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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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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저수지 VS 농가 소득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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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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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tv |
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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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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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의 생명수로 활약한 ‘둠벙’
과거 벼농사를 주업으로 삼았던 선조들은 비나 하천을 농업용수로 사용하다 보니 가뭄이 오면 농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경우를 대비해 논에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물을 가두어 쓰는 둠벙을 만들었다.
원래 둠벙은 지하에 흐르던 물이 자연스럽게 표면으로 분출하면서 형성한 웅덩이를 말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빗물이나 하천수를 끌어와 인위적으로 저장한 논 주변의 웅덩이와 물의 흐름이 느린 수로까지 포함하여 둠벙이라 칭했다. 이처럼 농촌에서는 초소형 댐의 역할을 하는 웅덩이를 가지고 가뭄을 극복하고 농수를 쉽게 이용했다.
둠벙은 평지보다 수리 시설이 부족한 산간지역에서 톡톡히 활약했다. 산지의 경우 차가운 계곡물을 농사에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물을 바로 논에 댈 경우 냉해를 입기 쉬웠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둠벙과 연계한 우회 수로와 온수지 등을 설치했고, 물이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어 수온이 높아지게끔 했다. 녹록지 않은 자연 환경을 과학적인 지혜로 이겨낸 것이다.
물창고 외에도 둠벙은 다양한 역할을 했다. 습지 동물이 공존하는 생태계의 보고였다. 선조들은 벼를 수확하는 가을이면 둠벙의 물을 퍼서 그 안에 사는 미꾸라지, 메기 등을 잡아 어죽을 끓여 이웃과 함께 나눠 먹으며 농사일의 고단함을 달랬다. 그런 날은 다른 음식과 술도 동원되어 한바탕 잔치가 벌어졌다. 둠벙은 농민의 푸근한 삶에 가까이 깃들어 있는 선조들의 지혜이다.
친환경 농업 방식이자 새로운 농가 소득원인 ‘둠벙’
우리네 농경지 주변에 늘 자리했던 둠벙. 1970년대 이후 저수지와 댐을 조성하고 관개 수로가 전국적으로 보급되면서 둠벙은 점차 사라져 갔다. 하지만 최근 둠벙이 지닌 생태적이고 친환경적인 가치가 주목받으면서 둠벙 복원의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설 『토지』의 무대 하동 악양면에서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전통 생태둠벙농법을 도입해 친환경 쌀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벼 수확 이후에 관광객을 상대로 메기, 미꾸라지 등을 잡는 체험 행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충남 예산에서는 ‘친환경 논 생태복원 둠벙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메기 치어 8,100마리를 입식하고, 논둑에 해바라기 500본을 심었으며 주변에 쉼터도 마련해 자연 친화적인 경관을 조성중이다.
경남 고성 일대 지역은 현재까지 둠벙을 잘 활용하고 있는 곳이다. 300여 개 이상의 둠벙이 들판 구석구석 자리하고 있어 가뭄에도 무리 없이 모내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외에도 과거에는 흔히 볼 수 있었지만 환경오염으로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우렁이, 미꾸라지, 물방개 등의 생물들이 살기 좋은 서식처로서 둠벙은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개발만이 답은 아니다. 산업화의 흐름에 떠밀려 사라졌던 둠벙에 담긴 소중한 가치를 다시금 발견해보자. 농촌의 자원으로 새롭게 떠오른 둠벙이 오랫동안 보전되길 기대해본다.
글‧차경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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