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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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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역사영상관...백제에 가려진 공주의 근대 역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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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tv |
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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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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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고도에 밀려난 근대유적
공주에는 백제 유적 외에도 석장리의 빛나는 구석기 유적, 우금티에 깃든 동학군의 슬픈 역사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조선시대에는 오랫동안 충청도 감영을 지켰던 수 부(首府)였다. 적어도 1932년 충청남도 도청이 대전으로 옮겨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19세기 말 서양문물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일제강점기에 근대적 시가지가 형성되면서, 공주 는 이전과 달리 활기가 넘쳤고 이방인으로 붐볐다.
다만, 그 화려했던 시절이 유독 짧았다. 도청 이전으로 공주는 점차 쇠락하여 한적하고 무심한 마을로 남았다. 게다가 공산성 유적이 정비되고 무령왕릉이 발굴되자, 주민들은 빛나는 백제고도에 매료되어 식민지 시대의 어두운 기억을 말끔히 지웠다. 이들에게는 일제강점기가 백제시기보다 더 아득하고 더 멀게 느껴졌으리라. 이에 덩달아 한때 밀집했던 옛 시가지 건물도 소리 없이 하나둘씩 사라졌다. 이제 남아 있는 소위 근대건축물은 겨우 서넛에 불과하다. 그중 구 공주읍사무소는 최근 공주역사영상관으로 단장해 백제에 밀려난 그 시절을 기억해내고 있다.
충남금융조합연합회 건물에서 구 공주읍사무소로
구도심의 중심에 자리한 구 공주읍사무소 건물은 예전에 충남금융조합연합회가 사용하던 시설이었다. 지방 서민들의 금융을 담당하기 위해 1907년부터 지방금융조 합이 설립되기 시작했는데, 공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후 1918년 6월에 제정된 금융조합령으로 도시의 소시민들에게도 문호가 개방되었고, 도 단위로 여러 금융조합을 하나로 묶어서 도청에서 관리하기 쉽도록 했다. 이에 따라 충남금융조합연합회가 신설되어, 충남지역에 존재하던 금융조합 30여 개의 업무를 지원하고 감독했다.
일제가 관치금융을 표방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마땅한 시설이 없었던 것인지, 몇몇 신문기사에 따르면 초기에는 충남금융조합연합회 사무실이 도청 내에 있었다. 이후 1923년 2,500여 원을 투입하여 2층짜리 건물을 신축했고, 그해 가을에 완공되어 업무를 그곳에서 보기 시작했던 것으로 보인다. 신축된 건물은 붉은 벽돌로 쌓은 단순한 좌우 대칭형의 직사각형으로 전형적인 금융기관의 모습이다. 전면에 화강암으로 된 원기둥 4개를 배치하고 배흘림양식을 취해 웅장함을 강조했다. 또한, 아치형 현관은 고전적인 서 양식 건축양식을 따랐으며 내부 공간은 기둥이 없다. 1층은 조합원을 상대로 한 대출이나 예금 업무를 보았을 터이고, 2층은 사무와 관리를 담당했을 것이다.
당시 이 건물은 충남도청, 경찰서, 우체국, 법원 등이 운집한 관청가의 중심에 있었다. 1932년 도청 이전에 따라 충남금융조합연합회 역시 대전으로 이사하면서 1934년 공주 읍사무소로 사용됐다. 그 후 1986년 공주읍이 시(市)로 승격되면서 1986년부터 1989년까지는 공주시청이었다.
사라진 근대 공주의 기억 저장소
1989년 공주시청이 신축되자 이 건물은 개인소유의 미술학원으로 이용됐다. 파란만장했던 충남금융조합연합회 건물은 근대유적에 대한 관심이 싹트기 시작한 2008년, 공주시청이 다시 구매하여 보수하였고 2009년 등록문화재가 되었다. 이후 이 문화유적을 활용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마련했고, 다양한 시도 끝에 공주역사에 대한 ‘기억저장소’로 문을 열었다.
이곳은 현재 여러 디지털 영상기록물을 전시하고 있다. 1층에는 다양한 주제의 공주 이야기를 디지털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으며 2층은 기획전시실로 이용되는데, 특히 공주사람들에 대한 사진기록물이 흥미롭다. 영상 속에는 백제부터 현재까지 공주의 다양한 역사 자료가 담겨 있지만, 공주역사영상관 자체가 근대유적이고 전시된 사진 자료도 주로 최근 것이라 고대유적에 가려져 있던 공주의 근대 역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소라 할 수 있다. 백제고도로 알려진 공주의 새로운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공간인 셈이다.
글‧송충기(공주대 사학과 교수) 사진‧문화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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