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에서 피자까지... 홍익희 저 「세상을 바꾼 음식 이야기」

▲ 세상을 바꾼 음식 이야기 / 홍익희 저, 세종서적

인류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인간이 먹을거리를 찾고 구하는 과정에서 발전이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인간의 역사에서 음식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동안 인간은 먹을거리가 부족해지면 살아남기 위해 먹이가 있는 곳으로 옮겨가거나 다른 사람의 먹거리를 빼앗아 생존해야 했다. 유목 민족과 정주 민족의 치열한 먹거리 전쟁, 해상 민족과 대륙 민족의 바닷길 쟁탈전이 일어났던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역사에서 세상을 바꾼 음식과 음식 재료들이 뜻밖에도 많이 있다. 첫째로 문명을 탄생시킨 식재료들이 있다. 밀, 쌀, 보리, 소금 등이다. 인류가 떠돌이 생활을 청산하고 한곳에 정착하여 밀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농업 혁명이 일어났다. 농경을 통해 인류 문명은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물물교환을 처음으로 시작했던 작물 역시 밀이다. 밀로 인해 물물교환이 상업과 교역으로 발전하면서 인류에게 문명과 문화가 탄생할 수 있었다.

 

보리도 밀과 함께 인류가 재배한 가장 오래된 작물 중 하나이다. 인류는 고대부터 보리를 이용해 맥주를 만들어 마셨다. 또 인간 문명의 탄생 뒤에는 항상 소금이 있었다. 고대의 4대 문명부터 로마, 인도,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에 이르기까지 문명이 발전한 곳에는 어김없이 소금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주식이자 현재 세계 인구의 60%가 주식으로 먹고 있는 쌀은 물이 풍부하고 따뜻한 기후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물을 다스리는 치수가 가장 중요한 정치 행위였다. 그리고 이런 치수, 곧 댐이나 저수지를 건설하거나 수로를 정비하려면 많은 인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중앙집권적 정치권력이 생겨났다.

 

지도를 바꾼 음식들도 있다. 육포, 대구 등의 음식들이다. 13세기 칭기즈칸의 몽골군이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중동까지 많은 지역을 정복할 수 있었던 힘은 기동력에 있었다. 몽골군은 기동력이 뛰어났는데 보급 부대 없이 장병 스스로 먹을 것을 안장 밑에 깔고 식사를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안장 밑 음식이 바로 육포였다. 칭기즈칸이 먼 거리 원정을 위해 육포를 개발했다면 서양에서는 절임 대구가 개발됐다. 콜럼버스가 대항해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음식 덕분이었다.

 

또 인류를 굶주림에서 구하고 생명을 지켜 준 음식들도 있다. 콩, 올리브, 감자, 치즈 등이 그것들이다. 거듭되던 흉년으로 굶주리던 17세기 초반, 아일랜드인에게 감자는 구세주로 등장한다. 감자는 우리나라에서도 가난한 사람들을 기근에서 구해 준 고마운 작물이다. 일제강점기였던 당시 강원도에는 35만 명의 가난한 화전민이 살았는데, 강원도의 기후 조건이 감자 재배에 적합해 주식으로 재배되며 굶주린 배를 채워 주었다. 콩은 원산지가 만주와 한반도라 알려져 있는데, 산악 국가 사람들인 한민족에게 부족한 단백질을 공급한 식재료가 바로 콩이었다.

 

음식이 세계사를 움직인 사건들은 많다. 「세상을 바꾼 음식 이야기」저자는 우리에게 친숙한 21가지의 음식을 통해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는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고대에서 현대까지, 동양에서 서양을 가로지르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지도와 100여 컷이 넘는 그림을 통해 세밀하게 담았다. 우리의 삶과 떼어 놓을 수 없는 음식 이야기를 통해 세계의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 [글=염세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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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pub.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5&mcate=M1001&nNewsNumb=20170122742&nidx=22743&dable=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