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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바다와 섬, 육지로 이루어진 지형적 특성으로 예전부터 풍어를 기원하는 대동굿이나 농경의 풍요와 마을의 평화를 기원하는 동제, 기우제 등을 지내왔다. 지금은 도시 개발에 밀려 그 전통을 유지한 마을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동제조차 찾아보기 힘들지만 남구에는 특이하게도 제사의 범위나 영향력이 마을에 한정되지 않고 국가나 지방관아, 주민들이 모두 참여하는 제사가 있었다. 문학산성 내의 안관당(安官堂)에서 이루어진 제사와 낙섬의 원도사 제사가 바로 그것이다.

▲현재의 낙섬 사거리.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모두마켓 내부에 낙섬 끝자락의 돌이 있다

그 중 낙섬의 원도사(猿島祠)는 조선시대 국가와 지방관, 주민들이 낙섬의 서해 바다의 신에게 제사를 지냈던 곳이다. 중요한 것은 이 곳 자체가 제사의 대상이 아니라 인천 부근 여러 섬들의 제례를 합사(合祀)시켰다는 점이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1437년(세종19) 3월 및 1527년(중종22) 5월에 국가제사와 관련 여러 개의 위판 군에게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원도의 존재는 1861년 김정호가 제작한 대동여지도, 1910년대 조선총독부가 만든 지도, 1937년 일본에서 제작한 관광객용 지도 경승의 인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 모두마켓 내부에 있는 낙섬 끝자락

개발에 밀려 그 흔적조차 찾기 힘들어진 지금 그 역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밀려나 있는 원도사제를 복원하려는 움직임이 유중형 남구 구의원에 의해 적극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박우섭 구청장과 유중형 남구의원의 공약사업이기도 한 이 원도사제는 2017년 5월에 두 번째 행사를 치렀고 남구의 행사에만 그치지 않고 시무형문화제에 등록이 되어 인천을 대표하는 문화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경인고속도로 입구와 제2경인고속도로 입구 사이에 낙섬 사거리가 있다. 지금은 매립과 도로 개설로 대부분 없어져 그 흔적을 찾기 어렵지만, 몇 십 년 전만 해도 이곳 앞바다에 있었던 작은 무인도인 낙섬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낙섬은 현재 개인 소유로 마트에 팔린 상태다. 마트 안쪽으로 들어가면 한 쪽 벽면으로 바위의 끝자락만 살짝 보이는 정도이다. 가장 끝자락임을 외부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현재 이 암벽밖에 없기 때문에 이 바위는 아주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 초헌관에서 향을 사르고 전폐례를 올리는 모습

이처럼 건물 내부에 낙섬의 끝자락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을 알고 찾아가지 않는 이상 이곳에 이런 섬의 끝부분이 있다는 것을 일반인들은 전혀 알 수가 없다. 낙섬 표지석을 마트 근처로 옮기고 사당을 지을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올해 5월 두 번째 열린 원도사제 재현 행사에는 용정근린공원에 설치된 제단까지 약 2키로미터 거리에서 길놀이 행사와 경찰청 기마대를 선두로한 만장기 행렬, 용현초등학교 어린이 취타대와 풍물패의 흥겨운 농악에 맞춰 많은 시민과 유림들이 참여한 가운데 수령행차 퍼레이드를 식전행사로 치렀다.

▲용현초등학교 어린이 취타대와 행렬

제례를 마치고 난 후 공원 내 야외 공연장에서는 주민의 노래자랑과 장기자랑이 있었고 먹거리 장터를 설치해 주민들이 함께 즐겼다. 이어서 인천 무형문화재인 주대소리, 인천 근해의 갯가노래, 뱃노래와 풍물놀이, 줄 놀이행사와 관교중학생들의 비녀차기, 너울놀이와 함께 정석항공고등학생들이 청패와 황패로 나눠 청황패 놀이와 줄다리기도 했다.
유중형 남구의원은 원도사제를 시 무형문화제로 등록하여 인천을 대표되는 문화로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보인다. 그 첫 걸음으로 재작년에 이어 올 봄에도 성대하게 원도사제 재현 행사를 치러냈다.

최시연 ‘I-View’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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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enews.incheon.go.kr/publish/php/articleview.php?idx=12505&section=11&diaryDate=2017-10-26&chapter=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