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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선장 정정완 10주기 추모展

당의·백관제복·도포 등 전시
침선 기법 전승 과정 보여줘

국가무형문화재 제89호 ‘침선장(針線匠)’ 보유자인 정정완(1913∼2007년·왼쪽 사진) 장인의 10주기를 기리는 전시가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문화재재단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전시관에서 ‘침선장 정정완 작고 10주기 추모전, 삶을 지어온 바느질’전을 다음 달 20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침선장이란 조선 왕실과 사대부 등 특수층의 옷을 만들던 장인을 말한다.

정 장인은 초대 침선장이다. 한학자인 위당 정인보의 맏딸로 태어나 광평대군 가문의 이규일과 결혼한 후 사대부와 왕실의 침선을 배웠다. 하지만 근대화와 함께 전통 바느질 기법이 사라질 위기에 처할 즈음, 전통 도포를 재현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8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이번 전시는 정 장인이 생전에 강조했던 ‘새로움이 있는 옛것이 옛것’이라는 주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무대다.

2층 전시장에는 장인이 공방에서 사용했던 재봉틀, 바느질 도구, 안경 등 손때 묻은 유품들이 있다. 또 본인의 팔순 잔치에 자녀들을 위해 지은 7벌의 당의, 부친을 위해 만든 버선, 고귀하고 숭고한 기품이 풍기는 청색 도포(오른쪽), 학창의(鶴창衣) 등이 놓여 있다. 특히 청색 도포는 장인의 섬세한 숨결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학창의는 예로부터 신선이 입는 옷이라고 해 덕망 높은 학자가 입었던 의복을 뜻한다. 역시 이름만큼이나 우아한 자태를 보여주고 있다.

3층 전시장에선 장인의 제자들이 만든 복식을 통해 침선의 전승을 확인할 수 있다. 문무백관이 입었던 조복과 제복을 비롯해 단령, 심의, 두루마기 등 다양한 형태의 남성 도포들이 전시돼 있다.

또 돌복, 백일복 등 어린이 복식이 있으며 섬세하고 정교한 침선기법을 확대경을 통해 살펴볼 수 있는 코너도 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