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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이광형의 ‘문화재 속으로’] (18) 영화 ‘하하하’ 배경 통영 세병관
글쓴이 tntv 등록일 [2020.03.12]

[이광형의 ‘문화재 속으로’] (18) 영화 ‘하하하’ 배경 통영 세병관

올해 칸영화제에서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차지한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에는 경남 통영 문화동에 위치한 세병관(洗兵?·국보 제305호)이 주요 배경으로 나옵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문화유산 해설사로 등장하는 문소리는 조선시대 최대의 관아였던 세병관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이순신 장군을 무척 사랑하는 인물입니다.

통영이라는 지명은 충청·전라·경상도의 삼도수군을 총괄하는 통제사가 있는 본진 통제영에서 따온 것이랍니다. 선조 26년(1593)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한산진영이 최초의 통제영이죠. 지금의 통영시 관내에 통제영을 짓기 시작한 것은 선조 36년(1603)입니다. 제6대 이경준 통제사가 이곳에 터를 닦고 2년 뒤인 선조 38년(1605)에 세병관을 세웠다는 겁니다.

세병관의 이름은 당나라 두보(杜甫)의 시 ‘安得壯士挽天河 淨洗甲兵永不用’(안득장사만천하 정세갑병영불용)에서 따온 것으로 “장사를 얻어서 하늘에 있는 은하수를 끌어와 갑옷과 병기를 깨끗이 씻어 영원히 전쟁에 쓰지 않도록 할까”라는 뜻이랍니다. 왜란의 오랜 질곡에서 벗어나 평화를 바라는 염원을 담은 것이죠. 현판은 136대 통제사인 서유대가 쓴 글씨라는군요.

앞면 9칸·옆면 5칸 규모의 웅장한 건물로 지붕은 옆면이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으로 꾸며졌습니다. 건물 내부 바닥에는 우물마루를 깔았는데, 중앙 뒷면에 45㎝ 정도 높은 단을 설치하여 궐패(闕牌)를 모시는 공간을 마련하였죠. 그 위로 홍살을 세웠고, 벽의 중간에 건너지른 인방(引枋)에는 널빤지로 마감하여 무인도(武人圖)를 그렸으며 천장은 격자형으로 설치했답니다.

세병관은 고종 32년(1895) 208대 통제사인 홍남주가 병사함으로써 문을 닫을 때까지 290년 넘게 수군의 총본영으로서 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아직도 멀리 남해를 바라보며 당시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이 건물은 경복궁경회루(국보 제224호), 여수진남관(국보 제304호)과 더불어 조선시대 대표적인 관아로 역사성과 학술적·예술적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입니다.

원래는 통제영의 중심 건물인 세병관 외에도 건축물이 많았지만 일제강점기 때 민족정기 말살정책에 의해 대부분 사라지고 세병관만 남았지요.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이 일본 수군을 격파하고 항복을 받은 곳을 기리기 위해 숙종 3년(1677)에 57대 통제사인 윤천뢰가 지은 것으로 ‘통영지’에 전해지는 수항루(受降褸)는 1987년에 복원돼 통영의 자랑거리랍니다.

통영에는 충무공 유적이 즐비합니다.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충렬사(보물 제440호인 팔사품 소장)와 사당 착량묘(경남기념물 제13호), 전몰한 왜군의 넋을 달래기 위해 일제가 지은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등록문화재 제201호), 수루(戍樓)가 있는 한산도 제승당(사적 제113호) 등등. 여름이 오면 영화 ‘하하하’의 주인공들처럼 통영 여행을 떠나보시죠. 평소엔 잘 모르고 있던 사랑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출처: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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