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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서예 167건 선보여…명품실·주제전시실 신설

이암 필 모견도(母犬圖, 왼쪽)와 김두량의 흑구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내년은 무술년(戊戌年), 십이지 가운데 열한 번째인 개의 해다. 사람과 친숙한 개는 오랫동안 '어진 동물'(仁獸)로 인식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을 전면 개편하면서 무술년을 맞아 이암(1507∼1566)의 '어미개와 강아지'를 비롯해 개를 그린 동물화와 풍속화 16건을 새롭게 선보인다고 7일 밝혔다.

12년 만의 개편 작업을 마치고 8일 일반에 공개되는 서화실에서는 '긁적이는 개'를 저마다의 화풍으로 그린 세 작품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

김홍도 필 서원아집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개편된 서화실에는 '소동파'(蘇東坡)로 알려진 중국 북송 대의 문인 소식(蘇軾·1037∼1101)의 삶, 예술과 관련된 작품 23건도 걸렸다.

김홍도의 '서원아집도'(西園雅集圖) 병풍과 평양 출신 화가인 이팔룡이 제작했다고 전하는 또 다른 '서원아집도'가 공개되고, 조선시대 삼대 묵죽화가로 꼽히는 이정·유덕장·신위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박물관이 최근 일본의 개인 소장가로부터 구매한 16세기 산수도가 기존에 소장하고 있던 매우 유사한 화풍의 산수도와 함께 전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화면 구성이 유사하고 표현 방법이 동일해 16세기 전반에 같은 화가가 두 작품을 거의 동시에 그린 것으로 판단된다"며 "두 작품에 시를 쓴 인물인 학포(學圃)의 필치도 같아 한 사람이 그림이 완성된 뒤 찬시(讚詩)를 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선시대에 '학포'라는 호를 사용한 인물인 양팽손, 이상좌, 정훤, 서경창 가운데 시의 필자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이 그림을 그렸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에 전시되는 산수도. 오른쪽이 일본에서 환수한 작품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새로운 서화실에는 서예, 회화, 금석문 등 167건이 전시된다. 명품실과 주제전시실이 신설됐고, 편안하게 전시실을 둘러볼 수 있도록 관람 환경을 쾌적하게 꾸몄다.

이수미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은 "2005년 용산 시대를 연 뒤 처음으로 서화실을 완전히 바꿨다"면서 "서화를 좋아하는 전문가들이 집중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내부를 품격 있게 만들고 작품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아카이브 공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주제전시실의 유물은 정기적으로 교체해 화제작이나 신규 수집품을 지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술년, 개 그림 보세요"…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 전면 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