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남아 있는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이십 여분이면 전체를 둘러보지만, 그곳에는 우리 민족의 얼과 혼이 숨어 있다. 고려궁지는 강화읍 관청리에 자리한다. 고려가 몽골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도읍을 개경에서 강화로 옮긴 1232년(고종 19)부터 다시 환도한 1270년(원종 11)까지 38년간 사용되었다.
‘고려사절요’에 따르면 이곳을 지은 이는 최우라고 전한다. 비록 규모는 작으나 송도 궁궐과 모양을 비슷하게 만들었고 궁궐의 뒷산 이름도 송악이라 불렀다. 강화도에는 정궁(正宮) 이외에 행궁·이궁·가궐 등 많은 궁궐이 있었는데 그 중 이곳은 정궁이 있었던 터로 추정되고 있다. 고려 궁궐은 1270년 송도로 환도하면서 몽골의 압력으로 모두 허물어졌다.
조선시대에 들어 강화의 지방 행정관서와 궁궐 건물이 자리를 잡았다. 당시 강화의 궁궐에는 행궁과 장녕전, 만녕전, 외규장각 등이 있었으나 이마저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에 의해 모두 불타 없어지거나 약탈당했다. 현재는 강화유수가 업무를 보던 동헌, 이방청 등이 남아 있으며 1964년 사적 제 133호로 지정되었고, 1977년 강화 전적지정화사업으로 보수 정비 되었다. 조선의 보물창고로 불렸던 외규장각도 2003년 복원되었다.
궁궐이여서 느껴지는 장엄함보다는 슬픔을 껴안은 역사적인 공간이라는 사실에 꽃살문에 닿은 햇살마저도 처연히 느껴진다. 담장 밖 꽃과 나무, 기와와 계단 옆 축석아래 핀 꽃이 정겹게 사람들을 반긴다.
고려궁지와 가까운 곳에 용흥궁이 있다. 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 19세까지 살았던 집이다. 원래는 보잘 것 없는 초가였으나 1853년 철종이 보위에 오른지 4년 만에 강화 유수 정기세가 지금과 같은 집을 짓고 용흥궁이라 부르게 되었다.
자료출처 : 인천관광공사 발간 인천관광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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