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20일 만에 폐쇄
3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 위치한 '단종충신역사관'이 문을 연 지 20일 만에 잠정 폐쇄됐다. 당초 '사육신(死六臣)역사관'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하려다 전시 범위를 확대, 단종을 위해 절개를 지킨 32명의 충신을 다루면서 이름을 바꾼 것이 문제가 됐다. 사육신(성삼문·하위지·이개·박팽년·유성원·유응부) 외에 '일곱 번째 사육신'으로 불리는 김문기 당시 공조판서를 포함시켰기 때문이다.지난달 14일 개관 이전부터 사육신의 후손들이 반발하고, 김문기 후손들이 맞서면서 시끄러웠다. 사육신수호회는 지난 1일 동작구청을 찾아가 "역사관 명칭을 사육신역사관으로 되돌리고, 기존 사육신 여섯 분만 모시라"며 농성을 벌였다. 이틀 뒤인 3일에는 김문기 후손들이 구청을 찾아 "사육신만 모셔야 하고, 사육신에는 김문기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 ▲ 셔터까지 내려진 채 굳게 문이 잠겨 있는 서울 노량진동 ‘단종충신역사관’. /김나진 인턴기자(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
사육신 논란은 1456년 단종 복위 모의에 가담했다가 발각돼 죽음을 맞은 6명의 충신(忠臣)이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김문기의 후손인 김녕 김씨들이 1970년대 "정사(正史)인 조선왕조실록에는 유응부 대신 김문기가 단종 복위운동을 벌인 것으로 나온다"고 주장한 것이다. 1977년 국사편찬위원회가 "조선왕조실록을 살펴본 결과 김문기 등 6명이 세조 시절 가려진 육신(六臣)이라고 판정된다"며 "김문기를 현창(顯彰)한다"고 발표했다. 1978년 사육신 묘역에 김문기 가묘(假墓)가 추가되기도 했다. 현재 노량진 사육신묘에는 7개의 묘가 있다.
이에 대해 사육신수호회가 "500년 동안 사육신은 유응부였지 김문기가 아니었다"고 반발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육신수호회 관계자는 "1977년 당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조상인 김문기를 사육신에 억지로 넣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사편찬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국사편찬위원회가 인정하는 사육신에 김문기 선생은 제외된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육신 문제는 오랫동안 지속된 다툼"이라며 "단칼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구청 측은 "후손들이 서로 합의할 때까지 역사관은 무기한 문을 닫을 도리밖에
출처:조선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