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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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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들여다보기 위한 ‘혼자만의 시간’...조선후기 문인 이용휴가 전하는 진짜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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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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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tv |
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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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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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돌아보니 우리는 나로 살고 있지 않았다. 나와 남을 마주해보면 나는 친하고 남은 소원하다. 나와 사물을 마주 놓고 보면 나는 귀하고 사물은 천하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남의 명령을 듣고, 외부 사물에 부림을 당한다.
오직 내 마음에 물어야 한다. 마음이 편안하면 이치가 허락하는 것이니 그것을 행하고, 불안하면 허락하지 않는 것이니 그것을 그만두면 된다. 명령과 지시 때문 도 아니요, 인정받기 위해서도 아니요, 오직 나의 충만한 생명 의지에 따라야 한다. 삶의 주인이 되려면 마음의 소리를 정직하게 들으면 된다. 그러면 세상의 가치나 유행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사람들이 좁은 방을 불평할 때, 나는 좁은 방을 편안히 여겼다. 방이 작고 누추한 게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게 문제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 방에서 산다고 사람까지 누추하거나, 사람의 도량까지 좁아지는 게 아니다. 작고 누추한 방을 편안하게 여긴다면, 분명 내 앞에 펼쳐진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구도(求道)가 별것이겠는가? 구도는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자신의 현재를 아깝게 흘려보내고 싶지 않다면 생각을 바꾸면 된다. 결핍과 소외감에 시달리며 불평불만 에 가득 차 살아간다면 나는 ‘지금 여기를 사는 것’이 아니다. 세상의 시선과 욕망에 휘둘리면 자신의 현재를 긍정하지 못하고 ‘지금 여기에 없는 세계’에서 헤매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이다. 내 친구 신광하는 나라 안의 자격을 갖춘 선비들이 과거시험 보러 가는 그 날, 금강산으로 홀로 떠났다. 하늘도 이 비범한 선비의 마음을 알았는지 큰비를 내려 금강산을 말끔히 씻어주었다. 신광하는 남들처럼 입신출세하는 길을 따르지 않았다. 그에게는 출세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이 금강산 유람이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았고 불안해하지도 않았다. 자유롭고 여유롭게 자신의 마음을 따랐다.
요즘은 백 개 가구 중 서른 채는 혼자 사는 사람들이다. 그리하여 혼밥, 혼술 문화가 사회적으로 조명받고 있다고 한다. 세상의 흐름을 어찌 막을 수 있겠는가? 문제는 이런 나를 어떻게 볼까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할 때 생겨난다.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따라 살고 싶은 대로 산다면, 혼자인 걸 슬퍼할 겨를이 없을 것이다. 혼자 사는 것을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혼자 밥 먹는 걸 창피해할 일도 아니다.
나 홀로 살아간다는 건 결핍도 아니요, 관계 장애도 아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스스로가 온전히 자기 삶의 주인이 될 기회이다. 누구 때문이 아니라 온전히 나로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역설적으로 홀로 산다는 건, 가족 너머 뜻이 맞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절호의 순간이기도 하다. 무서운 건 아무런 연고도 없이 사는 것이지 혼자 사는 게 아니다. 그렇게 생각을 바꾸면 혼자 밥 먹어도 즐겁고 함께 밥 먹어도 즐거운 자유자재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홀로 밥 먹을 때는 어떻게 먹을지 고민하고, 함께 먹을 때는 누구와 먹을지 고민하자.
글‧김진숙(작가) 사진‧셔터스톡
출처:월간 문화재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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