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패전을 앞둔 일본이 벌인 ‘창경원 동물 잔혹사’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았어요. 전쟁이 나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그러다가 제 옆에 있는 포드(우리집 강아지 이름입니다)를 보고는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
키우는 반려견은 같이 데리고 도망가면 되지만, 동물원에 있는 수많은 동물들은 어떻게 되는 거지? '그대로 참사 속에 방치되어야 하나?''모두 데리고 피난가야 할까?' 그렇다면 전쟁통 속에서 어떻게 동물들을 데려가지?

제가 키우는 반려견 '포드'입니다.



전쟁이 나면 동물원 속 동물들은 어떻게 될까요? 
  
아수라장 속에서 대부분의 동물은 방치되거나 심지어 학살됩니다. 전 세계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던 
1, 2차 세계대전 때부터 오늘날까지 전쟁 중에는 동물의 잔혹사가 되풀이되었죠.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 동물원도 두 차례 큰 수난을 당했거든요.


21종 38마리의 독살… 창경원 동물 잔혹사를 아시나요?

첫 번째는 창경궁이 동물원인 창경원으로 둔갑했던 일제강점기였는데요. 태평양 전쟁 패전을 앞둔 일본에게 사육하던 동물들은 골칫거리였습니다. 당시 일본은 도쿄 우에노 동물원을 비롯해 고베, 오사카, 타이완, 만주 등에 여러 동물원을 운영했는데요. 천황이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기 20일 전인 1945725, 창경원 관리자였던 사토는 직원들을 불러모아 은밀한 지령을 전달합니다.
 
사람을 해칠 만한 동물은 모두 죽여

 

그는 미군이 도시를 폭격할 경우 동물들이 우리를 뛰쳐나와 일본인을 비롯한 사람들을 해칠 수 있다며 도쿄로부터 명령이 내려졌다고 덧붙였죠. 사육사들에겐 동물들의 먹이에 몰래 넣어두라며 독약을 나눠줬고요.
 
한국 표범을 비롯해 사자와 호랑이, 코끼리, 악어 등 2138마리가 그렇게 독살됐습니다. 그날 밤, 고통에 찬 동물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밤새 창경원 일대에 메아리쳤다고 합니다. 독이 들어간 먹이를 먹은 후 괴로워 나뒹구는 사자를 차마 볼 수 없어 창으로 심장을 찔러 죽이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는데요. 독이 든 사료를 먹지 않으려 했던 코끼리는 아사시키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굶주린 코끼리는 재주를 부리면 먹이를 줄까 싶었는지 사육사가 지나갈 때마다 쇠약해진 몸으로 간신히 재주를 부려대 보는 이들의 눈물을 자아냈다고 하죠.

▶ 창경원은 1983년까지 동물원으로 운영되다가 문을 닫고 창경궁 본래 모습을 회복했다.
6.25전쟁,동물원 동물들은 굶어죽고 얼어죽었다

19506.25 전쟁으로 동물들은 또 한 차례 수난을 당했습니다. 전쟁 초기, 동물들은 다행히 살아남았는데요. 하지만 1951년 중공군이 개입해 1.4 후퇴를 할 때는 사육사들도 피난 행렬에 동참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두 달 후 서울을 다시 수복한 다음 찾은 창경원 동물원의 광경은 처참했습니다. 당시 사육사로 일했던 박영달 씨는 이렇게 회고했죠.
 

살아 움직이는 동물은 새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낙타, 사슴, 얼룩말은 중공군이 도살해 잡아먹은 듯 머리만 남아 있었고 여우와 너구리, 오소리, 삵 등은 굴과 돌 틈에 끼여 죽어 있었다.
모두 그렇게 굶어 죽고 얼어 죽었다.

 
휴전 협정이 체결되고 나서야 전방의 군인들이 곰과 산양, 노루, 삵 등을 잡아 보내면서 창경원의 텅 빈 우리를 다시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정부기관 및 기업체, 독지가들도 기금을 모았고요
.

우여곡절 끝에 다시 문을 연 창경원은 시민들의 대표적 휴식 공간 역할을 하다가 19831231일 마지막 관람객을 맞은 후 문을 닫았습니다. 창경원의 동물과 식물들은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졌고요.

▶ 1984년 서울대공원 개원 당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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