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마다 모든 위원을 새로 위촉하는 문화재위원회가 다음 달 26일 새로운 진용을 갖추고 출발한다.
이번에 출범하는 문화재위는 위촉권자인 최광식 문화재청장이 임명된 직후 이뤄진다는 점에서 기존 문화재위와는 어떤 차별성을 지닐지 문화유산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김홍동 문화재청 정책총괄과장은 "지난번(2009년)에는 120군데 관련 기관에서 (문화재위원 후보) 추천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모두 400군데 기관에 공문을 보내 후보를 추천토록 했다"면서 "각계 의견을 참작하고 후보 적격 여부를 가려 새로운 문화재위를 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4일 말했다.
위원은 학계뿐만 아니라 현재처럼 언론ㆍ법조ㆍ불교ㆍ경제계 등지의 인사도 망라할 예정이다.
김 과장은 "현 위원의 유임 여부는 우선 얼마나 열심히 활동했는지 출석률 등으로 평가하겠지만 이미 지난번 위촉 때 출석률이 연임의 주요한 요인이 됐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인지 지금의 위원들은 대체로 회의 출석률이 좋은 편이다"고 전했다.
교체 비율은 "과거 통계치를 보니 35% 안팎이 바뀌었는데 이번에도 그 정도 수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김 과장은 말했다.
나아가 문화재청은 여성 위원 비율 20% 선을 유지하고, 특수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은 배제하며 3회 이상 연임은 가급적 지양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각종 비리에 연루된 전력이 있는 후보자도 제외한다.
이에 따라 발굴기관이나 문화재 관련 업체 관련 종사자는 문화재위원 후보군에서 제외된다.
또 문화재청 소속 공무원도 하급 직원이 청장의 정책 결정 사안을 사전에 심의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는 논리에 따라 이번에도 배제하되, 산하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는 교수라는 특성을 감안해 후보군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와 같은 '가이드 라인'을 적용한 지난번 문화재위 위촉에서 문제점이 적지 않게 돌출됐다는 점에서 이의 보완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일례로 문화재청 소속 공무원은 '직급'을 이유로 배제하면서도 정작 다른 정부기관 종사자들은 직급에 관계없이 소속 기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다수가 문화재위원회에 입성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경우, 문화재청장과 같은 차관급인 박물관장 외에 소속 기관장이나 간부 여러 명이 한꺼번에 문화재위원이 됐으며 고위공무원단인 국립민속박물관장도 위원에 위촉됐다.
반면, 문화유산계에서 대내외적 상징성이 큰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법적으로는 책임운영기관이지만, 문화재청 소속 기관장이라는 이유로 탈락했다.
이와 함께 '가이드 라인'을 엄격하게 적용한 결과 지금의 문화재위는 출범 당시 전체 위원단 80명 중 국립중앙박물관 출신자 혹은 현직자가 9명이나 포진하는 기현상을 연출해 박물관 문화재위라는 논총을 받기도 했다.
문화재위원회는 문화재보호법 제8조에 따라 문화재의 보존ㆍ관리 및 활용에 관한 각종 사항을 조사ㆍ심의하기 위한 자문기구지만 그 역사가 정부 자문위 중에서 가장 오래된 데다, 이에서 결정되는 사안은 거의 예외없이 문화재청 정책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3월 현재 문화재위원회에는 ▲건축문화재 ▲동산문화재 ▲사적 ▲무형문화재 ▲천연기념물 ▲매장문화재 ▲근대문화재 ▲민속문화재 ▲세계유산의 9개 분과 위원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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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tae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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