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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방법원. © News1 정회성 기자 |
법원이 다른 업체 명의를 빌려 계약을 체결한 뒤 문화재 수리업체로 등록하지 않은 자신의 연구소에서 탱화를 수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화재 전문가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박평균)는 타 업체의 명의를 빌려 자격 없이 무형문화재인 탱화를 수리한 혐의(문화재수리등에관한법률위반)로 기소된 모 대학 교수 박모씨(56·여)에게 벌금 1000만원의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한국문화재회화복원연구소 대표이던 2011년 9월 박씨는 은해사 박물관장인 모 스님으로부터 박물관에 보관 중인 탱화의 수리·보존처리 업체를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 탱화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342호로 지정된 '은해사 대웅전 후불탱화 및 삼장탱화'이다.
박씨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연구소에서 직접 수리를 하려 했으나 은해사와 영천시로부터 등록된 문화재수리업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 당했다.
이에 박씨는 다른 수리업체의 명의를 빌려 2013년 10월 계약을 체결했고, 남편 송모씨와 함께 연구소에서 배접 외의 모든 작업을 총괄하며 직접 보존처리를 했다.
무등록 문화재 수리를 한 혐의에 대해 박 교수는 자신은 보존처리에 관여한 적 없고 남편 송씨가 혼자 한 일이라며 항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배접 이외의 모든 작업은 박 교수가 진행했고, 명의를 빌려 계약하자는 송씨의 제안을 거절하자 박씨가 직접 전화를 걸어 부탁했다'는 수리업체 대표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있다"며 박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배접을 맡은 하도급업자가 '박씨로부터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점', 은해사 박물관장이 '탱화의 복원작업 계약은 송씨가 아닌 박씨와 체결했다'고 한 점도 박씨의 혐의를 입증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씨가 문화재 전문가로서 문화재 보존 및 복원에 기여해왔으나 박씨가 남편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등 반성의 태도를 찾기 어려웠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이유를 밝혔다.
y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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