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서천 마량리 동백나무 숲 (舒川 馬梁里 冬柏나무 숲)

진초록 잎사귀 사이로 동백꽃이 붉디붉은 속살을 드러낸다. 떨어져도 시들지 않고 함초롬한 자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동백꽃은 앙증맞은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500여 년 수령의 동백나무 85여 그루가 빽빽한 숲을 이룬 서천 마량리 동백나무 숲은 서해의 세찬 겨울 풍파를 견디며 3월부터 4월까지 유난히 붉은 꽃을 피운다. 꽃이 지는 시기인 5월에도 푸른 잎 사이 듬성듬성 피어난 동백꽃이 숲으로 들어온 사람들을 반긴다.

숲에는 약 500년 전 마량의 수군첨사(水軍僉使)가 꿈에 바닷가에 있는 꽃 뭉치를 많이 증식시키면 마을에 항상 웃음꽃이 피고 번영할 것이라는 계시를 받고 꽃을 증식시킨 것이라는 전설이 전해 온다. 이후 마을 사람들은 매년 음력 정월에 이곳에 모여 풍어와 무사태평을 빌었다고 한다. 숲에서 바라보는 쪽빛 서해는 숲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느끼게 해 준다.

사진. 김홍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