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충북 무형문화재 11호로 지정된 진천 용몽리 농요 시연행사.© News1 |
충북 무형문화재 11호인 ‘진천 용몽리 농요’가 보존회원들의 내홍으로 존폐 기로에 섰다.
군청에서 지원하는 보조금 관리와 전승관 불법 임대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서 농요보존회 해산동의서를 제출하는 사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18일 진천군과 보존회 등에 따르면 충북도와 진천군이 2013년 8억7000만원을 들여 덕산면 용몽리에 지은 농요 전수관이 6개월째 개점휴업 상태다.
80여명에 이르던 회원도 하나 둘 빠져나가 현재 기능보유자 2명과 전수조교 등 5명만 남았다.
갈등은 매년 수천만 원에 달하는 지원금의 불투명한 관리, 전승관 임대를 둘러싼 불법 논란이 발단이 됐다.
진천군은 지난해 초 보존회 운영 지원비를 80만원에서 90만원으로 늘렸다.
또 기능보유자 2명과 전수조교 3명에 대한 지원금도 월 80만원에서 90만원으로, 35만원에서 40만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그러나 일반 회원들은 자신들에 대한 지원은 하나도 없다며 반발했고, 급기야는 지난 3월 보존회 해산동의서를 군에 제출했다.
4월 군은 이를 반려했지만, 내홍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용몽리 농요(들노래)는 1993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농요 보존회를 발족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후 충북도 대회는 물론 전국 대회에 나가 각종 상을 휩쓸었고 해마다 모내기철 논에서 손으로 모를 찌고, 심으며 들노래 시연했다.
이는 농민들의 노력으로 모찌는 소리, 모 심는 소리, 논 매는 소리, 논(풀) 뜯는 소리 등 80분 분량의 네 마당을 그대로 복원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에 충북도는 1999년 용몽리 농요를 도 무형문화재 11호로 지정했다.
그러나 행정기관의 보조금을 받게 되면서, 이를 둘러싼 갈등으로 어렵게 복원한 조상들의 애환과 흥이 담긴 들노래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한 농요 전수조교는 “다시 이어받아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문화 유산을 사람 욕심으로 사라진다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진천군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서로가 힘을 합쳐 잘 이끌어보자고 다짐했지만, 결국 원 상태로 돌아 왔다”며 “보존회원과 기능보유자들의 생각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5229@)
출처:뉴스 1
http://news1.kr/articles/?2694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