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운 인천녹색연합 황해 물범 시민 사업단장은 2004년 점박이물범 실태조사차 백령도에 온 것이 계기가 되어 점박이물범과의 첫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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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물범시민사업단에서 점박이물범의 서식 실태 등을 발표하자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점차 정부 차원에서의 보호 방안 등 관련 정책들도 하나 둘 마련되기 시작했다.

허나 이런 정책들이 어민들에겐 불만요소였다. 그렇지 않아도 서해 NLL을 따라 백령도 어장이 좁아진 데다 점박이물범 한 마리가 하루에 먹어 치우는 양이 8~13 킬로그램이나 되기에 어민들의 입장에서 물범은 그리 반가운 존재가 아니었다. 또 점박이물범이 어민들의 그물을 훼손하는가 하면 통발 속의 어획물까지 꺼내먹는 등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정부 주도로 진행되는 '점박이물범‘ 보호는 어민들의 반대 의견만 키울 뿐이었다.

멸종위기종인 점박이물범 보호는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동참하고 기본적인 인식이 우선 바뀌어야 하기에 일 년에 몇 번 와서 점박이물범을 보호하는 운동을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박정운 씨는 2019년 과감하게 백령도로의 이주를 결심했다.

"지금까지는 습지와 관련된 일을 하고 살았으나 백령도에 들어와 다양한 새와 식물을 보는 것이 너무 재미있고 주민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직접 보고 배우고 있어요. 예전에는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이해하기보다는 그저 물범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바빴으나 이제는 그들에게 스며들어 진정한 이웃이 되고있습니다. 이제는 제게 어떤 애로사항이 생기면 주민들이 먼저 해결해 주고 있습니다."

박정운씨는 처음 점박이물범의 귀여운 눈동자에 반했다지만 지금은 그의 웃는 얼굴이 딱 물범을 닮은 데다 성격까지 소탈하기 이를 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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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범바위와 인공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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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운씨의 점박이물범 사랑은 2013년 ‘점사모: 점박이물범을 사랑하는 모임’을 결성과 백령 중고등학교 청소년들에게 생태계가 왜 중요하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생태교육 후에 교내에 물범 동아리가 생기는 결실을 이끌었다.

 

인천녹색연합 황해물범 시민사업단의 주요활동은 "끝섬 전망대 등에서의 물범 모니터링 활동으로 현재까지 두 번의 보고서가 발간했다“며 ”이는 시민 과학이라 할 수 있는데 관찰 전문가가 아닌 시민들이 꾸준히 일상을 모니터링하고 일 년에 몇 번 정도는 서식지 세 곳을 동시 모니터링한 후 나온 결과를 공유해 새로운 가치도 발견하고 성과 정책에도 연계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외에도 해양 쓰레기 수거 캠페인 및 주민 홍보 활동 등으로 점박이물범은 보호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점차 확산시키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인천광역시는 지역주민과 물범의 상생 방안의 하나로 하늬 해변 물범바위 인근에 국내 최초로 섬 형태의 물범 인공 쉼터를 만들었다.  자연석 아래에는 어초도 심고 주변 해역에는 치어와 어패류 등을 방류하여 물범에게는 먹이를, 어민들에게는 수산자원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점박이물범들은 점사모(점박이물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의 모니터링 결과 인공 쉼터에서 휴식을 즐기는 것이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