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의 빔 프로젝트가 아닌 아날로그시대의 환등기로 귀중한 인천의 근․현대 건축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된다. 장소도 인천 중구 개항장에 있는 1890년대 일본 하역회사 건물을 120년 만에 되살려 카페로 변신한 ‘팟알’이다,
건축사진 44점 환등기로 보며 아날로그 감성 자극
‘환등기로 보는 인천 근·현대’전은 5월 27일 저녁 7시30분부터 8시30분까지 1945년 이후 인천의 건축사진 44점을 환등기로 보여주며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하는 자리다. 환등기속에 끼여진 슬라이드 사진을 보며 인천의 오래된 건축 속으로 이야기를 이끄는 이는 손장원 재능대 실내건축학과 교수다.
“이 자리는 우연히 마련됐어요. 어느날 우연히 책상 서랍에서 오래된 슬라이드 사진을 찾았는데 어떤 꼬마가 웃고 있었어요. 그 사진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궁금해서 다시 잘 보니까 제 딸의 어릴적 사진이었어요. 옛날 슬라이드를 보니까 옛 생각도 나고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진도 보고 싶은데 환등기가 없는 거예요. 이제는 다들 안쓰니까. 그래서 슬라이드 사진을 보려고 환등기를 샀고, 이를 계기로 사진전을 열게 됐습니다.”
손 교수는 인천의 근현대 건축물은 해방이후 스토리가 없어진 채 현재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그래서 27일 여는 아날로그 사진전은 70여 년의 간극을 메우는데 큰 의의가 있다.
이번 사진전에는 미공개 된 사진 8컷을 처음으로 소개한다. 이 사진들은 해방 후 미군들에 의해 촬영된 것을 손 교수가 구입한 것이다.
조선상업은행 인천지점(천일은행)은 전쟁 때 폭격을 맞았으나 수리해서 80년대까지 사용했었다. 그러다 이 건물을 문화재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조양상선에서 건물을 허물고 주차장으로 만들었다. 그후 이 자리에 다시 현재 동인천등기소가 세워졌다. 손 교수는 80년대 조양상선 소유시절 조선상업은행 건물의 모습을 보여주며 그간 건물의 고달팠던 이야기를 소개한다.
새롭게 밝힌 근대건축 3개 건물 첫 공개
'아끼다 쯔요시(秋田 剛)별장과 관련된 새로운 이야기도 펼쳐진다. 러일전쟁으로 번 돈을 인천에 가져와 여러 사업을 한 '아끼다 쯔요시 별장은 현재 중구청 어린이집 자리로 알려져 있는데 그 자리가 아닌 것으로 새롭게 밝혀질 예정이다. 손교수는 미군들이 찍은 사진을 통해 아끼다 별장 자리가 잘못 됐음을 밝혀냈다. 아끼다 별장으로 알려진 건물은 세관원들의 집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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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끼다'별장의 새로운 위치를 밝혀내는데 큰 역할을 한 사진. 해방후 미군정 시절 찍은 것으로 보인다. | |
미공개 사진 중에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으나 새롭게 밝혀진 3점의 근대건축물도 포함된다. 미군 사진들을 놓고 시가지를 재구성했고 일제시대 인천 지적도를 찾아 맞춰보니 1930년대 중․후반에 지어진 건물 3채를 찾아냈다. 인천항이 물류기지로 번성할 때 지어져 본점과 지점으로 사용되었던 건물이다. 이 건물들은 현재 영업용 상가 건물로 쓰이고 있다.
“근대 건축물로 밝혀지는 게 요즘 같아선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역사성있는 건물임이 밝혀지면 집값이 오르고 월세가 올라 기존의 상인들이 떠나야 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요즘 흔히 말하는 ‘젠트리피케이션’같은 상황이 일어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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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선교회 숙소. 이번 사진전에 소개되는 근현대 건축물이다.
옛 사진은 오늘의 기록이 되기도 하고 역사의 고증자료로 활용되기도 한다. 손 교수가 찍은 차이나타운 청관 사진은 최근 중구청이 청관을 개보수 하면서 지붕을 칠 할 때 근거자료가 됐다. 여선교사 숙소 지붕도 개보수 하면서 하늘색으로 칠을 하려고 했지만 예전 사진을 통해 지붕이 검은색이었음을 알게됐다. 결국 여선교사 숙소 지붕은 사진고증에 의해 검은색으로 칠해졌다.
손 교수는 인천에서 근현대 건축을 연구하는 학자로 가장 애착이 가는 근대 건축물로 ‘팟알’을 꼽았다. 일제시대 지어진 하역회사 건물을 찾아내어 보존하고 그 용도를 제대로 찾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근대건축물 보존방법, 현대적 활용방안 찾아야
손 교수는 건축물 보존과 관련해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옛 건물들이 구조 안전 D등급을 받았다고 해서 다 없애버린 것에 대해 아쉬움이 많았다. 또 인천의 근현대 건축물이 6.25 전쟁 때 없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은 우리 손으로 건물용도를 폐기한 것도 많다고 한다. 특히 민간보다 공공건물에서 그런 일이 많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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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교수는 근현대 건축물을 잘 보존하는 방법에 대해 용도를 잘 찾아 그 건물을 써먹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건물 본성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현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건축물이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안한다.
* 환등기로 보는 인천 근현대
- 일 시 : 5울 27일 오후 7시30분~8시30분
- 장 소: 카페 팟알 2층 다다미방
- 강 사 : 손장원(인천 재능대 실내건축학과 교수)
-참가비 : 1만원
- 연락처 : 777-8686
글 이용남 ‘I-View’편집위원
출처:인천시 I-View’
http://enews.incheon.go.kr/publish/php/articleview.php?idx=11378§ion=11&diaryDate=2016-05-24&chapte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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