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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에서 찾은 왕실 유물
글쓴이 tntv 등록일 [2018.11.29]
문화재청 직원으로서 첫 근무지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왕실 문화재를 조사하고, 전시를 기획하고, 관람객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면서 정말로 많은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문화재 연구와 활용을 동시에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만큼 보람이 컸다. 특히 박물관 수장고에서 만난 왕실 유물들의 역사를 하나씩 풀어가는 일은 가슴 설레는 일이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월오봉도삽병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전시될 수 있었는지 소개한다. 01. <일월오봉도>는 해와 달, 다섯 개의 산봉우리, 넘실거리는 파도, 한 쌍의 폭포, 그리고 네 그루의 소나무를 좌우 대칭으로 그린 그림이다. ⓒ국립고궁박물관

왕실 유물의 보고(寶庫),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

박물관에 갓 입사해 모든 것이 신기하고 열정이 넘쳤던 2007년. 당시는 11월에 있을 박물관 전체 개관을 앞두고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필자는 3개 층의 전시관에 새롭게 선보일 전시품을 고르기 위해 매일같이 지하수장고를 드나들었다. 미로와 같은 길을 지나 궁궐터의 지하 깊숙한 곳에 위치한 국립고궁박물관의 수장고는 조선시대 궁중 유물로 가득 차 있었다. 그곳에서 만났던 수많은 유물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바로 일월오봉도삽병(日月五峯圖揷屛)이다.


과연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일월오봉도>는 해와 달, 다섯 개의 산봉우리, 넘실거리는 파도, 한 쌍의 폭포, 그리고 네 그루의 소나무를 좌우 대칭으로 그린 그림이다. 왕의 권위를 상징하며, 동시에 왕조가 영구히 지속되리라는 기원을 담고 있다. 따라서 왕이 있는 곳에는 실내외를 막론하고 어좌(御座) 뒤에 <일월오봉도>를 놓았다. 흔히 4폭, 6폭, 8폭의 첩병풍으로 제작되었으며, 지금도 궁궐의 가장 큰 건물인 정전(正殿)에 가면 왕의 어좌가 놓인 당가에 큰 폭의 일월오봉도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수장고의 회화 유물들 가운데 당가의 <일월오봉도>나 접고 펼치는 형식의 첩병풍이 아닌, 나무 액자틀로 가장자리를 마감한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일월오봉도 3점이 있었다. 유물대장을 뒤져보면 그냥 <일월오봉도> 액자(額子)라고 기재되어 있었는데 높이가 190cm나 되고 무게가 상당해서, 그림 액자처럼 어디에 걸 수 있는 것도 아닌데다가 그림틀 상단에는 신기하게도 작은 도르래가 붙어 있었다. 대체 어떤 용도로 만들어진 것일까?

궁금증은 조선왕실 의궤(儀軌)를 한 장 한 장 찾아보며 풀렸다. 의궤에는 궁궐의 각종 행사 때 제작했던 품목들이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는데, 왕의 초상인 어진들을 모셨던 덕수궁 선원전에 화재가 있은 후, 1901년 일곱 임금의 어진을 다시 그린 일을 기록한 『영정모사도감의궤』와 1902년 고종의 즉위 40주년을 기념해서 남긴 『어진도사도감의궤』에 일월오봉도삽병이 그려져 있었다. 삽병(揷屛)이란 그림이나 서예, 조각품을 나무틀에 끼워서 세운 것을 말하는데,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실내 장식용 가구에 속한다. 이를 본 뜬 일월오봉도삽병은 오봉도 그림을 부착한 나무판을 삽기(揷機)라고 하는 지지대에 끼워 세우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상단에는 두 개의 작은 도르래를 달아서 그림 족자를 걸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일월오봉도삽병은 어진을 제작하고 중간 점검하는 과정에서 존엄하신 왕의 초상을 함부로 하지 않고 걸어놓고 보기 위한 용도로 특수하게 만든 제작품이었다.

어진도사도감의궤 御眞圖寫都監儀軌 조선시대 국왕의 초상화를 그리고 진전(眞殿)하는 전 과정을 기록한 의궤이다.

비로소 완성된 일월오봉도삽병

액자 형태의 <일월오봉도>가 남아있다면 이를 끼우기 위한 삽기가 분명히 존재했을 텐데?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이산가족처럼 헤어진 그림틀이 어디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수장고 여러 방을 샅샅이 뒤졌다. 한참을 찾던 중에 가구류를 모아놓은 방 한 구석에 먼지가 뽀얗게 쌓여있는 나무틀 몇 기를 찾을 수 있었다. 의궤 속 그림과 생김새는 비슷한데 과연 크기가 맞을까? 그림과 그림틀을 합체하면 높이가 3m에 달하기 때문에 여러 명의 직원들이 함께 맞잡고 조심스럽게 끼우기 시작했다. 그림은 나무틀 홈에 꼭 들어맞았고 바로 세웠을 때 그 위용은 매우 당당했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모두의 입에서 탄성이 나왔고, 누구라 할 것 없이 얼굴에 기쁨의 미소를 띠었다. 아마도 완성된 어진을 일월오봉도삽병에 걸어놓고 감상했을 당시 고종 황제를 비롯한 궁중의 사람들 모습 또한 그랬으리라 생각이 들었다. 벌써 10년 전의 일이지만 박물관 현장에서 동료들과 함께한 노고의 시간들이 어제 일같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건 그때 다 같이 공유했던 감정때문이 아닐까? 일월오봉도삽병처럼 박물관의 역사는 현장에서 합심해서 하나씩 하나씩 끼워 맞추는 과정을 통해서 오늘도 계속된다.

02. 이산가족처럼 헤어져 있던 <일월오봉도>와 삽병틀을 끼워 옛 모습으로 되살린 일월오봉도삽병 ⓒ국립고궁박물관

글. 박윤희(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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