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최고령나무로 기네스에 올라 있는 소나무가 도로개설 계획에 따라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생명의 숲은 19일 울산 북구 북정자 산 20번지 소재 수령 600년 이상으로 추정하는 소나무(일명 활만송·이하 활만송)가 도로개설로 인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도로 우회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울산시건설종합본부에서는 활만송 나무줄기와 7m 떨어진 지점으로 도로를 계획하고 있고, 나뭇가지는 그 보다 더 길게 뻗어 있는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생명의 숲 관계자는 "나무의 가지가 길게 뻗어 있는 것은 그만큼 뿌리가 그만큼 나가 있다는 이야기다. 이대로 도로를 개설할 경우 뿌리 부분이 훼손돼 생육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면서 "공사 과정에서 먼지로 인해 광합성이 줄어들 수 있는데다 흙이 많이 덮히거나 물이 고이게 되면 나무가 고사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계획대로
도로가 날 경우 배기가스 중 아황산가스는 식물세포, 식물 숨구멍에 있는 여닫이세표ㅕ의 엽록체를 파괴한다. 이로 인해 여닫이세포의 광합성 작용, 증산작용에 장애를 주거나 작용 자체가 일어나지 못해 활만송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생명의 숲 측은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분진도 호흡작용과 광합성 작용에 장해를 일으키고 소음진동으로 인한 피해와 대형차량에 의해 충돌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울산시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도로개설 계획을 하면서 나무와 관련한 부서와 충분한 협의를 했다. 특히 서울의 나무전문가의 의견도 수렴했다"면서 "공사를 진행할 경우 나무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북구청 산림 관계자는 "현장을 확인한 결과 최소 20m 이격해서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공사를 진행할 경우 분진막 등을 설치해 나무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생명의숲 관계자는 "피해를 줄이려면 뿌리로부터 50m~40m는 이격시켜야 한다"며 "현재 도로 계획만 돼 있고 아직 부지매입도 안 된 상태이기에 노선을 활만송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거리를 두고 공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활만송은 2004년 울산기네스북(기획관실)에 울산 최고의 나무로 기록돼 있는 나무로 1399년에서 1410년 사이 대밭골(竹田) 마을을 처음 만든 입향조 김비가 동목 골매기나무로 정하고 가꾸었던 세전송(世傳松)이다.
수간에 근율질이 발달돼 있고 가지 끝이 휘어져 있는데 이런 형질은 우수한 조경수 개발 등을 위한 학문적인 연구 가치도 높다.
지난해 측정한 활만송 크기는 키가 13m, 가슴둘레 4.46m, 수관 폭 20.6m다.
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소나무 관련 32건 가운데 28건의 소나무 노거수들과 비교해 이들 보다 나이가 가장 많은 급에 속하고 크기도 큰 편이며 모양과 형질의 희귀성 등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는데 손색이 없는 나무라는 게 '생명의 숲'의 주장이다.
정유규 울산생명의숲 공동대표는 "활만송이 유래, 크기, 형태 등으로 볼 때 정2품송에 버금가는 나무로 천연기념물로 지정해도 손색이 없다"며 "생태도시 울산의 자연유산 보호차원에서라도 도로를 우회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활만송을 천연기념룰로 지정이 어려울 때 지방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할 수 있는 방안과 활만송의 생육에 장애가 되는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나무들을 제거하는 등 울산 최고의 나무를 좀 더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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