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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러시아 인연의 상징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 스케치

2018 러시아 월드컵이 개막하면서 매일같이 안방 브라운관을 통해 러시아를 접하게 된다. 멀게만 느껴졌던 러시아가 한층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온다.
사실 인천에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비행기로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을 정도. 알고 보면 러시아는 일본과 중국만큼 가까운 이웃나라인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의 근대사를 살펴보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나라가 러시아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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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중구 연안부두 인근에 조성된 샹트페테르부르크 광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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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샹트페테르부르크 광장 바랴크함 추모비

국제적 상황은 이렇지만 사실 인천은 러시아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그 인연의 시작은 1904년 2월 러·일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러시아 함정 바랴크함은 인천 앞바다에서 일본 군함과 맞서 싸웠다. 전세가 밀리자 바랴크함은 함선을 일본군에게 넘겨주지 않기 위해 끝내 항복하지 않고 자폭을 선택한다. 그 결과 바랴크함은 러시아 국민들에게 애국심의 상징으로 추앙받으며 기념비적인 역사물로 기록돼오고 있다.

그러던 2010년 인천시는 인천시립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던 바랴크함의 깃발을 러시아에 4년간 임대해주기로 결정하며 러시아에 깃발을 전달했다. 감사의 표시로 러시아는 러·일전쟁 당시 바랴크함이 출항했던 상트페테르부르크시에 인천광장을 조성했고 그에 대한 답례로 이듬해 인천시도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을 조성하며 인천과 러시아간의 인연은 지금에 이르게 됐다.



인천시에게 바랴크함은 어떤 의미일까?

인천 중구 연안부두 인근에 위치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은 기존의 해양광장을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이라고 새롭게 명명하며 조성됐다.
중구청 관광기획팀 관계자는 “러시아가 처음으로 외국 도시이름을 광장에 붙이며 인천광장을 만들어 준 것에 대한 답례였다. 본래 바랴크함 추모비가 있던 해양광장에 러시아 전통 건축양식을 살린 문주와 러시아 목제인형 마트료시카를 추가적으로 설치하는 것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을 만들었다”라고 조성 취지와 과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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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샹트페테르부르크 광장에 세운 마트료시카 인형

2004년에 세워진 바랴크함 추모비는 바랴크함 선원들의 희생 100주년을 기념하며 건립됐다. 사실 인천시 입장에서는 바랴크함이 지닌 역사적인 의미는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 우리나라의 지배권을 두고 인천 해상에서 벌어진 러·일간의 전쟁이 달가울 리 없다. 그러나 바랴크함이 러시아인들에게 의미하는 바는 실로 크다. 2013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랴크함의 희생자들을 참배하기 위해 바랴크함 추모비를 찾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중구청 관광기획팀 관계자는 “러시아 국민들에게 바랴크함은 숭고한 희생정신과 애국심의 상징이다. 물론 우리에게는 바랴크함이 긍정적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인천과 러시아간의 우호적인 교류와 협력을 위해 바랴크함 추모비와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을 잘 관리하고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에서 느낀 러시아
 

광장 입구의 문주는 상트페테르부르크시의 피의 구원자 성당의 건축 양식을 묘사했다. 피의 구원자 성당은 러시아 제국의 열두 번째 황제인 알렉산드르 2세가 암살당한 자리에 세워졌다 해서 붙여진 이름. 뾰족이 하늘로 솟은 지붕에서 16~17세기 러시아의 비잔틴 양식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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