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기술력을 접목해 출시한 ‘프린세스 화협’ 화장품

영조의 각별한 사랑을 받았던 화협옹주의 무덤에는 저승길에서도 딸이 고운 자태를 뽐내기를 바란 아버지의 마음을 담기라도 한 듯 생전에 화협옹주가 사용한 빗과 거울, 눈썹 먹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화장 도구와 화장품, 화장품 그릇까지 같이 매장되어 있었다. 이 매장품들이 발견된 것은 지난 2016년, 그 후 4년 만의 노력 끝에 지난해 화협옹주 화장품이 ‘프린세스 화협’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다. 깊이 잠들어 있던 화협옹주 화장품이 260년 만에 민·관·학 협력으로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K-뷰티의 한 제품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번에 출시된 화장품은 파운데이션, 보습용 핸드크림, 입술보호제 등 총 3종으로 모두 화협옹주 묘에서 출토된 청화백자에서 모티프를 얻은 특수 용기에 담아 전통스러운 멋을 표현해 더욱 인상적이다. 제품은 국립고궁박물관,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화장품제조사인 코스맥스가 힘을 합쳐 출시한 것으로 ‘프린세스 화협’은 전통 미용 문화재의 가치를 담은 K-뷰티의 새로운 전형으로 문화유산 재활용 사업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프린세스 화협’은 밀랍, 홍화 꽃잎 등 화협옹주의 묘에서 출토된 화장품 성분을 함유하고 용기 역시 이미지를 그대로 적용해 브랜드의 내력을 강조한 제품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제품은 화장품 3종 외에도 조선 왕실을 상징하는 오얏꽃 향을 담은 디퓨저도 함께 출시했다.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스토리텔링 가미

출토 화장품에 함유된 재료를 포함하되 중금속 등 유해성분을 제외하고 성능 향상을 위해 최신 안료와 성분을 사용한 ‘프린세스 화협’. 여기에 용기 문양부터 소재, 제형기술까지 전통에서 영감을 받아 차별화된 스토리텔링을 가미했다. ‘맑고 침착하고 효성이 깊었다’고 표현된 화협옹주에 관한 『한중록』의 기록에 따라 명랑한 10대 모습의 화협옹주 캐릭터도 만들었으며, 영조로부터 가장 많은 총애를 받은 딸이었다는 점을 부각시켜 사랑받는 여인의 이미지도 담아냈다. 문화유산에 기반해 화장품을 현대화한 첫 번째 사례인 화협옹주 화장품인 ‘프린세스 화협’을 계기로 다양한 전통 화장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 김영임 자료제공.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출처:월간 문화재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