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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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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공동발굴조사, 한반도 중세문화의 정수 확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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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tv |
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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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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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중건을 거쳐 완성된 만월대
개성의 주산(主山)인 송악산에는 만월대 이전에 이미 궁예의 명에 의해 발어참성(勃禦塹城)이 건설된 바 있다. 통일전쟁의 막바지 무렵 태봉국 궁예를 축출하고 918년 고려 를 건국한 왕건은 다음 해에 지금의 개성인 송악으로 수도를 옮긴 뒤, 만월대 인근에 자리하였던 발어참성을 활용하여 궁궐을 축조하였을 것이다.
지금과 같은 만월대의 모습은 왕건 이후 여러 차례 중건을 거쳐 완성되었다. 고려 제4대 임금 광종은 즉위 원년(950) 황제 칭호와 연호 ‘광덕’(光德)을 반포하고 개경을 황도(皇都)로 칭하도록 했다. 또한, 961년 수영궁궐도감(修營宮闕都監)을 설치한 뒤 2년여의 기간 동안 궁궐을 중건하고 황성(皇城)을 새롭게 만들어 황제국 체제를 갖추었다.
이어 제8대 임금 현종은 즉위 원년(1010) 거란의 2차 침입으로 인해 폐허가 된 개경을 1011년과 1020년 두 차례 중건을 통해 더욱 큰 규모로 복구했다. 현재의 만 월대를 상징하는 웅장한 축대와 대규모 정전(正殿), 9m 이상의 높이로 쌓아 올린 4개의 장대한 돌계단은 모두 이 당시에 조성됐을 것이다. 또한, 1009년부터 1029년까지 강감 찬의 건의로 개성의 외곽성 건설이 진행되었다. 개성 나성(羅城)의 축조는 중세도시 개성의 완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개성의 도시구조와 기능은 새롭게 편성되어 한반도의 중심으로 자리하게 된다.
하지만 고려 고종 18년(1231), 몽골의 침입과 함께 강화도로 수도를 옮긴 뒤 개성 궁궐은 폐허가 되었고, 다시 개성으로 돌아온 뒤에도 이전과 같은 황제국으로의 지위는 회복하지 못했다. 그리고 고려의 궁궐은 공민왕 10년(1361) 홍건적의 침입으로 모두 불타 사라져 버렸으며, 이후 홍건적이 물러난 뒤에도 몇몇 건물만이 복구된 채 대규모 중 건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고려왕조의 궁궐은 1392년 조선이 건국되면서 역사적 생명을 다하게 되고, 조선시대를 거치며 지금까지 만월대라는 이름으로 남게 됐다.
남과 북의 노력,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
조선시대 이후 폐허로 남아있던 만월대는 북측 정권 수립 이후 지속적인 정비와 조사, 연구를 통해 상당 부분 세상에 공개됐다. 또한,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만월대에 대한 7차에 걸친 남북공동발굴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그동안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우리 중세문화의 정수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의 남북공동발굴조사로 만월대 서부건축군 지역 33,000㎡ 중 약 56%인 18,700㎡에 대한 조사가 완료됐다. 이를 통해 궁궐 건립 당시부터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제2정전인 건덕전과 왕실의 제사 공간 인 경령전 등 40여 동의 건물지를 비롯하여 대형 축대와 계단 등 다수의 유구가 확인되었다. 또한, 2015년 7차 조사에서 확인된 만월대 금속활자를 비롯하여 원통형 청자와 용 두기와 등 지금까지 총 13,500여 점의 다양한 유물들이 출토되어 고려시대의 화려했던 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만월대 남북공동발굴조사는 개성일대의 문화유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시키기 위한 남북 간 노력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2005년 개최된 ‘개성역사유적 세 계문화유산 등재 지원을 위한 남북공동학술대회’와 제17차 남북장관급회담을 통해 남과 북의 노력이 실현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2013년 6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된 제3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만월대를 비롯한 개성의 주요 유적지군 12곳이 ‘개성역사유적지구(The Historic Monuments and Sites in Kaesong)’ 라는 명칭으로 세계유산으로 등재된다. 대상 유적은 개성 성곽 5개소, 만월대와 개성 첨성대, 개성 남대문, 고려 성균관, 선죽교와 표충비, 왕건왕릉·칠릉군과 명릉군, 공민 왕릉(북측 공식 명칭 ‘경효왕릉’으로 변경)으로, 현지 실사를 진행한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개성역사유적지구가 진정성과 완전성, 탁월한 보편적 가치라는 조건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는 개성역사유적지구의 유물과 유적이 고려 이전 한반도에 있었던 주변국들과의 교류를 증명하는 자료라고 해석했다. 그리고 개성을 중심으로 한 고려왕조를 통해 불교에서 성리학으로 국가통치 이념이 변화하는 동아시아 지역의 사상적 흐름을 잘 보여준다고 등재 이유를 설명했다.
필자가 만월대를 비롯한 개성 일대의 유적들을 마지막으로 돌아봤던 2015년 11월 즈음에는 개성역사유적지구의 유적들에 대한 정비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유적들의 안내판이 교체되었고 관리시설이 새롭게 생겨났다. 개성 서쪽 왕릉이 밀집한 산악지대에는 유적 간의 이동이 원활하도록 도로가 개설되었고, 시가지는 항상 깨끗한 모습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2016년에는 북측 단독으로 진행된 만월대 발굴을 통해 2015년에 이어 4개의 새로운 금속활자가 발견되었다는 소식과 개성나성에 대한 대규모 보수와 정비작 업이 진행되었다는 기사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개성역사유적지구의 지속적인 보존과 관리가 기대된다.
글+사진‧박성진(문화재청 신라왕경핵심유적복원정비사업추진단 학예연구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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