해저의 고려청자 비안도 해저에서는 고려청자 3,178점이 발굴되었으며, 안타깝게도 침몰선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 청자 연꽃잎무늬 잔(군산 비안도 해저, 12세기 후반) 이곳은 새만금 간척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과 가까운 해역으로서, 방조제 축조 때문에 생긴 빠른 조류가 바닷속 갯벌을 쓸어감에 따라 800여 년간 잠들었던 도자기들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그릇의 종류는 대부분 대접과 접시이며, 완과 통형잔(筒形盞), 상감무늬 합(盒) 등입니다. 대접과 접시에는 연꽃, 모란꽃, 앵무새 무늬 등이 그려져 있습니다. 특히 합 8점에는 음각 또는 흑백 상감의 국화와 모란꽃 무늬가 장식되었습니다. 이 청자들은 전북 부안군 유천리 가마터(全北 扶安郡 柳川里 窯址 ; 사적 제70호)에서 출토된 도자기와 가장 유사합니다. 고려시대의 부안은 고급 도자기를 많이 생산하여 강진 청자와 함께 명성이 높았던 곳입니다. ▲ 청자 상감 국화무늬 합 (군산 비안도 해저, 12세기 후반) ▲ 청자 모란무늬 합 (군산 비안도 해저, 12세기 후반) ▲ 청자 앵무새무늬 대접 (군산 비안도 해저, 12세기 후반) ▲ 청자 발 (군산 비안도 해저, 12세기 후반)     보령 원산도 해저의 고려청자 보령 원산도 고려청자 유적은 원산도 사창(社倉) 마을 앞 해안의 갯벌지역으로, 약 1,000여 점의 청자 파편들이 발견되었습니다. 비록 모두 파편이지만, 고려청자 전성기를 대표하는 뛰어난 품질의 비색청자입니다. 그릇의 종류는 대접과 접시, 잔은 물론 특수한 용기인 향로와 매병, 의자, 베개 등 매우 다양합니다. 무엇보다도 그릇의 정교한 장식과 무늬, 유약, 제작기법이 국보나 보물급 청자들과 비슷하여 학술적 가치가 높습니다. 원산도 청자들과 비슷한 유물로는 1237년 축조된 강화 길정리의 희종 석릉(江華 吉亭里 熙宗 碩陵 ; 사적 제369호), 1239년 축조된 강종비 원덕태후 곤릉(康宗妃 元德太后 坤陵 ; 사적 제371호), 1245년 창건된 강화 선원사(江華 禪源寺址 ; 사적 제259호) 등의 출토품이 있습니다. ▲ 청자 방형 향로(원산도 해저, 13세기) ▲ 청자 방형 향로 복원 후 모습 ▲ 청자 향로(원산도 해저, 13세기) ▲ 청자 사자모양 향로 복원 후 모습 (국보 제 60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 청자 오리모양 향로(원산도 해저, 13세기) ▲ 청자 오리모양 연적 복원 후 모습 (국보 제 74호 간송미술관 소장) ▲ 청자 동자상(원산도 해저, 13세기) ▲ 청자 동자상 복원 후 모습 ▲ 청자 의자(원산도 해저, 13세기) ▲ 청자 국화·연꽃·넝쿨무늬투각의자 복원후 모습 (보물 제416호, 이화여대 박물관 소장)     태안반도 해저의 간지명 고려청자 태안반도 주변 바다는 예로부터 연안항해를 할 때 반드시 지나가는 항로에 위치하며, 항해 중 난파로 해저에 가라앉은 문화재들은 1976년 이후 신고되고 있습니다. 수중 발굴은 1981년부터 1987년까지 이뤄졌습니다. 이때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수 십 점이 발굴되었습니다. 그 중 고려청자는 40점으로, 제작 시기가 빠른 해무리굽 청자완 1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려 후기에 제작된 것입니다. 대표적인 유물은 청자투각받침대 1점과 『己巳』라는 글자가 새겨진 간지명(干支銘) 상감청자들입니다. 己巳年(기사년)은 1329년으로, 출토된 청자의 제작시기를 추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입니다. ▲ 태안반도 해저 출토품   무안 도리포 해저의 상감청자 무안 도리포의 해저 유적에서는 고려청자 638점이 발견되었습니다. 모두 고려청자가 쇠퇴하는 14세기의 상감청자입니다. 그릇의 종류는 대접과 접시가 대부분이고, 잔·잔 받침·발 등도 있습니다. 그릇의 안과 밖에는 구름과 봉황, 국화, 모란, 연꽃, 버드나무 무늬 등이 상감기법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굽의 받침에는 모래나 흑색 태토빚음을 사용하였는데, 흑색 태토빚음 받침은 고려시대 강진의 가마에서 사용한 대표적인 기법입니다. 이런 특징으로 볼 때 무안 도리포의 상감청자는 전남 강진군 대구면 사당리 10호 가마터(全南 康津郡 大口面 沙堂里 窯址)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 도리포 해저 출토품 출처: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