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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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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답사기]토착화의 선례, '시적 제424호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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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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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tv |
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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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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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이 위치한 강화읍 관청리 언덕은 고려 중기 몽골군의 침입에 항쟁하기 위해 강화도로 도읍을 옮기고 내성을 축조한 남쪽 성터의 일부분으로, 강화읍 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견자산 언덕마루이다.
성당은 대한성공회 3대 주교가 된 트롤로프(Mark Napier Trollope) 신부의 한국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엿볼 수 있는 건축이다. 치밀하게 구상한 설계를 기반으로 담당 목수의 풍부한 기술력과 경험이 더해지면서 걸작이 탄생했다. 순수한 한식목조건물인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의 내부는 서양 바실리카식으로 구현해 냈으며, 성당 외부 건물의 배치와 공간구성은 한국의 구릉지 사찰건축 배치기법을 잘 응용하였다. 토착화의 매우 귀중한 사례로서 한옥 성당의 모델이 된 건물이다.
내외부로 나뉜 동서양의 건축 양식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은 경사지 주변 대지를 배 모양으로 쌓아 올렸고 외삼문, 내삼문, 성당, 사제관을 남서향으로 배치하여서 흡사 강화읍과 남산을 향해 항해하는 듯한 형상을 취하고 있다. 외부 공간 구성은 불교사찰의 정형화된 건축형식인 구릉지가람(丘陵地伽藍)과 유사하게 경사 진입로, 석축계단, 외삼문, 내삼문을 지나 성당에 이르게 되어 있다. 팔작지붕을 얹은 외삼문 솟을대문은 보다 낮은 담장과 연결되어 있으며, 역시 팔작지붕인 내삼문 평대문은 서쪽 칸이 종각으로 활용되고 있다. 내삼문 좌측에는 제1~3대 주교의 기념비가 있다.
성당의 평면 형태는 전통 목조 중층한옥의 정면과 측면을 바꾼 전형적인 삼랑식➊ 바실리카 성당의 내부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정면이 4칸이고, 측면은 앞뒤 퇴칸(양쪽 가장자리 칸)을 합쳐 10칸이다. 앞 퇴칸 4칸은 배랑(拜廊 / Narthex)➋으로 쓰이고 뒷 퇴칸 4칸은 제의실로 쓰이며 예배실은 좌우 7개씩의 높은 기둥에 의해 신랑(身廊 / Nave)➌과 측랑(側廊 / Aisle)➍의 구별이 뚜렷하다. 신랑의 폭은 측랑 폭의 두 배이고, 신랑의 천장높이(대들보하단까지)는 측랑의 폭과 거의 같다. 사방에 낸 고창(창문 위에 낸 작은 창문)때문에 내부는 밝다.
5번째 기둥 사이의 신랑과 6~8번째 칸의 신랑과 측랑 사이에는 3척 높이의 성찬란(난간)이 둘러 처져 있어 지성소➎ 내진(Chancel)➏과 성가대석 및 회중석을 구분한다. 7번째 대들보 아래에 주 제단이 놓여있고, 성찬란 바깥 좌후면에 소제단이 설치 되어 있으며 그 위에 성체를 모셔둔 감실이 위치하고 있다. 석조 제단이 놓인 바닥은 화강석으로 되어 있으며, 나머지는 모두 목조 마루이다. 전면 성찬란이 있는 기둥 사이에는 측랑의 퇴보를 신랑 위에도 연결했으며 그 위에 십자고상과 마리아상, 성 요셉상이 세워져 있다. 제단 후면 중앙기둥에는 하느님 야훼(여호화)를 표현한 ‘萬有之原’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신랑 두 번째 칸의 중앙에는 상대적으로 큰 화강석의 팔각 세례대가 놓여있으며, 5번째 칸의 좌우 외벽으로는 아치형의 측면 출입문이 나 있어 전체적인 라틴십자가의 진행 축을 암시한다. 건립 당시에는 회중석 중간에 남녀석을 구분하는 칸막이가 있었다 한다.
성당의 전체 구조는 중층으로 되어 있으며, 지붕은 납도리➐ 5량 구조이다. 외벽은 기둥 사이에 붉은 벽돌을 불식쌓기(길이쌓기와 마구리쌓기 방식을 번갈아 사용한 형태)로 작업했다. 좌우 측벽의 칸마다 나 있는 창은 쌍여닫이로, 외부 유리와 내부 한지의 이중창이다. 그리고 처마 아래 기둥 사이에는 사방 둘러 고창이 있다. 정면 합각지붕 아래 “天主 聖殿”의 현판이 있고, 기둥에는 “三位一體天主萬有之眞原” 등의 주련이 걸려있다. 지붕 용마루에 목재 틀에 동판을 씌운 십자가가 올려져 있으며, 목부재에는 가칠 단청이 칠해져 있다.
한국의 교회건축은 서양교회건축을 여과 없이 받아들여 고유의 특성을 갖지 못한 건축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초기교회건축 중에는 토착화의 훌륭한 시도가 적지 않았으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분명한 정체성을 갖고 있는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은 그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을 수 있다.
➊ 하나의 공간이 세 개의 복도로 나뉜 형태의 건축 양식
➋ 교회의 본당으로 연결되기 전에 위치한 단층의 큰 방이나 현관
➌ 중앙 회랑에 해당하는 중심부로서 교회 내부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넓은 부분. 보통 긴 의자가 설치되어 예배자를 위한 공간으로 쓰임
➍ 신랑 양옆에 줄지어 늘어선 기둥의 밖 혹은 옆에 있는 복도
➎ 성전 또는 막 안의, 하나님이 있는 가장 거룩한 곳
➏ 벽이나 기둥을 겹으로 두른 건물의 안쪽 둘레에 세운 칸
➐ 서까래를 받치기 위해 기둥 위에 건너지르는 나무인 도리 중 단면이 사각형인 것
글‧김정신(단국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출처:월간 문화재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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