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릉에서 열린 엄숙한 문화 의식에 국가를 대표해 참석한 문화재 행정기관의 수장이 샌들을 신은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처신이라는 비판이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22일 기자와 통화에서 “지난 15일 경기도 여주 세종대왕 영릉(英陵)에서 열린 세종대왕 탄신 620돌을 기념하는 숭모제전(崇慕祭典)에 나 청장이 샌들을 신고 참석했다”며 “엄숙한 국가 행사에 참석하는 기관장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숭모제전은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군으로 추앙받고 있는 세종대왕의 탄신일(음력 4월10일)을 맞이하여 뛰어난 통솔력을 바탕으로 한글 창제를 비롯하여 국방, 과학, 예술 등 여러 방면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긴 세종대왕을 기리는 행사이다.
이번 행사는 Δ초헌관(初獻官)인 세종대왕유적관리소장의 분향(焚香)과 헌작(獻爵) Δ축관(祝官)의 축문 낭독 Δ대통령을 대신한 문화재청장의 헌화(獻花)와 분향 Δ세종대왕이 손수 지은 궁중음악인 ‘여민락(與民樂)’과 세종대왕이 태조대왕의 창업 공덕을 칭송하기 위해 직접 창작한 궁중무용인 ‘봉래의(鳳來儀)’ 공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문화재청에선 이같은 비판에 대해 “나 청장이 키가 작아 평소 굽 높은 구두를 즐겨 신는데, 굽 높은 신발 가운데 샌들처럼 보이는 종류가 많다”고 해명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나 청장이 평소 검은 양말을 신어서 티가 나지 않는데, 이날 행사에선 스타킹을 신어 샌들을 신은 것이 눈에 띈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