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高大 민족문화연구원 확인
年度도 표기… 사료가치 높아
‘추사 노설첩’ 등 수천점 찾아
왕이 신하에게 하사한 것을 뜻하는 내사기(內賜記)가 찍혀있는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사진)이 일본에서 발견됐다. 내사기에는 정확한 연도가 나와 있어 시기와 인물을 추정할 수 있기에 다양하게 전해지는 판본 중에서도 그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해외한국학자료센터에 따르면 일본 교토대 서고를 조사한 결과 내사기 동국여지승람,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친필 시첩 ‘노설첩’, 다산 정약용(1762∼1836)의 경세유표(經世遺表) 희귀 판본인 가장본(家藏本·다산 집안에 소장됐던 것) 등이 새로 발견됐다.
동국여지승람은 조선 성종 12년(1481)에 간행된 인문 종합 지리지다. 경국대전, 동국통감과 함께 성종의 대표적 편찬사업 중 하나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에 전해지는 것은 16세기 중엽 이후 나온 ‘신증(新增)동국여지승람’이 대부분인데 이번엔 발견된 것은 1502년이 명시돼 있다.
박영민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는 “아직 연구해야 할 것이 많지만 조선 연산군(1494∼1506) 때 문신인 권균에게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기와 규모 면에서 ‘보물’급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민족문화연구원이 이번에 확인한 고문헌과 서첩 등은 수천 점에 이른다. 노설첩은 추사가 함경도 북청 유배생활을 마치고 1852∼1856년 경기 과천에 은거하던 시절 자신의 시 ‘석노가’와 ‘백설조’를 행서로 쓴 것이다. 국내엔 공개된 적이 없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