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이 지난 6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하면서 'East Sea'라고 보도하는 장면.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미국의 24시간 뉴스 전문채널 CNN의 보도에 'East Sea'(동해)라는 표현이 잠시 등장했다 사라졌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긴급 타전한 지난 6일의 일이다.
CNN은 당시 연합뉴스의 영문기사를 인용해 'YONHAP: NORTH KOREA FIRES PROJECTILE INTO EAST SEA'(연합: 북한 동해상으로 발사체 발사)라고 자막 처리했다. 이 방송이 한반도의 동쪽 바다를 '동해'로 표현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동해 '표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CNN은 이후 속보에서 'East Sea'를 'Sea of Japan'(일본해)으로 바꿔 보도했다. 국제적으로 더 널리 통용되는 '일본해'로 표기한다는 자사의 내부 방침 때문으로 보인다.
씁쓸한 뒷맛을 남긴 CNN의 이런 모습은 동해 표기 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이버 외교사절단의 박기태 단장은 8일 "CNN이 잠깐 연합뉴스 기사를 인용해 '동해'를 표기했지만, 곧바로 '일본해'로 번복한 것은 현재 해외 주요 외신에서 동해 표기가 처한 초라한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CNN 등 해외 유력언론에 대한 일본의 영향력이 얼마나 단단하며, 일본의 힘이 한국에 비해 훨씬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 단적인 증거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반크와 연합뉴스는 지난달 21∼26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나들길에서 '세계지도 속에서 사라진 동해를 찾아라'라는 슬로건 아래 '국가브랜드 UP 전시회'를 개최했다. 오는 4월 24∼28일 모나코에서 열리는 제19차 국제수로기구(IHO) 총회를 앞두고 동해 표기의 당위성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행사였다.
반크는 전시에서 지금까지 동해 표기 성과를 이룬 것은 주로 해외의 유명 민간 출판사였을 뿐 해외 유명 방송과 신문, 정부기관 등에서는 동해 표기 성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소개헀다.
이번 CNN의 동해 표기 번복 해프닝은 외국의 주요 언론과 정부를 대상으로 동해 표기의 당위성과 정당성을 알리는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는 평가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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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onhapnews.co.kr/culture/2017/03/08/0901000000AKR20170308133400371.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