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십리대밭 6만여 마리 갈까마귀떼 군무 장관
선사 문화재 유네스코 문화유산 반구대 암각화
산악관광 1번지 1,000m이상 산 7곳 ‘영남 알프스’

◇‘바람과 안개 언덕’으로 불리는 영남알프스의 신불산에 있는 억새평원. 새벽에 억새평원에 오르면 낮게 깔린 구름과 안개가 환상적인 정취를 만들어낸다.

◆태화강 십리대밭

울산의 젖줄로 오랫동안 오염하천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태화강은 생태하천으로 모습을 바꾸었고, 태화교와 삼호교 사이 양편으로는 굵은 왕대밭이 펼쳐져 있다. 너비가 20∼30m, 길이는 4㎞나 돼 태화강 십리대밭이라 불린다.

일제강점기 큰 홍수로 태화강변 전답들이 소실되어 백사장으로 변했을 때 한 일본인이 헐값에 땅을 사들여 대밭을 조성했다고 전해진다. 그 뒤 홍수방지용으로 대나무를 심어 오늘 같은 모습에 이른 것. 태화강 남북을 잇는 인도교 ‘십리대밭교’와 생태관광 명소 ‘태화강 전망대’도 있다. 전망대 3층에는 회전 카페가 들어서 명소로 자리 잡았다.

대밭 위로 남산이 있고 아래로는 넓은 유채밭이 있다. 석양에 전망대에 오르면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6만여 마리의 갈까마귀떼 군무를 볼 수 있다. 태화강에는 매년 연어떼가 돌아오고 백로와 황조롱이, 검은머리물떼새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도 종종 발견된다. 태화강은 이제 ‘에코폴리스 울산’의 상징이자 생태복원의 자랑이 되고 있다. 태화강 상류에 위치한 선바위는 기암절벽과 백룡담이 어우러진 한 폭의 그림이다.

◆고래와 옹기의 만남

‘고래와 옹기’는 울산의 또 다른 관광테마다. 고래잡이로 명성을 날리던 장생포에는 국내 유일의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체험관이 있다. 1986년 포경이 금지된 이래 사라져 가는 포경유물을 수집, 보존·전시하고 고래와 관련된 각종 정보와 해양생태계를 체험하고 교육하는 공간이다. 인근에는 고래고기를 파는 음식점 10여개가 자리 잡고 있다.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 최대 크기의 옹기를 보기 위해서는 외고산 옹기마을로 찾아가야 한다. 전국 최대의 옹기 집산지이면서 세계옹기문화엑스포가 열린 울주군 외고산 옹기마을도 장승포에서 멀지 않다.

◇울기공원 끝자락에 있는 대왕암은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겠다’는 신라시대 문무대왕의 왕비가 묻혔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암각화와 선사문화재

KTX 울산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반구대 암각화(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천전리 각석(울주군 두동면 천전리) 등 선사문화재가 있다.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에는 흰수염고래와 향유고래 등 10여종, 58점의 고래가 새겨져 있어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도감’으로 불린다. 반구대 암각화에서 약 2㎞ 떨어진 곳에 위치한 천전리 각석(국보 제147호)은 선사시대 바위그림과 신라시대 문자가 새겨진 암각화. 암각화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잠정목록으로 등재됐다.

이들 선사문화재 입구인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에는 2008년 5월 암각화 전시관(지하 1층, 지상 2층)이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의 실물 크기 모형과 세계 각국 암각화를 영상을 통해 보여준다. 1965년 대곡천 인근에 사연댐이 준공되면서 암각화가 수면에 잠기는 일이 발생했다. 정부와 울산시는 반구대 암각화 보존대책 마련도 서두르고 있다.

◇태화강 전망대에서 바라본 십리대밭. 산업도시 울산의 허파 노릇을 하고 있는 대숲은 시민들의 산책로이자 생태관광의 명소가 되고 있다

◆산악관광 1번지 ‘영남알프스’

‘영남알프스’는 가지산(해발 1241m)을 중심으로 해발 1000m 이상인 산 7곳이 울산과 인접 시군에 밀집돼 있고, 경치도 유럽 알프스에 견줄 만큼 빼어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영남알프스를 홍보하기 위해 각 능선의 광활한 억새군락을 연결하는 ‘하늘 억새길’을 조성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마스터플랜이 완료되면 생산유발효과는 7630억원, 고용 유발효과는 3550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영남알프스에는 억새가 바다를 이룬다. 매년 10월 초 울주군 상북면 신불산 간월재 억새평원을 중심으로 축제가 열린다.

◆군침 넘어가는 암소 한우 불고기

영남지방엔 먹을거리가 마땅치 않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울주군 한우 암소 불고기단지에서는 참숯불에 구운 졸깃하면서 담백한 한우고기를 맛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품질 검증 절차를 거친 최고 육질의 순수 한우 암소 고기만 판매한다. 정부로부터 한우 개량단지로 지정받은 울주군 상북면과 두동면, 두서면 일대는 1979년부터 1992년까지 계획 교배를 통해 체계적인 한우 개량 사업을 펼쳐 왔다. 이렇게 생산된 1등급 이상의 육질이 뛰어난 암소만 도축해 판매한다. 울주군은 언양과 봉계 두 곳을 1998년 8월 ‘한우 암소 불고기단지’로 지정했다. 이곳에서는 매년 10월 한우 불고기 축제가 열린다.

울산=글·사진 류영현 기자 yhry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