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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도화동 ‘쑥골(도화2,3동의 옛 이름)에 마을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백여 년 전부터 쑥골이라는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고 삶을 의지한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쑥골박물관은 쑥골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일상과 삶을 모아 만들었다.

지명유래, 경인철도, 염전 등 다양한 사진, 실물자료 전시
쑥골마을박물관은 인천시립박물관이 작년 10월 개관한 토지금고 마을박물관에 이어 두 번째로 문을 연 마을박물관이다. 이 곳은 상설전시관과 특별전시실, 교육실로 꾸몄다.
상설전시실은 ‘쑥골’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쑥골, 베말 등 지명의 유래부터 경인철도, 염전, 선인재단 등 도화동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지도, 사진, 실물자료들을 통해 볼 수 있다.
‘쑥골’은 인천시 남구 도화동 일대의 옛 지명이다. 조선시대 인천도호부 다소면(多所面)에 속하였으며, 지금의 도화1동 일대는 ‘도마교리(道馬橋里)’, 도화2·3동 일대는 ‘화동(禾洞)’이라 불렀다.
1914년 도마리(道馬里)와 화동(禾洞)의 첫 글자를 따서 ‘도화리(道禾里)’라 불렀고, 1937년 인천부가 확장하면서 앵정(櫻町)이 되었다가 광복 후 ‘도화동’으로 변경하여 오늘에 이른다.
쑥골 마을 뒤 야트막한 산은 공동묘지를 뜻하는 ‘북망산(北邙山)’이었다. 개항 이후 이곳으로 조선인과 중국인의 공동묘지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1960년대 공동묘지가 있던 북망산 자락으로 선인학원이 옮겨오면서 한때 이곳은 유치원에서 대학원까지 14개의 학교가 모인 교육의 산실이었다.

▲ 주안염전

▲ 1960년대 인천국군묘지(사진 화도진도서관)

사람도 학교도 떠났지만 쑥골의 삶은 계속 이어져
산 너머 주안염전은 1966년 문을 닫았다. 그 자리로 수출공업단지가 조성되고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마을은 점차 커져갔다. 이제 사람들은 하나 둘 이곳을 떠나고 있다. 조금 더 편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다. 사람들은 이곳이 좋은 동네가 되어 떠나간 사람들이 다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1899년 쑥골과 도마교 사이에 서울가는 철길이 놓였다. 한동안 이곳 사람들이 기차를 타려면 멀리 주안역이나 동인천역을 이용해야만 했다. 1959년 7월 드디어 이곳에 역이 생겼다. 역 이름을 인천역 부근에 있었던 조선시대 포구의 이름을 따서 ‘제물포역’이라 하였고, 사람들은 제물포가 아닌 이곳을 제물포라 부르기 시작했다.

▲ 1973년 선인체육관(사진 김식만)

‘개건너’라는 이름이 있다. 갯골 건너편이라는 뜻으로 주안 갯골 양쪽의 가좌동과 도화동을 말한다. 개건너를 오가려면 쑥골을 지나 번지기 나루에서 조각배로 갯골을 건너는 편이 빨랐다. 1958년 조각배로 넘나들던 갯골에 다리가 놓였다. ‘인천교’라는 이름이 붙은 다리를 통해 이제 사람들은 개건너를 넘나들었다.
1939년 2천 여 명에 불과했던 쑥골의 인구는 80년이 흐른 지금 이만여명을 넘어서며 약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날 채소밭과 공동묘지가 있던 한적한 이곳에 사람들이 모여든 것은 1960년대 염전 터에 수출공단이 들어서고 북망산에 학교가 세워지면서 부터다. 그러던 마을이 세월이 흐르면서 하나 둘 사람들이 떠나고, 학교도 옮겨 갔다. 그럼에도 쑥골 사람들은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현재보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도심 속 시골 마을 ‘쑥골’에서 또 다른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마을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첫 전시작품
쑥골마을박물관은 개관기념 ‘쑥골이야기’ 특별전을 열고 있다. ‘우리마을 쑥골이’이 주제로 내년 6월 30일까지 전시된다. 전시된 그림들은 도화2,3동에 거주하는 서화초등학교, 선인중학교, 선화여자중학교 학생들이 지난 두달 간 동네를 스케치했다. 아이들의 직접 그린 쑥골 마을의 그림들이 전시회에 걸려 마을박물관탄생의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글 이용남 'I-View' 편집위원

<쑥골마을박물관>
위치 : 제물포역 인근
주소 : 인천 남구 도화동 91-43번지
문의 : 440-6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