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제 목 |
 |
다시 고조되는 문화재 불법 반출입 문제 <린델 프롯_호주 퀸즐랜드대학 명예교수 > |
|
| 글쓴이 |
|
tntv |
등록일 |
|
[2011.07.19] |
|
|
 제목 : |
|
| 이름 : |
| 린델 프롯 |
Read: 2 Date: 2011.07.19 | |
|
|
|
문화재 환수를 위한 국제 협력의 발전
린델 프롯_호주 퀸즐랜드대학 명예교수
다시 고조되는 문화재 불법 반출입 문제
문화재 반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탈식민지 시대에 높아졌다. 하지만, 문화재 약탈에 혈안이었던 벨기에, 프랑스, 독일, 일본, 네덜란드, 영국 등의 식민열강들은 분할되는 국가 사이에서 벌어지는 자산 분할에 적용되는 국가 계승 원칙을 문화재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강력한 주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반출 문화재 문제와 구 식민지 독립 문제를 별개 사안으로 치부해 버렸다. 중국과 같이 프랑스, 영국, 미국의 박물관 또는 개인 수집가들에 의해 무차별적으로 문화재를 빼앗긴 나라들은 분노를 공유했다.
이 문제는 1960년대 유엔 총회에서 제기되었고, 문화 분야를 전문으로 다루는 유엔 전문기구인 유네스코로 넘겨졌다. 그 결과 1964년 문화재 불법 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 금지와 예방 수단에 관한 권고(Recommendation on the Means of Prohibiting and Preventing the Illicit Export, Import and Transfer of Ownership of Cultural Property)와 1970년 문화재 불법 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 금지와 예방 수단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the Means of Prohibiting and Preventing the Illicit Import, Export and Transfer of Ownership of Cultural Property)이 채택되었다. 협약의 채택 과정은 아주 험난했고 결국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는 문안으로 타협하게 되었다. 협약은 또한 불법 반출입과 연관된 아주 어려운 문제들은 외면했다. 이를 테면, 원소유자의 권리 주장에 대한 선의(good faith)의 획득자의 보호, 시효 및 보상 문제 등이 그것이다. 현 소유국들이 주장하는 핵심은 이 협약이 1970년 이전에 반출된 문화재에는 적용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으로, 이는 2세기 전에 문화재를 수집한 프랑스와 영국 같은 나라에 유리한 것이었다.
유네스코 협약은 1995년 불법 반출문화재 반환에 관한 유니드로아협약 (UNIDROIT Convention on Stolen or Illegally Exported Cultural Objects) 으로 보완되었는데, 유니드로아 협약은 "선의"의 획득자, 보상 및 시효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유니드로아협약 또한 험난한 대립을 거친 타협의 산물이었으나 아랍 지역 국가들을 제외하고 협상에 참여한 모든 나라들이 서명했다. 현재 31개국이 가입했고 프랑스, 네덜란드와 스위스는 서명은 했으나, 가장 많은 문화재를 수집한 나라 중 비준한 나라는 아직까지 없다. 1970년 협약의 경우, 고작 지난 10년 동안에 모든 주요 문화재 거래국들이 비준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들 국가들이 유니드로아협약 또한 채택하도록 하는 노력도 우리가 기울여야 할 주요 과제라 할 것이다.
1970년과 1990년 사이의 많은 반환 청구들은 절도죄 관련 국내법이나 1970년 협약에 근거해 외교적 경로를 통하거나 직접 박물관으로 제기되었다. 그러나 이런 청구들은 문화재 보유 국가들로부터 일관된 반론에 부딪쳤는데, 그것은 바로 시효가 지났다거나 1970년 협약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로부터 미술품을 약탈당한 사람들의 자손들이 제기한 청구들이 새로운 주요 변수가 나타났는데, 이는 반출 또는 거래가 공개적인 약탈의 형태이건, 적법한 거래이건, 심지어는 자발적으로 이루어졌건 간에 어떠한 반출이나 거래도 무효임을 천명한 1943년 연합국선언 (Allied Declaration of 1943) 당사국들에게는 도덕적 이슈가 되었다.
이 선언을 위반했다는 사실에 촉각을 곤두세운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 미국 등은 자국 국내법의 시효에 대해 예외 조항을 둘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하고 자국 박물관이 소장한 유물들의 출처를 조사할 위원회를 설치했다. 이런 조치들은 다른 나라들에게 반환 청구의 도덕적 기반을 확신토록 했고 시효 문제를 극복할 필요성을 제기함으로써 결국 새로운 논쟁과 토론을 불러일으켰다.
그 결과 1978년에 설립된 유네스코 불법문화재반환촉진 정부간위원회(UNESCO Intergovernmental Committee for Promoting the Return of Cultural Property to Its Countries of Origin or Its Restitution in Case of Illicit Appropriation)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훨씬 더 고조되었다. 1970년 이전에 반출된 사례를 다루기 위해 만들어진 이 위원회의 정관은 아주 제한적이어서 중재기구로서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지 못해왔다. 2005년 정관 개정으로 위원회는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좀더 분명하게 하게 되었다. 1999년에 불법문화재반환촉진 정부간위원회 기금이 만들어졌고, 이어 2008년에는 아테네에서 위원회 창설 30주년 기념 총회(2008.3.17-18)를, 서울에서 특별회의(2008.11.25-28)를 개최하여 관심을 고조시켰다. 그리스, 대한민국, 미국, 스위스, 프랑스 등의 많은 나라들은 2009년 위원회에 제출된 유네스코의 출판물인 문화재 반환에 관한 문서와 저작물 모음집에 지지를 보냈다.
아주 최근에 유네스코는 40년이 지난 1970 협약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회원국 대표단의 요청에 따라, 파리의 본부에서 회의를 개최했다 (2011.3.15-16). 이 회의에서 많은 아이디어가 도출되었고 협약 이행을 위한 많은 권고들 외에도 협약의 성공과 실패 사례들이 회의 보고서에 포함되었다.
논쟁이 확산되면서 유네스코 협력 기관들에서도 이와 관련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소장품에 대한 반환 청구를 분명 달가워하지 않는 세계의 유수 박물관들이 2002년에 세계 박물관의 중요성과 가치 선언 (Declaration on the Importance and Value of Universal Museums) 을 발표했고, 이 선언은 문제의 해결은 차치하고 오히려 더 많은 논쟁을 야기하게 되었다.
이집트의 독자적인 주도로 2010년 3월 카이로에서 열린 회의에는 16개국이 참가했는데, 오스트리아와 스페인을 제외하고는 참가국 모두가 문화재 반환을 요구하는 나라들이었다.
전략의 필요성
문화재의 반환에 대한 토론이 최근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는 사실은 이 문제가 그냥 사라질 사안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문화재 보유국 박물관들은 여전히 분명한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긴 하지만, 문화재 문제를 새롭게 해결하고자 하는 입장의 사람들에게는 지금이 분명 중요한 시기이다. 지난 몇 년 동안 1970년대 또는 1980년대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문화재 반환사례가 수없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저돌적인 접근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성공 사례는 종종 매우 신중한 연구 작업과, 준비, 엄청난 인내, 상대국의 태도에 대한 존중과 반환의 도덕성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주장 등을 잘 결합시킨 때 얻을 수 있었다.
1989년 패트릭 오키프(Patrick O'Keefe)와 나는 해외에 있는 문화 유산 검색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하는 국가들이 따라야 하는 지침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지침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용하리라 생각한다. 그 당시 지침에 포함된 과제들 중 일부는 이미 이행이 되었거나 심지어 완료된 것들도 있지만, 총체적인 지침 목록을 만드는 것이 유용할 것이다.
1. 국내 문화재 목록의 작성 또는 완성
이는 (연관성 있는) 소장물들 중 빠져있는 문화재들이 어떤 것들인지를 보여주고 따라서 다른 나라에 있는 문화재의 반환을 요구할 때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또한 가장 대표적인 유물의 범주가 무엇인지 알 수 있고 다른 나라 박물관과 교류하기 위해 어떤 유물을 복제할 지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심지어 광범위한 목록 작업이 이미 완료되었더라도, 더 많은 유물이 고고학적 발굴을 또는 다른 수단을 통해 발굴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목록의 완전성을 점검할 필요는 충분히 있다.
2. 해외 문화재 목록 작성
이는 자국의 문화전문가들이 외국박물관에 소장된 문화재를 연구할 때 필요하다. 이 목록을 만든다고 해외에 있는 문화재 일체반환을 당장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요구는 거의 확실히 역효과를 일으킬 것이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문화재가 다른 나라에 소장되어 있고 그것들이 어디에 있는지 정부 당국이 더 잘 알 수 있게 해준다. 또한 그것들이 원소유국에 있는 문화재의 모사품인지, 독창적인 것인지, 또는 국내 (연관성 있는) 소장 유물들 중 빠진 부문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인지 등을 알 수 있게 해준다.
3. 요청 품목의 우선순위 및 대상 선정
4. 요청 품목의 철저한 연구
어떻게 자국에서 반출되었는가? 원소유국에서의 법적 지위는 무엇인가? 현 보유국에서의 법적 지위는 무엇인가? 환수가 왜 중요한가? 예를 들면 어떤 독특한 양식을 지닌 것인지, 아니면 특정 역사적 시기에 속하는 것인지 또는 자국의 다른 문화재들이 갖지 못한 대표성을 지닌 것인지 등을 알 수 있다. 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논쟁은 더 건설적으로 진행될 것이고 문화재 보유국을 설득하는데 더 용이할 것이다.
5. 반환 문제에 대한 문화재 소장 기관의 태도 조사
문화재 소장기관의 반환문제에 대한 태도들은 분명히 법률이나 그 해석, 또는 박물관 윤리강령에 근거해서 정립되어있을 것이다. 어떤 나라에서 개인 수집가가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경우, 그 나라의 사유 재산 보호에 대한 태도가 아주 엄격할 수 있다. 반환 소송 제기의 가능성이라기 보다는 반환 청구에 대한 그 나라의 반응을 측정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서 그 나라의 법원이 반환 요청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취하는 지도 검토해야 한다.
6. 반환 요청 대상국 선정
초기에는 반환 성공 가능성이 높은 나라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 후 다른 나라에게 반환 요청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선례가 되기 때문이다.
7. 최선의 방식 선택
반환 요청 문화재가 대상국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경우, 요청국 박물관이 먼저 대화에 나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요즘 박물관 큐레이터들은 이런 대화 제의에 기꺼이 응하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렇게 하는 것이 박물관 지침이나 윤리강령에 부합되는 것이며, 여론이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정부의 개입을 방지할 수 있기도 하며, 나아가 공동 연구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소장 기관 또는 심지어 국가가 자신(자국)을 유물의 법적 소유자로 여기고 임했던 최근의 협상에서 1970년 협약 이전에 반출된 유물마저 반환된 사례도 생겨났는데 이는 고무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1929년부터 스톡홀름민족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던 캐나다 하이슬라족(Haisla)의 장승(totem pole)이 2006년 이들에게 반환되었다. 또 다른 사례는 라이덴의 네덜란드 국립박물관에 있던 마오리족 문신 머리가 뉴질랜드 부족에게 반환된 것으로, 네덜란드 법에 따르면 그것은 150년 동안 네덜란드에 있었기 때문에 국가 소유였다.
8. 반환 요청에 응하는 박물관이나 소장 기관과의 장기 협력 사업 고려
예를 들어 스톡홀름 박물관은 하이슬라족으로부터 손으로 직접 만든 장승을 받아 박물관 이용객들에게 전시함으로써 하이슬라족의 장승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 주었고 더불어 이 부족은 부족 젊은이들에게 장승 제작의 특별한 기술과 도안을 전수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이 수공업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었다. 라이덴의 박물관은 ‘와카’(waka)로 불리는 마오리족 카누를 선물 받았는데, 이것은 네덜란드에 기증할 목적으로 특별히 제작된 것으로, 이것을 사용하는 마오리족 의식도 함께 전수되었다. 와카 기증은 단순한 문화재 이전 차원이 아니라 관련 두 기관간의 지속적인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의도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9. 토론에 기반한 논쟁
여기에 대해서는 언급할 것들이 많이 있음으로 별도로 논할 예정이다.
반환 유도 방법
원소유국의 반환 요구가 아무리 감정적이라 하더라도, 이 국가들이 잘 짜여진 이론과 논리적인 주장을 편다면 소장 국가들이 이를 거부하는 것은 더 어려워진다. 따라서 반환 주장은 아주 세심하게 잘 짜야 하다. 문화, 윤리, 법률, 경제, 정치 등의 폭넓은 범주에서 이를 고려해야 한다.
(i) 문화적 주장: 가장 중요한 영역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다음이 포함된다.
• 이산 문화재의 재결합
• 정신적 또는 기타 다른 중요한 문화적 연관성을 지닌 개인 또는 집단에 의한 인간 유물 반환 청구
• 그 문화에 속한 젊은이들의 교육 또는 수공업 훈련을 위한 유물의 필요성과 활용
• 유물의 반출 또는 지속적인 보유로 인한 심각한 문화적 손상(예를 들어, 전통 의식에서 사용하지 못하거나 신선모독 등이 발생하는 등)을 입는 집단으로의 문화재 반환
• 국가 차원에서의 (연관성 있는) 문화재들간의 간격 메우기
• 관련 문화의 연구와 전시를 위한 보유국과 반환 요청국 기관 사이의 협력 강화. 이탈리아의 고대 유물 조사 동안 빚어진 불화가 게티 박물관과 시칠리 박물관 사이의 협력과 상호 호혜의 새로운 시대를 잉태했다. 이들은 유물 보존, 지진으로부터의 소장품 보호, 전시, 학술 연구 및 학술 회의 등과 같은 협력 사업들을 계획하고 있다.
(ii) 윤리적 주장: 점점 더 중요해지는 측면이다. 사례를 들면 다음과 같다.
• 파괴의 수반. 상당량의 문화재가 손상되었을 때 유물을 가져간 경우 이에 대한 윤리적 주장은 거셀 것이다. 1930년대 러시아 정부는 몽골 사원과 그 소유물들을 대대적으로 파괴하고 러시아로 문화재를 가져갔고, 부처 조각상의 머리를 절단해서 거기에 박혀있던 귀금속을 훔쳐갔다. 이러한 의도적인 문화재 파괴 행위는 윤리적 기준을 강제할 근거가 된다.
• 식민 착취. 지난 60년간 국제 사회에 불어 닥친 관점의 변화로 인해 이 또한 지지를 받을 것이다. 2005년 이탈리아가 에티오피아에 악숨 오벨리스크를 반환한 것은 좋은 예이다.
• 문화재 탈취가 응징 보복(punitive raid)의 결과로 이루어진 경우 윤리적 차원의 주장을 훨씬 더 강하게 제기할 수 있다. 1897년 베냉과 에티오피아에 대한 영국의 공격, 중국의 의화단 운동 이후 원명원에 대한 1860년 프랑스 및 영국군과 1900년 유럽 8개국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영국, 일본, 미국)의 약탈, 1866년 프랑스의 한국 약탈 등은 결국 공격을 감행한 국가의 문화재가 약탈된 사례들이다.
•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획득한 유산의 경우 반환 요청을 받게 되면 이를 보유하기 위한 방어가 어려워진다. 1996년 하남성의 한 행렬 도로(procession road)에서 도둑맞은 송나라 시대 두상은 1998년 미국 세관에 의해 중국으로 반환되었다. 그것은 출처를 분명히 설명할 수 없었던 한 딜러가 양도한 것이었다.
• 비(非) 전시, 비(非) 연구: 문화재를 교육이나 연구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경우 그 유물을 보유할 명분은 비판의 여지가 있다. 프랑스 국립박물관의 외규장각 소장품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 관심 부족: 관심 부족과 보존 및 관리 허술로 인한 문화재가 손상을 입을 경우 이 또한 보유 명분에 비판의 여지가 있다. 1937-1938년 영국대영박물관의 파르테논 신전 대리석에서 페이트 조각이 떨어져 나온 것은 종종 이런 사례로 인용된다.
윤리적 주장은 다른 모든 반대에도 불구하고 홀로코스트의 생존자들의 주장에 있어서는 성공을 거두었다. 이러한 주장을 둘러싼 대중토론의 확산은 다른 종류의 주장으로 관심을 이끌었고 그 결과로 생겨난 악화된 여론 때문에 이전에는 비타협적이었던 기관들이 최근 들어 반환하는 사례가 생겨났다. 런던의 인류박물관(Museum of Mankind) 과 예일대의 피바디 박물관이 이 경우이다. “마추피추 유물을 페루에 돌려주겠다는 예일대의 의지는 윤리에 호소한 반환 운동이 미반환 문화재를 돌려받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iii) 법적 주장: 유물의 법적 지위를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법적 논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 많은 경우 법적 지위를 확립하는 것이 어려운데, 이는 오래된 사건의 경우, 문서들이 소실되거나 불분명하기도 하고, 또는 유물의 원상태 보존 여부를 더 이상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현 보유국의 법률에 따라 소유권이 부여되는 경우가 있는 반면, 반환 요청국의 법률로 소유권이 보장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들 서로 충돌하는 주장들을 해결할 수 있는 국제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 소유권 관련 법률이 확실한 경우조차도 유물 보유가 윤리적 측면에서 계속 비판받게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식민지 국가는 국제법이 다른 민족이 점령한 영토를 식민지화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했다고 주장하지만, 그러한 지배는 더 이상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고 따라서 만약 소유권이 그러한 근거에서 주장된다면 도전 받기 쉬울 것이다. 세력 균형이 대등하지 않은 곳에서 일어난 갈등이나 응징보복, “선물”(gift)로 인해 반출된 문화재의 경우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다.
(iv) 경제적 주장: 설득력이 떨어지는 측면이다.
"세계적 박물관들"(universal museums)이 감동적인 소장품들로부터 얻는 경제적 이득을 잘 알려져 있지만, 그것들을 원 소유국으로 되돌려준다고 해서 경제적 혜택도 함께 넘어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런 관점을 고려해 보자. “아이도네의 고고학 박물관에 그 조각상이 전시되면 연간 1만 명 정도가 관람을 한다. 이에 비해, 게티 박물관에는 연간 40만 명 이상이 감상하러 온다.” 원소유국이 경제적인 이유로 반환을 요구하는 경우 경제적 욕심 때문에 유물을 적절히 보존하거나 관리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고 결국 관광객 증가 때문에 세계유산들이 손상을 입은 사례에서 본 바와 같이 이들 유물들도 손상을 받을 지 모른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킨다.
(v) 정치적 협상
일부 국가는 문화적 "보상"(quid pro quo)을 요구하기도 했다. 터키는 베를린에 있던 자국의 히타이트 설형문자 명판(독일이 해독했다)이 앙카라로 반환되기 전에는 구 동독과 문화 협정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그 명판은 1987년 터키로 돌아왔으나 그 직후 구 동독은 서독에 통합되어 협정은 결국 체결되지 못했다. 반환 요청 유물이 있는 나라의 고고학자들에게는 발굴 허가권이 줄어들거나 취소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요청국 내에서 여러 번 제기되었다; 터키의 문화장관은 최근 히타이트 스핑크스 반환 요청과 관련하여 독일 고고학자들에 대해 그렇게 제기한 바 있다. 자히 하와서(Zahi Hawass) 당시 이집트 문화재청 사무총장은 2007년 자신이 네페르티티 흉상 반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을 무렵 독일 고고학자들의 입국을 금지시킬 수 있다는 발언을 했고 2010년에는 카이로 근처 사카라에서의 루브르 박물관의 장기 발굴을 중지시키면서 룩소르 근처 3200년 전 무덤에서 도난 당한 5점의 프레스코 벽화가 이집트로 반환되기 전에는 루브르 전시에 대한 협력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레스코 벽화는 결국 반환되었다. 중국, 인도, 이집트 같이 고고학적 유물들이 많은 나라들의 경우 자국의 대표적인 유물들을 대부분 잃어버린 나라나 다른 나라 고고학자들이 발굴에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나라들보다 협상하기가 더 용이하다.
물론, 우리는 지금 정치적 또는 비문화적 전략이 활용된 사례를 알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도난 차량의 반환 및 마약 밀매와의 전쟁과 관련해서 오랫동안 멕시코의 협조에 의지해왔다. 멕시코는 이 점을 지렛대로 활용해 멕시코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과 양자 협정을 맺었고 미국으로 하여금 1970년 유네스코 협약 가입을 위한 협상에 나서도록 만들었다. 나는 한 유럽 국가로부터 문화재 한 점을 반환 받기 위해 일국의 문화부가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다가 같은 나라 재정부로부터 중단을 요구 받은 경우를 알고 있다. 그런 상황은 외국의 원조를 받거나 다른 문제(국제기구의 주요 자리를 얻는 것 등)로 국제사회의 정치적 지지가 필요한 나라의 경우 그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아마도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문화적인 이슈이건 다른 이슈이건 간에 쓸 수 있는 카드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어려운 것은 한 나라의 “상징적인”(iconic) 유물이 소장 기관의 대표 유물이 되어버린 경우이다. 대영박물관 건립과 연관된 파르테논 대리석 조각이나 베를린 박물관의 네페르티티 흉상, 게티 박물관에 있다가 지금은 시칠리 박물관으로 반환된 아프로디테 조각상 등이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이런 경우는 아마도 10-15점 이내이긴 하지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하지만, 풀 수 없는 문제는 아니다. 게티의 아프로디테 (지금은 데메테르 아니면 페르세포네로 여겨진다) 조각상 반환을 주장하면서 마이클 브랜드 게티 박물관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부분적으로 지연된 측면이 있는데 이는 게티가 하나의 기관으로서 그 명성을 쌓아나가는 데 도움이 됐던 유물을 잃는 것에 대한 대비를 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세상의 끝이라고 여겼던 것이 이제는 단지 불가피하게 닥친 서글픈 현실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소장 기관/국가의 대항 논리와 대응: 명시되는 것과 명시되지 않는 것
소장 기관과 국가가 주장하는 보유 논리는 많이 있다. 반환 요청국들은 이런 점들을 미리 감안해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i) 부적절한 보관 시설, 관리, 보존
이런 우려들은 과거 종종 소장 국가 또는 기관에서 제기해 왔는데, 유물의 장기적인 보존이 어려움에 처해 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우려가 명시되든 그렇지 않든 간에 현명한 반환 요청자라면 유물 관리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을 밝혀야 할 것이다.
문화재는 보관, 전시, 운송 및 환경(유물에 손상을 주는 조명, 온도와 습도, 대기 오염) 등 조건이 열악할 경우 손상을 피할 수 없으며 이것은 장기적으로는 우발적인 손상이나 야만적인 유물 파괴 행위보다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문화재의 물리적 안전을 위해서는 적절한 환경 조건이 유지되어야 한다. 유물의 물리적 상태에 대한 일람표와 필요한 환경 조건과 관련한 권고에는 책임 있는 전문가가 포함되어야 한다.
(유네스코 1978 동산 문화 유산 보호 권고 제6조)
(ii) 좋은 거버넌스 (good governance) 의 약점: 부패, 불안정, 경제적 비효율성
이것은 외교적 이유 때문에 거의 명시되지 않는다. 그러나 문화재 환수 수단으로 (공격적이 아니라) 설득을 선택했다면 이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현명하다. 반환 요청국 또는 심지어 주변국의 정치가 불안정할 경우, 특히 문화 관련 기관들(도서관, 박물관 등)이 피해를 보거나 도난을 당하거나 할 경우 반환이 성사될 가능성은 낮다. 그런 문제들이 일어나지 않거나 알려지지 않은 시점을 현명하게 잘 선택해야 한다. 부패는 더 흉물스러운 문제이다. 부패지수(CPI: Corruption Perceptions Index) 또는 유엔개발계획(UNDP) 인간개발보고서 평가가 거의 바닥 가까이 있는 나라가 유물 환수 요청을 할 경우 부패 관료가 중간에 빼돌리거나 공개 전시를 못하거나 적절한 유지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다. 물론 이들 지수들이 산정되는 방식에 대한 비판이 있기 때문에 이들 지수는 각국 정부가 직접 인용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고려하는 큰 틀의 준비된 안내 지침이다. 극심한 빈곤으로 사람들은 종종 도난, 도굴, 불법 반출을 자행한다. 이런 문제들을 최소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은 유물 반환을 설득하는 하나의 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iii) 조건들
유물 소장 기관은 종종 반환 조건을 달고 싶어한다. 이에 대한 수 많은 증거들이 있다.
소유권
스위스 바비에르 뮐러 (Barbier-Mueller) 박물관 대표는 2010년 마콘데 가면(Makonde mask)를 탄자니아에 넘겨주는 것과 관련한 언론 보도자료에 이 반환을 “기부”(donation)라고 주장했다. 반환 협상은 "바비에르 뮐러 박물관은 탄자니아 반환 이후에도 가면의 소유권을 보유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2010년 결렬되었다.
선의에 대한 인정
2001년 중국과 일본 미호 박물관간 북위(北魏) 시대 조각상 반환 합의문에는 미호 박물관이 (1994년 도난 당한) 이 조각상을 공개 시장에서 선의에 입각해 구입했고 부적절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믿는다는 중국의 진술이 포함되었다.
소장 기관의 전시 또는 반환 지연
1972년 백만 장자 기업가 노턴 사이먼은 90만달러에 뉴욕의 한 딜러에게서 10세기 인도 남부의 청동 나타라자 (Nataraja, 춤의 신) 조각상을 구입했다. 인도는 이 조각상이 타밀 나두의 한 사원에서 도난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이먼은 인도에 조각상을 돌려주기로 약속했으나 실제로는 10년 동안 그의 박물관에서 전시한 후 반환하였다. 2002년 프랑스는 크게 논란이 됐던 녹(Nok) 유물 반환과 관련해 나이지리아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대신 프랑스 케 브랑리(Quai Branly) 박물관이 향후 새롭게 25년 동안 전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나이지리아의 합의를 얻어냈다.
소장 기간 동안의 유지 관리, 보관 및 보전 비용 보상
보도에 따르면, 2010년 마콘데 가면 반환 협상 중 스위스 박물관이 제시한 반환 조건 중 하나는 탄자니아가 유물 반환 이전 기간 동안의 보관 비용을 자신들에게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보안
바비에르 뮐러 박물관은 마콘데 가면이 안전한 전시 진열장에 놓여져야 한다는 보증을 받았다. 다르살람 주재 스위스 대사관의 대표들은 국립박물관을 방문해 그 가면이 협정문에 따라 전시되고 있는지를 확인했다. 하이슬라족에게 선물 차원에서 장승을 반환하기로 결정한 스위스 정부는 장승을 바깥에 세워 자연환경에 의해 점차 풍화되도록 하는 하이슬라족의 전통에 반해 그 보존을 주장했다. 이 조건은 결국 부족 공동체 내의 불화를 야기시켰다.
기밀성
반환국은 반환 관련 합의 사항들을 비밀로 할 것을 조건으로 요구할 수 있다. 이것은 자국내 정치적 반대 여론을 피하거나 혹은 선례를 남기지 않으려는 이유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협약문 문안을 보기가 어려운 경우가 때때로 있다. 2002년 프랑스-나이지리아 협약 전문은 공개되지 않았다.
모호함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관련 국가 또는 기관들이 각각 자신들 나름대로 해석할 수 있는 문안을 채택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영구 임대”(permanent loan)라는 표현의 사용이 그러한데, 이 말은 자기 모순으로 보이지만 한쪽은 그것을 반환의 “영구성”에, 다른 한쪽은 “임대”의 측면을 강조할 수 있게 된다. 1991년 외규장각 도서 반환 협상 초기에 미테랑 대통령은 “영구 임대와 교환”(loan in perpetuity and exchange)을 잠정적으로 약속했다.
다중 조건들
반환국이나 기관들이 수많은 조건을 내거는 경우가 아주 빈번하다. 예를 들어, 중국은 2001년 미호 박물관과의 협약에서 2007년까지 미호박물관에게 도난 당한 북위의 조각상을 무상으로 대여해주는 것에 합의하고, 이 박물관의 선의를 인정해야 했다. 협약에 유물의 출처에 대한 미호 박물관의 적절한 조사 (“세부 실사”)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명시된 것이 없다.
이들 조건에 대한 반환 청구국의 태도는 다양하다. 일부 국가들은 유물 보유국들이 자국의 후견인 행세를 한다거나 또는 모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그들 관점에서 볼 때 자신들 소유의 유물을 소장 국가들이 좌지우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일부 조건들은 몇 가지 추가 협상을 초래케 하는데, 예를 들어, 박물관 보안이 실제로 우려스러울 경우 반환 요청국은 수년 동안 유물을 보유해온 소장 기관들에게 새로 반환된 곳에서도 유물이 안전하게 전시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적절한 자세임을 요구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하게 미래의 보존을 위한 우려는 반환 받는 나라의 보존전문가들을 소장국에서 해당 유물에 특화된 보존 기법을 토대로 훈련을 제공해주는 지혜를 제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일부 반환 요청국은 소장 기관과의 협상에서 다른 카드를 사용해 스스로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 특정 유물(들)이 반환되지 않는 한, 더 이상의 임대나 전시물 교류, 연구진 협력 등은 없다는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전술은 이탈리아, 페루, 이란, 중국과 같은 거대한 문화 유산을 가진 나라들에게는 잘 활용될 수 있지만, 문화 유산의 그리 많지 않은 나라에게는 그 잠재력이 덜할 것이다.
국제 흐름과 국가간 협상
박물관 큐레이터, 문화 전문가 및 변호사들은 반환 또는 보유에 관해서 이성적인 주장을 한다. 하지만, 문화 유산을 둘러싼 양 당사국의 정서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 논란의 초기에 반환 청구는 식민기간 중 있었던 자원, 인간, 경제, 문화 등 온갖 종류의 착취에서 빚어졌던 불의 또는 “응징 보복” 그리고 다른 많은 분노를 자아낸 반출 형식에 대한 불만의 분위기 속에서 그 틀이 종종 만들어졌다. 1973년 유엔 총회 결의 3187호 는 좀더 온건한 용어를 사용해 "식민 통치 또는 외국의 점령의 결과 아무런 대가 없이 한 국가의 예술품이 다른 국가로 대량 반출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논란은 더 확산되었고 당시의 반환 청구는 감정적 분출을 동반했다.
반면에, 구 식민통치 국가 내에서도 일부 강한 감정적 표출이 있었다. 이들 정부와 국민들은 국제 관계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목격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니라 그 동안 덜 문명화된 지역에 대한 “문명의 전달자”로서의 자신들에 대한 관점을 바꿔야 하는 것이었다. 당시 식민지 정부에서 근무하다가 돌아가 이러한 강렬한 비판에 분노했던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는 점은 상기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영국의 한 박물관장은 “상호 신뢰라는 것은...보통 절도범이나 사기꾼에 사용되는 언어로 유물 소장국이나 기관을 언급해서는 생겨나지 않는다” 고 불만을 토로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논의의 용어는 전체적으로 보다 신중해졌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 감정적 상처가 남아있고 불만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감정적 측면을 양측이 서로 잘 고려하는 것이 현명하다. 따라서 보유 주장들 하나하나에 적절한 주의를 기울여 고려해야 한다. 보유국의 태도는 그 동안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 예를 들어 2000년 영국의 박물관갤러리 위원회는 “반환과 송환: 모범 사례 지침”을 채택하여 “우리가 책임지고 있는 공동체와 우리가 소장하고 있는 유산의 소유주인 개인 또는 공동체에 영향을 끼치는 결정들에 신중한 고려”를 하는 것의 중요성을 지적하였다. 지침은 반환 요청 과정에서 거쳐야 할 단계들과 양자의 민감한 부분을 존중해야 하는 필요성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유물 보유국의 몇몇 인류학자와 고고학자들은 보유국 및 기관의 이러한 태도 변화에 긍정적 역할을 했다.
이러한 이유로 협상은 합리적이고 정중히 진행되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반환 요청 방법의 선택
일단 반환 요청할 사례가 생기면 그 방법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여러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이들 방법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과 사례들에 대한 연구는 최근 유네스코가 발간한 『역사의 증언: 문화재 반환 문서와 저작』(Witnesses To History: Documents and Writings on the Return of Cultural Objects) 제5부 에 잘 나와있다. 처음 나오는 5가지 방법은 직접 협상(direct negotiation), 화해(reconciliation), 중재(mediation), 조정(artitration), 판결(adjudication) 등이다. 이것들은 기관간 또는 국가간 사례에 적용될 수 있다. 이 중 처음 4가지는 반드시 공개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없고 따라서 일부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다.
판결은 일반 법원에 가기 앞서 국가 법률 시스템 내에서 얻어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해결된 사례가 많이 있다. 그러나 보유국에서의 소송은 비용이 많이 들며 외국어와 익숙하지 않은 법률 시스템 때문에 종종 진척이 어렵다. 그것은 또한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된다. 국제사법재판소의 문화재 관련 판결은 1962년 캄보디아-태국 국경의 프레아 비히어 (Preah Vihear) 사원을 둘러싼 1건이 전부이다. 이 판결은 국경 해석의 원칙에 근거해 결정되었다. 분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다른 가능한 방법, 특히 문화재 분쟁이라는 특징에 맞춰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유네스코 위원회에 정식으로 요청하는 것이다. 이 절차는 꽤 자주 사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자국에 감정적 여론이 일어나는 것 때문에 최소한의 공개를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한다. 또한 위원회는 자국의 구제 수단이 모두 소진되었을 때에만 관여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에콰도르에서 도난 되었다가 이탈리아에서 발견된 금장 부장품들의 경우, 에콰도르는 이탈리아에서 소송을 제기해 판결이 날 때까지 7년을 기다려야 했다. 이란은 벨기에에서 소송을 통해 쿠르빈(Khurvin)의 부장품을 돌려받는데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렸다. 소송은 1981년 시작되어 2011년 현재 아직도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 기간 동안에는 자국의 구제 수단이 소진되어야 하기 때문에 위원회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규정으로 절차 진행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사건이 위원회로 넘어오기 이전까지 생겨난 홍보 효과가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위원회가 존재한다는 사실, 그리고 청국 국가는 궁극적으로 그 주목 받은 사건을 위원회로 가져간다는 사실은 보유국이 반환 요구를 해결하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유도해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런 절차들 중 그 어느 것도 결론을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반대 여론이 이를 대신할 수 있다. 미국 박물관들에서 발견된 이탈리아 약탈 문화재들과 관련해 언론은 이탈리아 내에서의 소송과 함께 게티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등이 수 년 동안 반환 요구를 받았던 유물들을 마침내 돌려주도록 한 강력한 유인책 이었다. 페루는 미국인 탐험가 하이럼 빙햄이 1911년 마추피추에서 반출해간 수 천 점의 유물을 반환 받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페루와 예일대학간의 2007년 협약은 발효되지 않아 2008년 페루는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 하지만 2010년 고조된 쿠스코와 리마의 시위는 많은 다른 나라의 이목과 공감을 끌어냈다. 페루의 고고학자들과 시민들의 이러한 직접적인 행동은 분위기를 반전시켜 올해 2월 예일대와의 협약을 체결되었고 곧 쿠스코대학으로 반환되어 이 두 대학이 연구에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국제 네트워크 개발
다른 나라에 소장된 문화재를 반환 받으려는 국가는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네트워크는 아마도 1970년 협약에 따라 설립된 120개국으로 구성된 네트워크일 것이다. 협약 당사국은 동 협약의 다른 당사국에서 발견된 유물(물론 이 유물이 동 협약의 대상일 경우)의 반환을 요청할 수 있다. 네트워크이긴 하지만 양자간 조정에서 거의 모든 사건들이 해결되고 있는데, 이 때 나머지 118개국은 여기에 관여하지 않는다. 가장 최근에는 협약 창설 40주년을 맞아 2011년 3월 15일 유네스코 본부에서 동 협약의 이행과 개선을 논의하기 위해 당사국들이 모여 협약에 대한 평가를 한 바 있다. 불행히도 태국, 싱가포르, 홍콩특별자치구와 같이 불법 반출 문화재의 중요한 경로가 되는 많은 국가들이 이 협약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유사한 네트워크가 도난․불법 반출문화재 반환에 관한 유니드로아 협약에 의해 만들어져 있고 현재 참여하고 있는 31개국보다 더 많은 국가가 비준할 경우 이 네트워크는 더욱 발전할 것이다.
도난 예술품 목록을 작성하고 경찰 네트워크를 통해 움직이는 인터폴을 통한 네트워크도 활용할 수 있다. 이는 문화 기관들이 항상 이해하고 있는 절차는 아니다. 또한 유네스코와 공동으로 문화재 수출의 표준인증을 개발한 세계관세동맹(World Customs Union)이 있다. 이들 두 네트워크는 최근의 밀반출입 문화재와 관련성이 크고 아주 오래 전에 도난 당한 유물에는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정부기구들의 역할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될 것이다. 위험에 처한 문화재 범주에 포함된 “적색 목록”(Red Lists) 시리즈와 많은 국가와 지역의 “실종 문화재 100점”(100 Missing Objects)를 펴낸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s)는 아주 중요한 네트워크이다. 또한 이 협의회는 오래 전 반출된 문화재를 포함해 회원간의 반환 협상에서 적극적인 역할도 해오고 있다. 하지만, 루브르,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대영박물관 같은 세계 유수 박물관들은 한결같이 가입을 하지 않고 있다. 도쿄대학의 의궤 반환은 불교계 조직이 주도해 성사되었다 한국, 몽골, 일본, 태국 등과 같이 불교 공동체의 활동이 활발한 나라들은 이들 네트워크를 통해 결실을 얻을 수 있다. 세계고고학대회(WAC, World Archaeological Congress)는 불법 반출입에 대한 제재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고 개발도상국 정부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이는 인류학자들 대회도 마찬가지이다. 두 경우 모두 전문가들은 유산이 원래 있던 그 위치에 있을 때 발휘하게 되는 대표성이 지니고 있는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회 주최자들은 특히 1970년 이전에 반출된 문화재와 관련한 새로운 국제 네트워크의 개발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분명 이런 종류의 토론이 있어야 할 핵심적인 장은 유네스코 불법문화재반환촉진 정부간위원회가 되어야 한다. 놀라운 것은 이 위원회가 창설 후 32년 이상 동안 거의 활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 동안 여러 가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위원회를 구성할 후보를 확보하기 어려워 유네스코 사무국이 곤란을 겪은 경우도 있었고 회의 성립에 필요한 정족수를 채우기 어려운 때도 있었다. 대표단들은 세계유산위원회와 같은 유네스코의 다른 위원회에 비해 관심을 덜 기울였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간위원회의 임무는 제한적인데다 1999년까지 반환 요청 국가를 지원할 독립기금을 전혀 확보하지 못했다. 유물 반환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고 기금이 설치되면서 위원회와 그 활동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훨씬 더 높아졌다. 또한 위원회의 중재 역할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보게 되었다.
때로는 정치적 블록이 네트워크처럼 효과적인 작용을 한다. 예를 들어, 2011년 유네스코 수중 문화 유산 보호협약을 위한 협상 중에 많은 국가들은 유럽과 북미의 일부 국가들 포함하는 “주요 해양국”(The Maritime States) 그룹을 결집했고, 77그룹과 중국 또한 이 협약 협상을 조화시키는 중요한 네트워크가 되었다. 만족스런 타협을 원했던 몇몇 국가들(호주, 캐나다, 일본, 이탈리아)은 이들 두 주요 협상 그룹의 견해차를 해소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데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첫 번째 네트워크는 애초 이 협상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기존 네트워크에서 출범한 것인데 그 규모와 지리적 범위 때문에 아주 어려운 과정을 겪었다.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지만 너무 많은 기대는 해서는 안 된다. 그러한 네트워크를 통해 할 수 있는 유용한 일들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유국/기관과 반환요청국/기관간의 모든 협약 관련 기록들을 취합하면 아주 유용할 것이다. 그러나 페루와 예일대간의 예에서 보았듯이 동일 인물이 반출해서 동일 기관이 보유하고 있고 그 반환 요청이 100여 년 이상 계속된 수 천 점의 유물들을 모두 포괄하는 합의라고 해서 단 한 개의 상징적인 유물 또는 서로 다른 소장 기관들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유물들과 관련된 경우에 반드시 유용한 선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사례는 서로 다르며 한 나라의 반환 성공이 다른 나라에게는 모범적 사례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 | 출처: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