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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년 전의 여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그 시절에는 교내에서 무슨 활동을 하며 학창시절을 보냈을까? 또 교복은 어떤 디자인일까? 근대부터 현재까지 학교의 변천과정을 그대로 담은 인천여자고등학교의 ‘연혁관’에는 1세기를 넘나드는 학교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개교 100년 전 타임머신 타고 그때 그 모습으로
인천여고는 1998년, 중구 전동에서 현재 위치 자리인 연수구 연수동으로 신축이전을 했다.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던 지난 2008년, 졸업생들과 재학생들은 마음을 모아 100년의 역사와 의미를 담은 연혁관을 만들었다.
성민정 교사(90회 졸업생)는 “100주년을 앞두고 모교출신 졸업생들에게 귀중한 자료들을 기증 받았습니다. 선후배가 만나 인천여고의 새 역사를 창조하자는 의미에서 연혁관을 만든 것입니다. 이 공간에서 인천의 역사와 함께한 학교생활을 통해 자신감과 함께 자신도 역사의 한축이 될 수 있다는 책임감을 심어주고 싶습니다.”라며 연혁관의 의미와 바람을 내비쳤다.

과거의 시간을 그대로 담은 연혁관 입구에 들어서자 박물관에 온 듯 그 시대를 살아온 사진 속 여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다양한 학교관련 전시물과 함께 지난 과거사의 흔적들이 유리진열대 안에서 잠자고 있다.
구한말 해외문물이 급속하게 유입되던 1908년, 인천여고는 중구 전동 전환국자리에서 태어났다. 그때는 주로 일본인 중심으로 운영되었다. 일제강점기를 지나 광복 후 재개교하여 6,25전쟁을 거치며 근대역사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학교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윤혜정 양(2년)은 “연혁관을 둘러보면서 그동안 잘 몰랐던 학교의 역사와 전통을 알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자부심과 함께 그 시대의 학교문화도 알 수 있는 특별한 공간 같아서 너무 좋습니다.”라며 전시물들을 살펴본다.

그랜드피아노엔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일화 담겨
연혁관에는 1910년대 체육대회를 비롯해 1930년대 운동회, 체육시간, 졸업식 등과 1940년대 각종 교내행사모습, 1941년 방공호 노역모습 등 학교문화를 알 수 있는 다채로운 전시물들이 있다. 전시물 속 여학생들의 모습은 그때 그 시절의 생활과 환경을 보여준다.

양리 양(2년)은 “지나온 역사를 알아야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 있는 기록물들을 보니까 실감이 납니다. 그 옛날에도 운동회와 체육대회가 있었다니까 뭔가 우리와 통하는 기분이 듭니다. 지난 학교 축제 때는 옛 교복을 입고 교복패션쇼를 했는데 교복을 통해 선배님들과 교감도 생기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라며 진열된 교복 을 바라본다. “지금 봐도 세련되고 예쁜 것 같아요.”

그 외에도 1930년대 졸업앨범, 1950년대 성적표, 해방 전 고증자료인 일본 동문들의 편지와 동창회인 백양회 명부, 교련시간에 사용하던 삼각건, 지혈대, 방독면, 1970년대 소대장임명장 등 당시 학교에서의 생활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특히, 광복절부터 사용하던 그랜드피아노는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의 숨은 일화를 글로 소개하고 있다. 당시 백씨의 아버지가 1957년 인천여고 미술교사로 발령받아 재직하면서 개인사정으로 가족과 함께 숙직실에서 생활했다. 그 때 강당에 놓여있던 이 피아노로 어린 백건우 씨가 연습을 했다고 한다.

전현진 양(2년)은 “이곳에 오면 ‘나도 훗날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인지 책임감도 느껴지고 멋진 모습으로 남겨지고 싶어서 더 노력하게 돼요. 100년 동안의 학교 역사를 보면서 그때의 여학생들을 만난 느낌이에요.”라며 ‘교복변천사’앞에서 활짝 웃는다.

박영희 I-View기자 pyh606101@naver.com

출처:인천시I-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