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뒤에서 검은 의상과 검은 장갑으로 자신의 모습을 감춘 채, 주인공 인형들의 움직임을 조종하는 손길이 이야기에 맞춰 빠르게 움직인다. 생명이 없는 인형과 소품에게 생명을 불어 넣으며, 인형극을 펼친다. 그렇게 지역의 역사적 가치에 스토리를 담아 알리는 사람들. 바로 ‘미추홀비류 인형극단(이하, 극단)’의 단원들이다. 그들이 열정을 담아 열연하는 인형극‘비류왕자의 꿈’에서 뼈대 있는 ‘인천’의 뿌리를 만났다.
‘어제의 미추홀에서 오늘의 인천까지!’
공연시작 한 시간 전, 단원들은 자신의 역할을 대신할 소품과 마지막 호흡을 마친 후, 분신과도 같은 인형들을 조심스레 내려놓는다. 배우가 된 인형들은 편안하게 누워서 휴식을 취한다.
“이번 인형극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의 가치를 잘 알 수 있는 이야기랍니다. 인형극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역사적인 지식도 전달하고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향심을 심어주고 싶어요.”극단대표 박미정 씨(40, 연수구 동춘동)의 말에 주부들로 구성된 단원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모두가 그런 마음으로 시작했다.
2000년 전부터 현재까지 인천의 길고긴 역사가 재창조 되어 인형극<비류왕자의 꿈>으로 다시 태어났다.
11명의 단원들은 연수구에 거주하는 사람들로 ‘인형극 학습양성과정’을 마친 자원 활동가들이다. 뜨거운 열정과 갈고 닦은 실력을 밑천삼아 관객들에게 지역에 대한 애향심과 자부심뿐 아니라 미래의 희망까지 선사한다. 이 극단이 사명감을 갖고 탄생한 이유다.
연출과 지도를 맡은 여영숙 강사(64)는 “연수구 지역의 스토리를 기획하고 제작하면서 근거 있는 여러 자료와 문헌을 참고하고 향토역사편찬위원의 도움도 받으면서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특히,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언어선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쉽고 재미있게 역사를 이해하면서 관람하실 수 있을 겁니다.”라며 단원들의 역할을 꼼꼼하게 재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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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무대는 지난해 찾아가는 공연을 비롯해 여섯 번째 맞는 공연이지만 늘 처음처럼 설렘이 가득하다. 공연시간이 다가오자 단원들은 궁금한 듯 긴장된 표정으로 암막커튼을 살짝 밀치고 객석을 살핀다. 빈자리가 없다. 입소문을 듣고 아이와 함께 관람을 온 관객들이 공연장 입구에서 서성인다. “자리가 부족해요. 무대 앞에 돗자리를 깔아야겠어요!” 재빠르게 부족한 객석을 대신할 돗자리가 펼쳐지자 관객들이 차례차례 돗자리에 앉는다.
드디어 공연시작을 알리는 조명이 꺼지고, 무대 위에 조명이 켜진다. 남녀노소 관객들은 기대와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배우인형과 함께 미추홀 역사 속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시대부터 미추홀, 먼우금 그리고 오늘의 연수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흐름에 따른 역사이야기와 각 지명이 품고 있는 유래 등이 인형극을 통해 흥미롭게 펼쳐진다.
비류의 꿈과 만나다
무대 뒤에서는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다양한 소품들이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단원들의 손에 의해 무대 위를 오르락내리락 분주하게 움직인다. 그만큼 단원들의 집중력과 손놀림이 정확하고 빠르게 이어진다. 객석에서 웃음소리와 박수소리가 터져 나온다, 인형들과 소품을 조종하는 단원들의 이마에서 행복한 땀방울이 흘러내린다.
극단 단원 김복희 씨(43, 연수구 청학동)는 “인형이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열연했어요. 인형극은 나만 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단원들이 함께 마음을 맞춰서 호흡하고 조율하며 맞춰나가야 하거든요. 이 시간이 너무 즐겁고 행복합니다.”라며 활짝 웃는다.
공연이 끝나고 큰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온다. 단원들은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인형을 안고 무대 앞으로 나와 수줍게 인사한다.
“인형들 만져 봐도 돼요? 같이 사진 찍고 싶어요.” 아이들은 명배우라도 만난 양 배우인형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너무 재미있어요. 인형극을 보면서 우리 동네의 역사를 배우니까 신기하고 좋았어요.” 최지우 양(먼우금초1년)은 사진촬영을 위해 비류인형에게 다가간다.
“가족이 함께 인형극을 보러왔습니다. 어려운 역사를 인형들이 나와서 이해하기 쉽게 잘 알려주어 아이들에게도 유익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시간가는 줄 몰랐어요.”김혜경 씨(39, 김포시 장기동)는 흐뭇하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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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담당 주지혜 씨(연수구 평생교육센터)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역사도 바로 알고 지역에 대한 향토애와 애향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반기쯤 준비하는 공연프로그램은 수인선 협궤열차를 중심으로 인천의 역사와 향수어린 추억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흔히 역사를 가리켜 우리 민족이 걸어온 발자취이자 기록이며, 현재의 삶을 비추어주는 거울이라고 말한다. 인천의 뿌리를 따라 그 가치와 새롭게 피어나는 꿈을 만나보자.
<인형극‘비류왕자의 꿈’>
공연일시 : 7월 9일, 9월 10일, 10월 8일, 11월 12일 (매월 둘째 토요일)
공연시간 : 오전11시(50분 공연)
공연장소 : 연수구 문화의 집(아트플러그) 소극장
관 람 료 : 무료 (선착순 입장)
관람대상 : 7세 이상 (보호자 동반가능)
문 의 : 749-7267~8 (찾아가는 공연 신청가능)
박영희 I-View기자 pyh606101@naver.com
출처:인천시 I-View
http://enews.incheon.go.kr/publish/php/articleview.php?idx=11477§ion=9&diaryDate=2016-07-07&chapte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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