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암각화 ‘생태제방’ 일단 보류

문화재위원회는 18일 울산시가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 보존방안으로 제출한 ‘생태제방 축조안’에 대해 ‘보류’ 결정을 내렸다. 

생태제방 축조안이 문화재위원회 심의에서 통과하지 못하면서 50여년째 해마다 침수와 노출 반복으로 급격히 지워지고 있는 반구대 암각화(바위 그림)의 훼손 심화는 불가피하게 됐다.

문화재청은 이날 “문화재위원회 건축분과 심의에서 울산시의 생태제방 축조안이 ‘보류’ 결정을 받았다”며 “문화재위원들은 ‘암각화 현지 조사 후 재검토’하겠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생태제방 축조안은 암각화에서 30m 떨어진 지점에 길이 357m, 높이 65m의 제방을 쌓아 물길이 암각화에 닿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 방안은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암각화 보존대책으로 추진해온 ‘가변형 임시 물막이’(카이네틱 댐) 설치방안이 지난해 시간과 예산만 낭비한 채 실패하면서 대안으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생태제방안과 유사한 임시제방 설치안이 2009년, 2011년 문화재위원회에 상정됐다가 부결된 적이 있어 전문가들은 심의에 앞서 “통과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시 문화재위원회는 제방을 세울 경우 “암각화 주변 역사문화 경관 훼손이 심해진다”며 암각화 훼손의 주범인 사연댐의 수위를 낮출 것을 주문했다. 실제 제방을 쌓을 경우 암각화 경관 훼손은 물론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도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많다. 

정부와 울산시는 20년째 보존 대책을 둘러싸고 의견 마찰을 빚으면서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문화재청과 전문가들은 사연댐 수위를 낮추자고 강조하는 반면 울산시는 제방 건설을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아직도 의견조율을 못하는 한심한 상황”이라며 시급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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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5182129015&code=96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