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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조선史의 형사 콜롬보’젊은사학자 김호
글쓴이 문화재방송.한국 등록일 [2021.01.07]

 

 

 

  

조선史의 형사 콜롬보’젊은사학자 김호


◇신문 연예면을 장식한 학술서=“이것 참, 축하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어떨지 모르겠네”. 지도교수인 한영우 교수의 반응이 묘했다. 하긴 그럴 만도 했다. 때는 바야흐로 TV 사극 ‘허준’이 공전의 히트를 치던 2000년 초. 마침 ‘허준의 동의보감 연구’라는 박사학위 논문을 발표하고 책으로 간행했는데 그게 웬만한 신문을 도배질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기사가 실린 것은 대부분 연예면. 그것도 탤런트 전광렬의 사진과 함께 나왔으니 정통 사학자들의 눈에는 ‘낯선 경험’이었다.


“허준의 스승이 TV드라마속 유의태가 아니라 어의로 등장한 양예수라는 사실을 밝혀냈어요. 유의태는 허준보다 110년이나 후대사람입니다”. 어쨌거나 ‘허준 연구’는 젊은 사학자(서울대 국사학과 86학번) 김호(35·규장각 특별연구원)의 이름을 알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역사가가 무슨 살인사건 연구냐=정통사학의 입장에서 보면 허준 연구는 ‘이단’이었다. 명색이 사학자라면 조선 성리학을 배워야지 무슨 허준 연구냐는 것이었다. 하물며 조선시대 검안(檢案)기록이랴. 공무원이던 아버지는 펄쩍 뛰셨다. “얘야. 동의보감까지는 봐주겠다. 제발 살인사건 연구에서는 손을 떼라. 살인이 무슨 역사냐. 성격까지 나빠지겠다”

그러나 대학원 때부터 관심을 두어온 ‘사람의 몸에 대한 애정’ ‘작은 것을 통해 큰 것을 보는 새로운 역사학’을 버릴 수 없었다.

◇사람의 몸에 역사가 있다=요즘의 역사학은 사회사·문화사·생활사 쪽으로 관심을 돌린다. 한국역사연구회의 ‘~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시리즈가 변화의 상징이다. ‘사람의 몸’을 주목해보았다. 몸에 대한 조선시대 담론들을 연구하는 것이다. 왕의 몸은 어떻게 다뤄졌으며 양반은 어떻고, 상인은 어땠을까. ‘사람의 몸’은 같지만 ‘사회적인 몸’은 사람마다 다르다. 의학을 통해 신분·계급·성별로 몸의 사회학적·철학적인 분석을 함으로써 조선사회를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다.

◇작은 걸 통해 큰 걸 살핀다=정통 마르크스주의는 역사적 상상력의 원천으로서 한계를 비쳤다는 생각이다. 그 상황에서 이탈리아 역사학의 미시사 연구성과들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작은 것에도 사회구조가 들어있고 작은 것을 통해 큰 역사를 보는 것이다. 앞서 말한 ‘몸’의 담론에 주목한다든지(허준 연구가 대표적) 조선시대 검시 및 법정기록인 검안 등 작은 것들을 연구함으로써 당대 사회의 면모를 탐색하는 것이다.

◇김여인 치사(致死)사건=꼭 100년 전에 일어났던 경북 산청 어느 마을의 여인 피살사건을 보자. 이 사건은 1902년 10월부터 6개월간이나 5차례에 걸쳐 조사가 진행됐던 드라마틱한 사건이다. 사건 개요는 이렇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마을에 사는 권모씨의 아내 김여인이 남편에게 살해된다. 도박빚에 찌든 남편은 “돈을 구해오라”고 아내를 몰아붙이다가 안되니까 홧김에 죽인 것이다. 살해현장에는 죽은 김여인의 시어머니, 즉 권씨의 어머니만이 있었다. 남편은 아내가 목을 매 자살했다고 위장신고했다. 이 사건은 자살로 종결되는 듯 했다. 하지만 죽은 김여인 집안의 끈질긴 탄원 끝에 재조사가 이뤄졌다.

군수 이병의는 죽은 김여인이 가매장된 무덤을 파서 시신을 검시하는 한편 노비 수월이와 시어머니 이여인 등을 족쳐 남편 권씨를 살인자로 지목했다.

“네 이놈, 사체를 보건대 혀가 나오지 않았고 주먹 또한 불끈 쥐고 있지 않은 걸로 보아 구타후 자살위장이 틀림없다”

하지만 얼마 뒤 반전이 이뤄진다. 감옥에서 대기중이던 시어머니가 갑자기 목을 매 자살한 것이다. 어이없는 일이었다. 이렇게 되자 권씨들이 들고 일어났다. “이씨(시어머니)가 군수의 심문 때 죄를 추궁받다가 난장(難杖)을 맞아 토혈하다가 원통함과 고통을 못이겨 자살했다”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고문을 받고 허위자실을 자백했다는 것. 고문수사가 문제가 되어 김여인 치사사건은 끝내 자살로 종결되고 만다. 100년이 지났어도 이 사건의 진실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시어머니 자살은 문중을 지키기 위한 희생양=이 사건을 면밀히 검토하면 남편에 의한 타살이 분명한 것 같다. 논란을 빚은 시어머니의 죽음은 권씨 문중을 지키기 위한, (강요된) 선택이 아니었을까. 어쨌든 이 사건은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니라 19세기 말~20세기 초 향촌·문중 사회의 단면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결국 작은 것에서 큰 역사를 볼 수 있는 귀중한 사례이다.

◇‘역사란 감옥이자 자궁’=역사학자 페르낭 브로델의 말이다. 누구도 역사의 끈적끈적한 흔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역사는 감옥이다. 상상과 사상은 땅·시간·사람 등 쌓여온 축적물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역사는 자궁이다. 사람은 감옥 속에서 습득한 축적물을 토대로 새로운 생명체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역사가는 미래학자여야 한다.


-[취재수첩]‘檢屍文案’이란…시체검사소견서·심문 법정조사 보고서-

서울대 규장각엔 무려 531종의 검안류 자료(2,000책)가 남아 있다. 검안이란 검시문안(檢屍文案)의 줄임말로 조선시대 시체검사소견서, 즉 법의학 판결문인 시장(屍帳)과 사건 관련자들을 심문한 법정조사 보고서이다. 김호 연구원이 지난 1994년부터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들여다 본 자료들이다.

살인사건이 나면 우선 사체를 사건발생 장소에 그대로 두고 검시했다. 살인사건은 그 중요성 때문에 각각 다른 조사관(1차 조사관은 해당지역 군수, 2차 조사관은 인근지역 군수)이 따로따로 조사했는데 두 조사관의 수사결과가 일치해야 사건을 종결했다.

검시는 알몸이 될 때까지 벗기고 시체의 나이, 키, 머리카락 길이까지 모두 재서 기록한다. 나체가 되면 시체의 전반적인 상황을 설명한 뒤 법물(法物)을 사용하여 세척하는 과정을 밟는다.

“~양손은 주먹을 쥔 자세이며 배부분은 약간 함몰했고 음경은 좌측으로 치우쳐 있다”(박봉록 치사사건 검시기록의 일부분)

“뒷목 아랫부분에 ‘一’자형 액흔이 있다. 자살이라면 목 앞에서 귀밑 뒤로 사선모양으로 액흔이 나는 경우가 보통이다. 따라서 사인은 늑액치사, 즉 목 졸려 살해된 것이다”(황부인 치사사건 검시기록)

검시가 끝나면 사건 관련자들을 소환, 본격적인 조사를 벌인다. 녹음기록처럼 모든 진술과 심문과정을 아전들이 받아적는다. 이는 검안이 지닌 최대 장점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지 못한 평민이나 부녀자들의 목소리가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이 ‘조선시대 검안기록을 재구성한 수사기록물’은 문화관광부에 의해 우리 문화원형으로 선정됐다.


/이기환기자 lkh@kyunghyang.com/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207151541281&code=900102#csidx9e43b6e02afdde6807b39973728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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