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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종황제로 부터 하사받은 알렌 유품, 현재 연세대의료원역사관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문화재환수국제연대] |
2017년 10월 13일. 대한제국 선포 120년이 되는 해이다. 한 민족의 역사에서 13여년이라는 단기 수명은 대한제국이 유일무이하다. 중국 수나라 37년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왕조국가가 수백년 이상의 역사를 경과하였다는 점에서는 이례적이다. 그만큼 그 시기 ‘조선의 격변’을 말해주고 있다. 제국주의가 세계를 삼키고 식민 영토전쟁이 본격화되던 시기에 조선도 그 운명을 피해갈 수 없었다. 이미 침략의 증후는 1592년 임진침략전쟁부터 시작되었다. 왜군의 침략에 이은 청나라의 침입은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를 말하고 있었다.
18세기를 경과하면서 서양의 문화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유입되었고, 서방의 방문객들은 ‘조용한 아침의 나라, 조선’를 수집하기 시작하였다. 프랑스 군대에 의한 강화도 외규장각 방화와 약탈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그들은 조용하면서도 지속적으로, 그리고 조선의 문화유산전 분야에 걸쳐 수집하고 기록하였다. 이것은 분명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보물약탈부대와는 성격을 달리하는 것이고, 일제강점기 총독부와 도굴꾼들에 의한 ‘수탈’과도 달랐다.
주로 선교와 교역 등을 이유로 방문한 그들은 조선을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수집하였다. 그리고 이를 국제 사회에 알리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대표적인 수집가들로는 독일의 묄렌도르프, 베버, 영국의 에슈톤, 조지 유모 호포로스, 프랑스의 빅터 콜린 드 플랑 쉬, 샤를 바라, 미국의 버나도와 알렌 등이 있다.
이들이 수집한 유물들은 자국의 박물관에 기증하여 현재 “한국관”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 또한 일부는 조선의 문화재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야마나카 상회” 등을 통해 구입한 것들도 있다. 그러나 이 시기 구입품들은 도굴과 절취에 의한 것들이 많아 선의취득여부는 따져야 하고 조사되어야 한다. 당시 야마나카 상회는 일본은 물론 미국과 유럽에 지점을 두고 조선의 골동품들을 팔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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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보스턴 미술관의 한국 컬렉션 모습, 사진 문화재환수국제연대 |
그로부터 100여년이 시간이 흘렀고 국제사회는 제국주의 청산을 시작하였다.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독립국들이 유엔 등 국제기구의 다수가 되었고 이들의 목소리가 커져갔다. 신생독립국들의 과거청산에 대한 분명한 요구 중에 하나는 문화재의 반환이었고, 훼손당하고 파괴당한 문화유산의 회복이었다. 특히 21세기 들어와, 이 요구는 더욱 구체화되고 확산되고 있다.
이에 국제사회는 1954년 전시문화재 보호협약에 이어 1970년 문화재의 불법적인 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 금지와 예방수단에 관한 유네스코 협약, 1995년 불법 문화재 반환에 관한 유니드로아 협약을 맺으며 요구에 부합하려 했다, 그러나 이들 협약은 식민지에서 자행된 약탈문화재에 대한 반환 문제에는 소극적이며 제한적이다. 때문에 피탈국가로서는 비판받아 왔다.
1998년 워싱턴에서 열린 회의에서 문화재의 “과거 내력” 소명 책임을 현 소장자에 있음을 확고히 함으로 피해자를 보호하고 취득 경위에 대한 입증 책임을 무겁게 하였다. 이에 대해 미국 박물관장 협회(AAMD) 회장 몽테벨로는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판도라 상자는 열렸다. 나치약탈 문화재 반환문제에 대한 반발이나 냉담, 침묵은 더 이상 통할 수 없다. 이것은 전체 문화재 소장자들의 심리상태를 급격하게 변화시켰다. 이제 박물관, 화랑, 딜러들은 자기 소장품의 과거내력을 엄중하게 심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약탈문화재의 세계사 1. 김경임 저, 홍익출판사>
과거 내력 입증 책임과 함께 문화유산을 역사와 공동체의 일체로 해석하면서 취득과정의 적법성 여부를 떠나 기원국으로 반환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2005년 돌아 온 ‘겸재정선화첩’은 이를 상징하는 사례이다. 1920년대 한국을 방문한 독일 베버신부에 의해 수집된 화첩은 한국선교 120주년을 기념하여 영구임대형식으로 귀환하였다. 최근 고종황제로부터 선물 받은 알렌 컬렉션이 귀환하는 것도 유산의 가치를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문화유산의 귀환에 있어 무엇보다 소장자들의 세대교체는 주목해야 할 상황이다. 당시 수집가들이 상당수의 유물을 박물관 등에 기증하였지만, 여전히 많은 수의 유물이 그 후손이나 관련인에 의해 보관되어 있고 일부의 유물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거래되고 기탁되고 있다. 11월 미국 방문조사에서 조사하고 환수할 유물도 개인 소장품의 경우들이다. 당시 수집가들에 대한 면밀한 추적조사가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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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9월 26일 알렌컬력션보고회 모습, 사진 문화재환수국제연대 |
<소설 광주황제>를 집필한 이재이 작가는 2017년 9월 26일, 연세대 의학대학에서 열린 알렌 컬렉션조사발표회에서 “일제에 의한 식민지근대화는 왜곡된 역사이다. 당시 일제의 야욕에 맞서 근대화와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제국을 위해 헌신을 다한 ”대한제국, 고종황제”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가 이뤄지질 바란다고 강조하였다. 더 늦기 전에 유물에 저장된 역사의 진실을 통해 올바른 역사를 밝혀야한다.
원문보기
http://pub.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3&mcate=M1004&nNewsNumb=20170926332&nidx=263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