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태왕, 鐵로 제국 건설한 정복왕이자 경영자"

[조선일보] 2017.07.03

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낸 손정미… 中·중앙아시아 돌며 고대사 취재
“광개토태왕은 제국의 건설자였고 정복왕이었지만 가슴이 따뜻한 통합의 리더였다”

역사소설 '광개토태왕'(전 2권·마음서재)을 낸 소설가 손정미씨는 "광개토태왕이 어떻게 해서 그 넓은 영토를 정복한 군주가 됐는지 궁금해 지난 3년 동안 탐구해가면서 쓴 소설"이라며 "중국과 중앙아시아 지역을 돌아다니며 잃어버린 고대사를 취재했다"고 말했다. 광개토대왕을 '왕중의 왕'인 태왕(太王)으로 부른 손씨는 "실제로 광개토태왕은 살아서 '영락 태왕'으로 불리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손씨의 소설은 광개토태왕이 17세에 즉위해 37세로 세상을 뜨기까지의 생애를 때로는 역사소설처럼, 때로는 환상소설처럼 그려냈다. 태왕이 정복 군주가 돼 활약하는 과정은 사료에 바탕을 뒀지만, 태왕이 하늘의 영체(靈體)와 접하는 순간을 비롯해 고구려를 이상향으로 그린 부분에선 단군 신화와 도교(道敎)의 상상력을 떠올리게 한다.
손씨는 "태왕의 시대는 전쟁의 중심이 전차에서 기병으로 바뀌던 때"라며 "태왕은 기병뿐 아니라 말에게도 갑옷을 씌웠는데, 말이 그 무게를 모두 감당하기 위해 초경량화된 철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고구려군의 강점을 짚어냈다. 또한 손씨는 "고구려 기병이 말을 탈 때 발받침으로 쓴 철제 '등자'도 품질이 우수해 기병과 말이 딱 합체가 됐다"고 소개했다. 이 소설은 고구려 상단(商團)이 철기병의 호위를 받으며 우즈베키스탄까지 철을 비롯한 상품을 수출하는 과정을 재현하기도 했다. 고구려 벽화를 비롯한 유물을 통해 당시 풍속도를 되살리기도 했다. 손씨는 "고구려는 검은색을 신성하게 여겼다"며 "삼족오(三足烏)가 상징이었고, 정예부대는 검은 옷을 입었다"고 말했다.
손씨는 "태왕은 정복지에서 학살하거나 약탈하지 않으며 제국을 건설해 충성을 얻어냈다"며 "그것이 홍익인간의 사상이었다"고 말했다. 이 소설의 초반부에서 태왕은 호기심이 많고 배움의 욕심이 많은 소년으로 묘사된다. 병사를 치료하는 의술에서부터 시작해 병법과 수학, 천문학에 이르기까지 지식의 범위를 넓혀간다. 태왕이 부국강병의 군주로 성공한 비결은 끊임없는 학습 결과라는 것. 태왕이 제시한 지도자상을 강조한 손씨는 "우리 안에 숨은 광개토태왕이 다시 살아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광개토태왕 1·2. 손정미. 마음서재. 각권 1만3800원 [주간조선] 2017.07.03

역사소설 ‘왕경’의 작가가 고구려 최전성기를 이끈 왕을 말한다. 시인 장석주는 “한 소년의 늠름한 성장사요, 영웅 없는 시대에 영웅을 기리는 가슴 벅찬 일대기”라고 말한다. 작가는 광개토태왕 흔적을 찾아 중국 집안과 선양, 다싱안링을 거쳐 산하이관, 제스산을 답사했다. 이란 이스파한까지 찾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