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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제3회 인천시 공예명장이 선정되었다. 이수복 소목장(64)이다. 그는 인천에서 한국전통 목공예를 이어가며 후학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나무를 잡은 지 40여년, 인천시를 대표하는 소목 장인으로 인정받았다.

거북살문, 꽃살창 등 전통 창살무늬 복원에 관심
소목장은 움직일 수 있는, 이동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나무로 만드는 사람을 지칭한다. 집을 지을때 기둥이나 서까래 같은 움직이지 않는 것은 대목장의 몫이고, 창호나 문짝 같은 것은 소목장의 일이다. 생활에서 볼 수 있는 가구를 주로 작업한다. 지난 1월에는 육군사관학교에 위치한 청원당의 복원 작업을 마쳤다. 이외에도 창덕궁, 서대문형무소 등 문화재 여럿이 그의 손을 탔다. 그는 전통목공기술을 가진 소목장으로 우리나라 문화재를 복원하고 있다. 기계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롯이 수작업으로만 작업을 이어간다.
부평구에 위치한 다빈공방은 그의 작업실이다. 명장으로 선정된 것에 대해 축하인사를 건네자 그는 겸연쩍다는 듯, 감사하다고 전했다. 굳이 주변에 알리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마음 한편에 뿌듯함은 분명해 보였다.

“좋죠, 뭐, 기분은. 시험을 봐서 자격증을 받은 것 보다 명장이 되는 게 더 어려운 것 같아요. 명예도 있고요. 명장이라는 칭호를 받았으니 앞으로 더 나가가고 싶어요. 하고 싶은 일은 많죠. 거북살문, 꽃살창 같은 전통 창살무늬를 복원하는데 시간을 더 쏟고 싶어요.”
그동안 생각만 하던 것들은 차근차근 해나가고 싶다는 그의 말은 영락없이 장인이었다. 한국 전통을 이어가는 삶은 역시나 쉽지 않은 듯하다. 자신의 명예보다도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 생각하니 말이다.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기도 하고, 조심스러워요. 계속 인천에서 작업을 했기 때문에 인천명장이라는 칭호를 받게 된 것 같아 기분이 더 좋습니다.”
이수복 명장은 문화재청과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인정한 소목 기능장이다. 국가기술자격증에서도 가장 높은 등급이다. 전국에서 전통목공 기능장으로 인정받은 이는 82명뿐이다.

소목의 얼, 후대로 전파하는 것이 사명
열아홉부터 나무와 함께 한 40년생은 인천에서 시작됐다. 한국전쟁 중 연평도에서 태어나 평택에서 자란 그가 목공을 시작한 곳이 인천이다. 당시 최초의 직업학교였던 국립중앙직업훈련소에서 목공기술을 배우며 전통목공의 얼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인천명장에 선정된 것을 계기로 학생들에게 목공을 가르치는 일을 확대하고 싶다고 전한다.

한동안 DIY 열풍이 불면서 목공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 서양식으로 못질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우리 전통 목공기술은 시간이 지날수록 견고해지는 이음방식인 ‘짜맞춤’을 사용한다. 이 명장은 이러한 전통 짜맞춤 형식을 기반으로 하는 소목공예를 알리고 있다. 저렴한 DIY용 가구들이 MDF합판인데 반해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가구는 단단한 침엽수계통의 나무를 취급한다. 그의 공방에 오는 수강생들은 모두 짜맞춤 방식으로 목재가구나 소품을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 전통이 생활로 전수되고 있는 것이다.

▲ 이수복 명장의 작품

“명장이 되었다고 해서 지금까지 하던 일에 큰 변화는 없을 것 같아요. 다만 공방에서 작게 하던 교육을 조금 더 체계적으로 하고 싶어요. 내년에는 인천소목학교를 운영하려고 준비 중이에요. 고등학생이나 청년들을 대상으로 우리 전통 소목공예를 알리고 싶습니다.”

차지은 I-view 기자 minsabl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