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이 열렸다. 현존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직지)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청주시가 올해 처음 마련한 행사다. 이날 광장에선 미국인 리처드 페닝턴(63·사진)씨가 한국인 동료 3명과 함께 프랑스로부터 직지를 돌려받자는 서명운동을 했다. '직지반환운동연합 대표'라는 명함을 내민 그는 "한국의 우수한 문화유산인 직지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국제특허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하는 페닝턴씨는 3년 전부터 파리 국립도서관에 소장된 직지의 한국 반환 운동을 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립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그는 직지가 서양의 금속활자본인 구텐베르크 성경보다 78년이나 앞서는데 정작 그 원본은 한국에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한다. "문화유산은 원래의 자리에 있을 때 가치를 더하는 겁니다. 직지의 주인인 한국인들이 이 문제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페닝턴씨는 그동안 주한 프랑스대사관, 국회, 문화재청, 청와대 등에 직지 반환의 필요성을 담은 서한을 수차례 보냈다. 그는 "직지를 구한말 프랑스 외교관이 구입해 본국으로 옮겼다고 하는데 명확한 증거가 없다"며 "강대국이 우월적 위치에서 가져간 것이기 때문에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만간 주한 프랑스 대사관과 파리 국립도서관을 직접 찾아가 7000여 명이 동참한 서명부를 전달할 계획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직지는 1377년(고려 우왕 3년)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인쇄된 불교 서적이다. 상·하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현재 하권 단 1권만 파리 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