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방송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송의호 기자

스페인 마드리드 피투르 국제관광박람회 만찬장에서 참석자들이 안동 종가음식을 맛보고 있다.[사진 예미정]

"와우! 께 리꼬! 무이 리꼬!(정말 최고예요! 맛있어요!)"

새해 벽두 스페인으로 나간 경북 안동의 종가음식에 대한 지구촌의 평가는 놀라웠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주최 피투르(Fitur) 박람회 개막식의 환영 만찬장은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한국의 종가음식이 세계인에게 처음 펼쳐졌기 때문이다.

스페인 현지인은 한국 종가음식을 처음 맛보았지만 연신 엄지를 세우며 "께 리꼬! 꼬레아나 오미다!"를 연발했다.

황금빛 놋그릇에 가지런히 담긴 9첩 반상은 음식마다 각종 고명으로 오방색을 연출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먼저 새싹 나물에 산삼 한 뿌리를 얹고 토종꿀을 가미한 산삼새싹 샐러드는 '신비한 동양음식'으로 비춰져 흥미를 끌어내는 에피타이저가 됐다. 송이·표고·능이 등 국내산 3대 버섯에다 유럽 송로버섯을 가미해 감칠맛을 연출한 버섯잡채는 즉석에서 '코리안 스페셜 스파게티'로 불리며 더 달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일곱가지 나물로 꾸민 형형색색의 안동비빔밥과 인삼을 박은 떡갈비 그리고 곶감을 품은 붉은 수정과와 분홍빛 오미자 막걸리가 후식으로 더해지면서 상차림은 다채로워졌다. 메뉴에는 영문 설명서와 함께 의자마다 하회탈 목걸이가 담긴 복주머니를 배치했다.

만찬이 끝나갈 무렵에는 대추·밤·곶감 등 한국 전통 건과류 구절판 세트를 서로 가져가려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소고기·돼지고기를 기피하는 이슬람문화권 인사들에겐 떡갈비 등 육류 음식 대신 대하찜 등 해산물을 내놓았다.

탈렙 리파이(Taleb Rifai) UNWTO 사무총장이 주관한 이날 만찬에는 박람회 참석차 마드리드에 온 유럽과 미주,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대륙별 나라의 문화관광부 장·차관과 주 스페인 대사 등 모두 134명이 참석했다. 리파이 총장은 만찬 도중 음식을 준비한 예미정 조리팀을 일일이 소개하고 내년 박람회에도 참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피투르는 세계 3대 관광박람회 중 첫번째로 손꼽힌다. 이번 행사엔 펠리페(Felipe) 6세 스페인 국왕을 비롯해 전세계 관광 전문가 900여 명이 참가했다. 또 지난 18일부터 5일간 열린 박람회 전 기간에는 150여 개국 8000여 기업 등 총 15만여 명이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를 찾았다.

조일호 예미정 대표는 "UNWTO 본부가 위치한 마드리드는 '세계 관광의 수도'로 불린다"며 "음식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이번 종가음식 나들이는 앞으로 한식 세계화를 어떻게 해야 할지 가늠하는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예미정은 이번 행사에 UNWTO의 공식 초청을 받았었다.

안동=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스페인, 안동 종가음식에 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