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종주 자전거길의 길이는133km로 담양댐에서 시작해 광주와 나주, 무안을 거쳐 영산강하굿둑이 있는 목포까지 이어진다. 강 주변의 테마 코스 111km까지 합하면 영산강 자전거길은 244km에 달한다. 모두 돌아보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곳이다.

둑을 따라 이어지는 영산강 종주 코스는 비교적 단순해 큰 어려움 없다. 그러나 제방길의 단조로움과 대도시의 건조한 풍광이 자전거 타기를 지루하게 만든다. 수질도 좋지 않아 기온이 올라가면 불쾌한 냄새도 난다. 하지만 강폭이 넓은 영산강은 야경이 좋아 달맞이 자전거 여행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영산강 종주코스는 담양댐 아래 인증센터에서 시작해 자전거길을 타고 메타세쿼이아 길로 이동한다. 담양의 명소 메타세쿼이아 길은 연중 많은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다.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울창한 대나무 숲으로 유명한 죽녹원이 있다.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촬영한 장소로, 시간 여유가 있다면 자전거를 세워두고 찬찬히 돌아보면 좋을 곳이다.

죽녹원 건너편 담양 관방제림 역시 좋은 볼거리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거수 숲이 영산강을 따라 이어진 모습이 장관이다. 관방제림은 홍수피해를 막기 위해 제방을 만들고 나무를 심은 인공림으로 우리 선조들의 자연재해를 막는 지혜를 잘 보여 주는 유물이다. 자전거를 타고 숲이 울창한 둑을 달리는 특별한 경험이 가능한 곳이다. 이곳에서 보는 보름달 또한 운치가 있다.

담양 시가지 구간을 벗어나면 호젓한 강둑이 길게 이어진다. 지루할 수도 있는 둑길을 따라 속도를 올린다. 관방제림에서 16km 정도 달리면 대나무숲 인증센터가 나온다. 강 건너 북쪽 북광주IC 인근에 대규모 대나무 숲이 조성되어 있다. 인증센터에서 가까운 용산교를 건너 달빛에 물든 대나무 숲을 감상하고 돌아올 수 있다. 이곳을 지나면 자전거 길은 대도시인 광주를 파고들며 남서쪽으로 흐른다.

광주 첨단대교를 지나면 영산강을 따라 공원들이 계속 나타나는데 자전거길은 그 공원 옆으로 뻗어 있다. 산과 들만 보이던 풍경이 높은 빌딩과 아파트 숲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상무대교 근처에서 영산강으로 합류하는 광주천을 건너 조금 더 가면 영산강 자전거길 안내센터가 보인다. 이곳에서 물을 보충하고 휴식을 취한다.

광주 시가지 구간을 빠져나와 승촌보에서 강을 건너면 넓은 수변공원과 승촌보문화관 건물이 눈길을 끈다. 매점과 화장실, 전시관 시설이 있고, 식수 보충이 가능한 곳이다. 샤워시설을 갖춘 승촌보 오토캠핑장을 이용해 하루를 묵어갈 수도 있다.

승촌보를 지나면 또다시 한가한 시골 풍광이 펼쳐진다. 정면에 우뚝하게 솟은 나주의 진산 금성산(451m)을 감상하며 길을 재촉한다. 나주 시가지에도 제법 많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영산강변의 널찍한 둔치 공원도 시야가 좋은 장소다.

한층 넓어진 영산강을 보며 영산교를 건너면 시큼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다리 건너편에 가까워질수록 그 냄새는 더욱 진해진다. 영산포홍어거리에서 풍기는 특유의 홍어 삭히는 향이다. 홍어거리 근처 강변에는 영산강 황포돛배 나루터와 영산포 등대가 있다. 영산강의 명물로 꼽히는 영산포등대는 1915년 만들어진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영산강의 수위 관측과 등대로 사용하던 국내 유일의 내륙 등대로 문화재로 보존되고 있다.

홍어의 거리를 지나 진부마을의 언덕을 통과해 둑으로 내려선 뒤 조금만 달리면 멀리 죽산보가 눈에 들어온다. 수변공원과 문화관 건물이 있는 죽산보는 매점은 없지만 식수로 사용 가능한 수도가 있다.

죽산보에서 하류 쪽으로 15분 정도 진행하면 왼쪽 언덕 위에 여러 채의 한옥집이 보인다. 드라마 주몽, 태왕사신기, 전설의 고향 등을 촬영한 나주영상테마파크다. 가파른 도로를 치고 올라야 입장이 가능한 곳이다.

나주영상테마파크 옆의 작은 정자인 금강정을 지나면 자전거길은 영산강과 평야지대를 가르는 둑길 위로 올라선다. 드넓은 논이 둑 아래로 오랫동안 펼쳐진다. 동강면 곡천리에서 잠시 강과 멀어지면서 마을길로 들어서는데 논밭 사이를 지나다보면 곧 옥정리로 넘어가는 언덕이 나온다. 그리 길지 않지만 제법 가파른 언덕을 치고 오르면 느러지전망대 인증센터가 있다. 우측 강변 쪽으로 전망대가 우뚝 서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느러지마을을 굽이쳐 흐르는 영산강 물줄기가 아스라이 내려다보인다.

영산강 자전거길에서 거의 유일한 오르막인 느러지전망대 이후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내리막을 통과한다. 이후 옥정마을을 지나 몽탄대교를 건너면 무안군으로 넘어간다. 이제 영산강은 호수처럼 넓어진다. 무안군 일로읍 복룡리에서 연꽃 호수로 유명한 회산 백련지를 다녀올 수 있다. 여름철 연꽃이 필 때는 반드시 구경하고 가야 할 곳이다.

남창대교를 통해 무안에서 목포로 넘어가면 다시 강변 방죽 위로 난 자전거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멀리 영산강하굿둑과 철교가 보인다. 눈에 보이는 목적지를 향해 둑을 따라 달리면 영산강하굿둑 황포돛배 선착장과 인증센터가 나온다. 자전거길은 하굿둑까지 이어지지만 보통 이곳에서 영산강 종주를 마친다.

영산강 자전거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