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경내에 있는 서울시 유형문화재 24호 석조여래좌상. 조형미가 뛰어나 '청와대 미남 불상'으로도 불린다. © News1
정부가 청와대 경내에 있는 통일신라 시대 ‘석조여래좌상’에 대해 이달 말 문화재 정밀감정을 실시한다. 감정 결과에 따라 관련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2월 이전 여부 등을 결정하게 된다.
서울시 유형문화재 24호인 이 석조여래좌상은 일제 당국이 1912년 경북 경주에서 청와대 뒷산으로 옮긴 것으로 8~9세기 통일신라 시대 때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석굴암 본존불을 본 따 그 3분의1 크기로 만들어졌는데 탁월한 조형미로 인해 일명 ‘청와대 미남 불상’으로도 불린다.
1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이달 말 청와대 석조여래좌상에 대한 전문가 정밀감정을 진행해 ‘국보급’ 여부 등 조사 결과에 따라 절차를 거쳐 청와대 내에 보존 설비를 할지, 국립박물관으로 옮길지 여부 등이 결정된다.
앞서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는 지난 8월 청와대에 ‘석불을 다시 경주로 이전해달라’는 청원을 지난 8월 제출했고, 이에 청와대에선 ‘종교계 및 관련 전문가 등의 다양한 의견 수렴 등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항으로 앞으로 시간을 두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총독이 그 불상을 경주에서 여기에 갖다 놓은 것이라면 그만큼 가치가 높다는 것 아니겠느냐. 일단 이 불상의 가치가 어떤지 한번 감정을 받아보라”고 지시해 최근 임시 감정을 받은 결과, 문화재로서 가치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추정되자 본격적인 정말 감정을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정밀 감정 이후 그 분석 결과를 놓고 문화재위원회에서 보물로서 지정 여부를 심의하게 된다”며 “그에따라 보존 방안과 이전 여부 등도 함께 검토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르면 내년 2월에서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제자리찾기에 따르면 청와대 불상은 높이 110㎝로 1913년 일본인이 경주에서 반출, 데라우치 총독에게 선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39년 조선총독부박물관 직원의 관련 조사서에도 ‘데라우치 총독이 경주를 순시할 때 석불을 눈여겨보기에 당시 소장자가 총독의 마음에 몹시 들었음을 눈치채고 즉시 서울 총독관저로 운반하였다고 함’이라고 기재돼 있다.
경주 지역 시민단체에서도 “일제강점기 초기 약탈에 따른 반출 경위도 드러난 만큼 석불이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며 “이 석불을 경주국립박물관으로 옮겨 원형을 복구하고, 재평가를 거쳐 국보급 국가 지정을 받아야 할 당위성과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