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포커스뉴스) 영종도 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하던 저어새(천연기념물205호) 무리가 바닷물이 가득차자, 인천공항옆 금홍염전터 주변의 습지로 날아들고 있다. 전세계에서 서식하는 저어새는 90% 이상이 한반도에서 번식한다. 2016.09.06 김연수 기자 wildik02@focus.kr

 

(인천=포커스뉴스) 7일은 하얀 찬이슬이 맺히는 백로(白露). 낮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여름철새들은 남녘으로 갈 채비를 서두른다.

6일 오전 인천시 운서동 금홍염전터 옆 조그만 습지에 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하던 저어새(천연기념물 205호· 멸종위기종 1급) 들이 속속히 모여든다. 바다가 만조가 되면 갯벌이 잠겨버려 더 이상 먹이활동도 못하고 쉴 곳도 없기 때문이다. 

(인천=포커스뉴스) 영종도 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하던 저어새(천연기념물205호) 들이 만조가 되자, 인천공항 옆 금홍염전터 주변습지로 날아와 평화롭게 안착 있다. 그러나 이곳도 LH공사가 완전 매립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저어새들은 영종도에서 더이상 갈곳이 없다. 2016.09.06 김연수 기자 wildik02@focus.kr

조그만 습지에 모여든 저어새 무리는 어림잡아 약 200 여 마리. 이들은 영종도 주변 번식지에서 올해 세상에 나온 어린새들이 대부분이고 사이사이에 어미가 끼여 있다.

저어새는 갯벌이 주된 생활공간이며, 갯벌이 만조가 되어 물에 잠기면, 인근의 민물습지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저어새들이 서식하는 습지는 깊은 물이 아니라 저어새의 다리가 조금 잠길 만 할 정도이고, 물고기나 새우들이 적당히 있어야 한다.

(인천=포커스뉴스) 저어새(천연기념물205호) 들이 만조가 되자, 갯벌에서 영종도 금홍염전터 주변의 습지로 날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도 LH공사가 곧 매립할 예정이어서 영종도에 저어새들이 쉴곳은 더 이상 없다. 2016.09.06 김연수 기자 wildik02@focus.kr

저어새는 서해안의 경기만에 집중 분포한다. 경기만의 북방한계선 (NLL) 인근의 무인도에서 주로 번식하며, 일부는 강화도, 영종도, 송도의 조그만 갯바위에서 번식한다.

전 세계에 생존하는 저어새는 약 3000 여 마리 정도이고, 이중 90% 이상이 한반도 서해안이 고향이다. 1990년대 말에는 약 700여 마리 미만으로 개체수가 격감,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은 멸종위기종에서도 가장 취약한 등급인 적색목록에 기재하고, 번식지인 한국과 월동지인 대만, 홍콩에서 지역 NGO들과 더불어 적극적인 종보존운동을 펼쳤다.

(인천=포커스뉴스) 약 200여마리의 저어새(천연기념물205호) 들이 바다가 만조가 되자, 영종도 금홍염전터 주변의 습지로 날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전 세계 생존하고 있는 저어새의 1/10 정도에 해당하는 개체수가 영종도에서 서식한다. 그러나 이곳 습지도 곧 매립될 예정이어서 영종도의 저어새들은 더 이상 쉴 곳이 없다. 2016.09.06 김연수 기자 wildik02@focus.kr

저어새 종주국인 한국에서도 시민단체, 언론, 학자들이 주도하여 저어새 홍보와 번식지 보존활동을 꾸준히 펼친 결과  20여년 만에 약 4배로 개체수가 증가했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들은 시민들의 이런 노력과는 정 반대로 저어새 서식지 파과활동에 앞장 서고 있다. 

송도와 영종도의 갯벌은 이미 대부분 사라졌고, 인천의 남동유수지, 김포 매립지 앞 매섬, 강화도 각시바위에서 번식한 저어새들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그 중간에 있는 영종도 습지에서 휴식을 취한다.

(인천=포커스뉴스) 영종도 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하던 저어새(천연기념물205호) 들이 만조가 되자, 인천공항옆 금홍염전터 주변의 습지로 날아들고 있다. 2016.09.06 김연수 기자 wildik02@focus.kr

영종도의 습지는 인천공항과 영종신도시 건설로 대부분 사라졌다. 영종대교 주변 매립지의 유수지도 이젠 물을 빼고 한진중공업에서 건조화작업을 진행 중이며, 금홍염전 터 주변 습지도 LH공사에서 토목공사를 하고 있다. 모두 국가 내지는 지자체에서 발주한 공사이다.

이러한 영문도 모르는 저어새들은 겨울을 나기위해 대만으로 떠나기 전, 긴 여행을 위한 에너지 축적과 첫 여행을 떠나는 새끼들의 비행훈련에 열중이다. 저어새들은 9월말 10월초 남하하여 멀리 타이완, 홍콩에서 겨울을 난 뒤 이듬해 4월 다시 찾아온다. 

(인천=포커스뉴스) 저어새(천연기념물205호)유조가 인천시 영종도 하늘을 날고 있다. 2016.09.06 김연수 기자 wildik02@focus.kr

그들이 다시 한국을 찾아왔을 때 , 쉴 곳이 없이 하늘을 빙빙 돌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프다.
동북아의 허브공항을 자랑할 것만이 아니라, 환승하는 외국인들이 공항 주변에서 서식하는 세계적 희귀조를 보면서 힐링을 얻는다면, 그 추억은 두고두고 남을 것이다. 

(인천=포커스뉴스) 영종도 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하던 저어새(천연기념물205호) 가족이 만조가 되자 금홍염전터 주변의 습지로 날아들고 있다. 2016.09.06 김연수 기자 wildik02@focus.kr

저어새를 비롯한 물새들의 보금자리를 빼앗고, 그 위에 돈의 광기를 자랑하는 카지노가 들어서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세계적인 희귀조요 생명문화재인 저어새들이 우리 후대들과도 더불어 살 수 있도록 그 터전을 마련 해 주는 것이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의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