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암과 암봉으로 이루어진 자연경관

조선시대 문헌에는 설악산의 ‘공룡능선’이라는 지명이 보이지 않는다. 이은상(李殷相)이 1933년 설악산을 탐방했을 때도 공룡능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1990년 속초문화원에서 발간한 『속초의 지명』에 1963년 겨울 선우중 옥(鮮于仲玉), 정규현(鄭奎鉉), 채태웅 팀이 처음으로 공룡능선을 완등함으로써 공룡능선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법정탐방로가 생겨 많은 탐방객이 찾고 있다.

설악산의 지형을 풍수지리적으로 해석한다면 닭이 알을 품고 있는 ‘금계포란(金鷄抱卵)’의 산세라 한다. 대청봉은 닭의 머리 부분에 해당하고, 죽음의 계곡이 닭 목이고, 화채능선이 닭의 오른쪽 날개, 서북능선이 닭의 왼쪽 날개이며, 공룡능선이 설악산 전체 지형으로 볼 때 닭의 몸통에 해당한다고 전해진다. 공룡능선을 대청봉-중청봉-소청봉-희운각대피소 구간에서 원경으로 조망되는 명승 경관의 가치를 높이며, 백두대간의 산악줄기 형태를 조망하는 경관 구도는 매우 우수하여 명승 가치가 더 높아지는 대상지이다. 또한 내설악과 외설 악의 기암과 암봉으로 이루어진 자연경관을 다각도로 조망할 수 있는 경관대 상지로써 경관의 가치도 매우 높다.

인제에서 속초로 넘어가는 가장 빠른 길

마등령(馬等嶺)은 외설악의 속초 설악동과 내설악의 인제를 연결하던 옛 고개로 해발고도는 1,220m이고, 공룡능선의 북쪽 탐방로는 이곳에서 시작한다. 산악안내인 송인식(宋仁植)이 1980년대 봉정암 건축공사 중 만난 백담계곡 곰골에서 거주했던 화전민의 말에 따르면 인제에서 속초로 넘어가는 가장 빠른 길로 예전에 상인들과 민간인들이 이용했다고 한다. 1982년 속초시에서 발간한 『속초의 뿌리』에서는 고개가 험준해 손으로 문지르듯 잡고 올라간다고 하여 문지를 ‘마(摩)’를 붙여 마등령(摩登嶺)이라고 했으며, 1990년 속초문화원에서 발간한 『속초의 지명』에서는 그 모습이 말등처럼 생겼다고 하여 마등령(馬等嶺)이라 했다고 기록했다.

공룡능선은 대청봉에서 시작하여 신선대를 지나 마등령에 이르는 산릉을 의미한다. 대청봉에서 북동향과 북서향으로 각각 발원하는 천불동계곡과 가야동 계곡을 동쪽과 서쪽으로 끼고 있다. 절리들을 따른 암괴의 탈락으로 날카로워진 산릉을 형성하여 멀리서 조망하면 침상이나 삼각형의 형태를 보인다. 절리의 열개에 따라 암주의 형태를 만들기도 하고 혹은 평행하게 판상을 보이는 산체를 발달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산정은 각각 식생이 발달하지 못하는 크고 작은 암체로 이루어지는 독립된 형태의 산정을 형성하고, 이들 산정이 연결되는 능선의 발달은 명확하지 않으며 기복이 심하다.

뛰어난 자연경관과 문화유산이 분포한 설악산은 2013년 공룡능선을 포함해 설악산 10경이 명승으로 지정됐다.

정리. 편집실 자료. 천연기념물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