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4일 공주시, 부여군, 익산시에 걸쳐 백제역사유적지구(Baekje Historic Areas)라는 이름으로 제39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세계유산 등재 심사를 최종 통과해 대한민국의 12번째 세계유산이 되었다. 1994년, 무령왕릉을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올리면서부터 시작된 등재를 위한 노력이 마침내 빛을 발하게 된 날이었다.
유적지구 관계자는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여러 가지 연계사업 추진에 대한 문화 관광 콘텐트 개발로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도 백제 문화재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게 가장 큰 의의이다.”라며 등재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비록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많은 이들의 수많은 노력들을 기반으로 등재 된 백제역사유적지구. 과연 어떤 매력과 가치가 유네스코의 기준에 부합했을까?
우선 ‘한국과 중국 및 일본의 고대 왕국들 사이에 있었던 상호교류를 통해 이룩된 백제의 건축 기술의 발전과 불교 확산에 대한 증거’라는 ‘일정 문화권 내의 증거적 가치성’을 인정받았다. 다음으로 ‘수도의 입지, 불교 사찰과 고분, 건축학적 특징과 석탑 등이 백제 왕국의 고유한 문화, 종교, 예술미를 보여주는 탁월한 증거’라는 가치를 인정받았다.
종합적으로 유네스코는 한국·중국·일본 동아시아 삼국 고대 왕국들 사이의 상호 교류 역사를 잘 보여준다는 점, 백제의 내세관·종교·건축기술·예술미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백제 역사와 문화의 특출한 증거라는 점 등을 높이 평가하였다. 그리하며 마침내 공주시 2곳(공산성, 송산리 고분군), 부여군 4곳(관북리 유적 과 부소산성, 능산리 고분군, 정림사지, 부여 나성), 익산시 2곳(왕궁리 유적, 미륵사지)을 포함하며 1994년부터 시작된 대장정의 서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익산 미륵사지 복원을 맡아 유산 등재에 한몫을 한 국립문화재연구소 김현용 학예연구사를 만났다. 김 학예사는 “미륵사지를 복원하면서 여러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했고,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지만 우리 국민들, 나아가 세계에 미륵사지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보여준다는 것에 막중한 책임감과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먼저 본인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국립 문화재 연구소의 직속 연구소에 소속되 있는 김현용 학예연구사 입니다. 참고로 본 연구소는 대전에 있습니다.”
-학예사란 무슨 직업인가요?
“말그대로 학문을 연구 한다는 뜻입니다. 보통 공무원 학예 연구사는 6급 대우를 받고요, 승진하면 학예 연구관이 됩니다.”
-백제역사유적지구 등재에 대한 개인적 생각은요.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과제가 많습니다. 여러가지 연계사업 추진에 대한 문화 관광 콘텐트 개발로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문화재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게 가장 큰 의의라는 걸 잊지 말아아죠.”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잘 알릴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유적 자체가 역사성과 잔정성을 가지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잘 알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이나 문화활동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노력이 더욱 중요합니다. 정책적, 제도적 장치보다는 쌍방향적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물론 정책적, 제도적 장치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미륵사지 석탑을 복원해 온 소감은요.
“처음에는 굉장히 경이로웠습니다. 여러 부분에서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했고요. 원형을 보존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일부 불편한 시선들이 그 예입니다. 알아갈수록 어려운 탑이 미륵사지 석탑인 것 같습니다.”
-사리장엄이 발견되었을 때 무슨 생각이 들었나요?
“전혀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있어도 도굴 당했을 가능성이 높았고요. 다행스럽게 잘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공기중에 노출 된 데 따른 부식을 피하기위해 2일간 계속 작업을 진행했는데요. 힘들었지만 인생에 남을만한 추억이었습니다.”
-우리가 문화재를 보존, 관리해야하는 이유는 뭐가 있을까요?
“문화재는 살아있는 역사입니다. 유형이든 무형이든 살아있는 역사를 보존, 관리하는것은 우리의 의무가 아닐까요?”
-미륵사지는 잘 관리되고 있는 건가요?
“유네스코 선정 당시 유네스코 관계자가 ‘공주와 부여는 익산처럼만 관리하면 매우 좋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부심이 있습니다.”
-청소년에게 남기고 싶은 말좀 해주십시오
“문화재를 부담없이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젊었을 때 웬만한 문화재를 다 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명승은 꼭 가보는 것이 좋습니다. 직접느껴보는 것이 제일 중요하죠. 가까이에 있는 문화재도 꼭 가보세요. 다양한 체험도 종요합니다.”
-미륵사지란?
“나의 삶이다.”
글·사진=김해중·박정인·곽해성·홍정우·김승환·조성현·서민환(원광고 2)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 사회문제연구소 원광고지부 gownd8640@naver.com
도움=김록환 기자
출처:중앙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