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활쏘기에서 유래한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7호 장안편사놀이(뉴스1 DB). © News1 |
조선시대 서울에서는 매년 봄과 가을이 되면 활쏘기 경기인 '장안편사놀이'가 열렸다. 고대부터 주요 무술의 하나로 사용된 활쏘기를 연마하기 위한 자리였다. 매년 장(도성문) 안 활쏘기 장소(활터) 출신이 황팀이 되고, 변두리 몇 개 활터 출신이 청팀과 백팀이 되어 경기를 치르곤 했다. 화살의 총수를 합해 승부를 결정했다.
장안편사놀이는 1894년 갑오개혁 당시 구습 타파로 맥이 끊어졌다가 1994년 한양천도 600주년 기념행사 때 부활했다. 그러다가 우리민족 전통 활쏘기 문화를 발굴하고 계승하기 위해 2000년 4월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7호로 지정됐다.
그러나 15일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장안편사놀이의 무형문화재 지정이 해제될 위기에 놓였다. 전통을 이어 서울 도성문 안에서 장안편사놀이를 소개하는 행사를 해야하는데 이를 열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 이유다.
김광희 서울시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은 "지난해까지 장안편사놀이는 장 밖에서 이뤄졌다"면서도 "조선시대에 장안편사놀이가 장 안에서 펼쳐졌던 것을 감안하면 이젠 서울 장안 활터에서 열리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장안의 활터인 황학정과 석호정 두 곳 중 한 곳에서 행사가 개최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우선 장안편사놀이보전회와 황학정 측이 갈등이 빚고 있다. 장안편사놀이의 유일한 보유자인 김경원 선생은 원래 황학정 회원이었으나 2007년 '짧은 화살인 애기살(편전)을 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고 제명됐다. 당시 황학정 하위기관으로 있던 장안편사놀이보전회는 김 보유자의 제명 후 독립했다. 이 후 양측 간 갈등은 봉합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장안편사놀이보존회 측은 "김경원 보유자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음모"라며 "애기살을 못 쏘게 하는 활터는 없고 대한궁도협회 역시 금지하지 않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황학정은 비상식적인 행태들을 그만두어야 한다. 전통 보존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 황학정에서 독립한 후 갈 곳을 찾지 못해 방치된 장안편사놀이보전회 간판. © News1 |
반면 황학정 측은 문제가 있는 김경원 보유자가 연관된 장안편사놀이보전회에 장소대여 등의 협조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보유자가 문제가 있어 황학정을 떠나게 됐는데 이때 하위기관이었던 장안편사놀이보전회를 빼돌렸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처럼 양측은 상대편이 잘못했다는 입장이라 조정이 어려운 실정이다.
또다른 서울 장안 활터인 석호정 역시 장안편사놀이를 위한 장소대여를 거절했다. 석호정의 신현장 사두는 "활터 활성화를 위해 장안편사놀이와 같은 문화행사를 여는 데 적극 협조하고 싶다"면서도 "석호정을 운영관리하고 있는 중구 공원녹지사업소에서 이를 불허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때문에 서울시문화재위원회가 장안편사놀이의 문화재 지정 해제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안 되면 남산한옥마을에서라도 행사를 열도록 협의를 진행해 우리 고유의 문화를 잘 보존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광희 서울시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은 장안편사놀이 행사를 서울시나 종로구청 등 관이 주관하는 제3의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위원은 "양궁의 전신이기도 하고 활을 잘 쏘는 한민족의 특성을 잘 보여주기도 하는 장안편사놀이는 보전되어야 할 가치가 크다"며 "민간 간의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도 좋지만 아예 관이 주도해 새로운 판을 만드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제언했다.
wit4@
원문보기
http://news1.kr/articles/?3123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