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3부(부장판사 이대경)는 내시 묘(墓)가 많은 토지의 일부 지분을 갖고 있는 A기업이 "해당 토지의 문화재지정을 취소해 달라"며 문화재청장을 상대로 낸 문화재지정해제신청 거부처분취소 소송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해당 토지에는 조선시대 내시 승극철 부부의 묘뿐만 아니라 사대부의 묘로 보이는 분묘들도 있는 점 등 아직 발굴 작업이 이뤄지지 않는 다른 유물이 있을 개연성이 있다"며 "이 토지에 대해 문화재청이 문화재 지정을 해지하지 않은 것은 적법한 처분"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묘를 문화재로서 제대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분묘가 설치된 지점 외에도 주변 경관과 산세 등도 그대로 보존해야 하며, 내시 부부 묘 내지 유물이 잔존하는 지역만을 보존할 때는 문화재 전체의 경관이 훼손돼 그
참된 가치를 유지하지 어렵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2002년 서울 노원구 월계동 인근에 있는 초안산조선시대분묘군을 "내시 묘가 있어 내시생활사 연구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곳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했다.
이후 해당 토지의 일부를 소유한 A기업은 "문화재로서의 보존가치가 없다"며 문화재청을 상대로 지정 해제를 요구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해제신청을 거부했고, 이에 A기업은 "해제신청을 거부한 문화재청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2009년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 재판부도 "해당 토지에는 분묘 701기 등 도합 1638점의 유물이 분포돼 있고, 내시 부부의 묘는 분묘 중 유일하게 그 설치시기가 명시돼 역사적 가치가 크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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