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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도 굿이… "미신 아닌 문화유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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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tv |
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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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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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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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 |
| 손장훈(조선) |
Read: 13 Date: 2011.04.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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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도 굿이… "미신 아닌 문화유산"
삼각산 도당제·옥수 부군당제 등 서울시내 '마을굿' 100여개 명맥
마포·용산 등 한강 주변 많아
구청서 행정·비용 등 지원 "전통문화행사로 발전시킬 것"
북소리가 리듬을 타더니 목 피리의 소리가 높아졌다. 붉은 무복(巫服)을 입은 무녀가 제사상 앞에 섰다. "시위를 하소사. 연으로는 신묘(辛卯)년이요. 달색은 삼월에 공사는 초사흗날, 대동 일동이 발원입니다." 당주무녀 박명옥(72)씨가 고개를 숙이고 기도를 올리자 옆에 선 대잡이들이 신목(神木·굿에 쓰이는 나무)을 흔들었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강북구 우이동 삼각산 중턱에서는 '삼각산 도당제'가 거행되고 있었다. 도당제(都堂祭)는 산신(山神)에게 마을의 안녕과 농사의 풍년, 가축의 질서 및 마을의 질서를 기원하는 서울 지역 마을굿의 이름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별신제(別神祭)', '당산제(堂山祭)'라고도 불린다. 차승현 삼각산 도당제 전승보존회장은 "삼각산 도당제는 |
고려말 형태를 갖춰 조선시대로 이어진 것으로 유추된다"며 "일제강점기에도 중단되지 않고 이어져 왔고 지난해 서울시로부터 무형문화재 42호로 지정되었다"고 말했다.
[사진설명]지난 5일 오후 서울 강북구 우이동 삼각산 중턱에서 열린‘삼각산 도당제’에서 본격적인 굿에 앞서 일대를 깨끗이 하는 의미의‘거리 정화’행사를 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잠시 후 무녀가 앞장을 섰고 악사(樂士)와 제관(祭官)이 뒤를 따랐다. 마을굿을 보러온 강북구 주민들도 같이 자리를 옮겼다. 무녀는 공터를 한 바퀴 돈 뒤, 팔을 양쪽으로 벌리고 그 자리에서 돌며 춤을 췄다. 그때부터 오후 8시까지 8시간 동안 무녀가 한 해 운수를 점쳐주는 '작두거리'와 마을의 액(厄)을 막아주는 '산신군웅거리' 등의 굿을 이어갔다.
박씨는 "여기 굿 중 제일 특이한 것이 활 들고 사냥하는 '사냥놀이'"라며 "옛날부터 산세가 험한 삼각산 아래 터를 잡고 사냥을 하면서 살아온 우이동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해오던 것인데, 굿을 해서 내가 사냥감 많이 잡히라고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는 삼각산 도당제와 같은 마을굿 행사가 100여개 더 있다. 단군·김유신·이성계 등 역사적 인물을 모시는 '부군당제(府君堂祭)' 형식으로도 진행된다. 음력 1월 1일, 3월 3일, 7월 1일, 10월 1일 순으로 열린다. 마을굿은 마포·용산 등 한강 인근 지역에 많은데, 한강의 물길을 따라 물자가 오가던 교역의 중심지 역할을 하면서 당굿이 활성화되었다. 서울시 문화재과 김기홍 팀장은 "시기적으로는 10월 1일이 제일 많다"며 "도교(道敎)에서 10월을 한 해 중 으뜸인 상달(上月)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문화재과 오문선 학예연구사는 "서울의 마을굿은 일정한 공간 안에 사는 사람들이 공동으로 믿는 신에게 공동의 소원을 빌며 공동체 의식을 나누는 의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의미 때문에 일대에 아파트가 들어섰음에도 아직 도당제를 지내는 곳이 있다. 강남구 도곡동 역말(도곡동의 옛 이름) 도당제는 현재까지 명맥이 이어져 올해 9월에 열린다. 성동구 옥수동에서는 일대 재건축에도 당집(신을 모셔놓고 제사 지내는 집)을 새로 지어 부군당제를 지낸다.
오문선 학예연구사는 "역말 도당제 같은 경우 일대 굿을 지내는 곳은 사라졌지만 마을 신이 깃들어 있다는 '군웅나무'는 그래도 남아 있다"며 "성남·강북으로 흩어졌던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한자리에 모여 도당제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이날 삼각산 도당제에는 수백여명의 주민이 마을굿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굿을 보면서 구(區)에서 제공하는 국밥을 점심으로 먹고 마을굿을 따라온 엿장수에게 엿도 사먹었다. 굿 중간 중간에는 직접 무복을 입고 가락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김순례(68·수유동)씨는 "도당제를 한다는 말을 듣고 동네 사람들하고 함께 와 보니 옛날 생각이 난다"며 "고향에서 마을굿을 할 때는 줄타기도 했었는데, 오늘은 그걸 안 해서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마을굿이 지역 축제의 성격을 띠면서 행정적인 지원을 받기도 한다. 강북구에서는 '삼각산 도당제'에, 용산구에서도 구내(區內)의 모든 부군당제에 일정한 비용을 보탠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도당제는 미신이나 종교적인 행사가 아닌 선조의 노동, 집회, 놀이, 신앙 등을 보여주는 무형 문화유산"이라며 "도당제를 강북구의 대표 전통문화행사로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손장훈 기자 lustfor@chosun.com | | 출처: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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