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인뉴스-박광수 기자]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사적 제302호인 순천 낙안읍성에 대한 관리소홀로 문화재청이 도마위에 오른 가운데 업친 데 덮친 격으로 순천시 산하의 낙안읍성관리사무소가 낙안읍성의 고유 정체성까지 훼손하고 있어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될 조짐이다.
낙안읍성의 문제를 단독 보도한 서울문화투데이 기사에 따르면 행정기관인 낙안읍성관리사무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낙안읍성의 고유한 자연풍광 등을 파괴하는데 앞장서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낙안읍성은 현존하는 조선시대의 읍성들 가운데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곳으로 특히 성 안에는 전통적인 가옥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성곽 길이는 1410m이고 전체 면적은 223.108㎡이다.
대한민국 3대 읍성 중 하나로 연간 12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주요 관광지로 현재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등재 및 CNN선정대한민국 대표 관광지 16위로 선정됐다.
낙안읍성은 1983년 6월14일 사적 제302호로 지정됐고 현재는 총 13점의 문화재(국가지정 10, 도지정 3)를 보유하고 있으며 201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잠정목록 등재되어 있다. 현재 90여가구에 250여명의 주민들이 실제 생활하며 살고 있는 곳이다.
서울문화투데이는 이 기사를 통해 낙안읍성 정체성을 훼손하고 주민들의 갈등을 야기시킨 낙안읍성관리사무소의 문제점을 대략 10여가지로 지적했다.
▲ 첫째, 성벽옆 대형 자전거보관소 설치로 성벽미관 저해 ▲ 둘째, 대대로 내려오던 야생화밭을 갈아엎고 외래종 정원조성 ▲ 세째, 마을의 수호신 역할과 방풍역할을 하고 있는 대나무숲 훼손 ▲ 네째, 낙안읍성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 체험장 운영 ▲ 다섯째, 읍성내의 모든 영리사업을 하는 마을기업 ‘큰샘’의 운영실태, 외부인 영입, 공무원개입, 특혜의혹 등 외에도 ▲ 관리사무소가 집행하고 있는 ‘노인일자리 창출’ 사업 등이다.
말하자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말을 듣는 주민들에게는 일자리를 주고 관리사무소의 문제점을 지적한 주민은 배제시키는 등 문화재의 보복성 행정처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낙안읍성 관리사무소는 최근 자전거 대여를 목적으로 자전거 보관소를 성옆 담벽에 상당크기의 금속외관의 건물을 지어 성벽을 가리는가 하면 장터운영을 위해 성 입구에 담장 높이를 훌쩍 넘는 몽골텐트를 20개 동을 운영했다.
성내에 낙안읍성 장터 두동은 사용하지 않고 있으면서 성문앞 주차장 몽골텐트를 설치해 사용하고 이 또한 텐트로 인해 성입구에서 보이는 성곽의 아름다움을 가리게 됐지만 이는 또 오히려 문화재청쪽에서 나서서 이를 방치하고 오히려 권장하는 사례까지 보이고 있다.
이와함께 자전거를 성안에서도 타고 다니게 해 보행자 중심의 성안 산책을 즐기던 관광객들에게도 방해를 일으키고 있다.
또한 순천만정원 조성으로 전국적으로 모범사례로 보였던 순천만의 현대식 정원을 낙안읍성 화단 조성에까지 끌어들여 전통 민가의 원형을 잘 보여주고 있는 낙안읍성의 정체성마저도 모호하게 만드는 우를 범하고 있다.
여기에 분수형 돌탑을 쌓는가 하면 멀쩡한 야생화(할미꽃.작약,난초, 상사화 등)을 갈아엎고 외래종 꽃을 심으면서 오랫동안 마을주민들과 함께 해왔던 토종 야생화를 뿌리째 뽑아버렸다.
이는 낙안읍성만의 소박한 미를 잃어갈 것으로 비록 그 범위가 현재까지는 성내 전체까지는 확산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계속적으로 이렇게 화단을 가꿔간다면 낙안의 이미지는 전통의 모습과 유리되는 이미지를 보여주게 되는 점을 주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원 한 가운데에 돌탑을 쌓아올려 놓고 분수대처럼 사용하려했던 것을 주민들이 문화재청에 이의를 제기하자 곧 바로 주민들을 동원해 돌탑을 없애버렸다.
주민들은 “몇 백년을 그 자리에서 계절 따라 피고지고한 야생화들을 포크레인까지 동원해 걷어내는 것은 내 몸의 한 부분이 떨어져 나간 것 같은 아픔과 같다”며 안타까움을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읍성을 지켜주는 수호신과 같은 역할로 방풍벽을 이루고 있던 대나무숲의 대나무를 무참하게 잘라내 주민들의 원성은 더해가고 있다.
몇 년 전 공사를 위해 대나무숲의 일부분을 길을 만들면서 베어낸 자리는 다시 대나무가 자라나지도 않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대나무를 대량으로 베어내면서 주민들은 태풍이나 바람으로 인해 초가지붕이 날아가거나 손상을 입을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금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읍성내 체험장을 운영하는 곳에서는 낙안읍성과는 어울리지 않게 세계전통의상 체험장이 운영되고 있어 낙안읍성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각 체험장 가옥의 마루에는 ‘복전함’이라는 절이나 유사한 종교시설에서나 볼 수 있는 복전함을 놔두고 체험객들이 얼마간의 ‘성의’를 넣도록 하고 있어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런 모든 문제는 낙안읍성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이 승진을 위해 잠시 거쳐가는 곳으로 인식을 하기 때문에 대부분 전시행정에 주력하다 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화단 조성의 한 예를 보더라도 연초에 시장 순시때 시장이 "낙안읍성도 언제까지 전통만을 고수한다고 할 것이 아니라 순천만정원을 위해 포식한 여러 꽃들이 많은데 이곳에도 갖다 심으면 좋겠다"고 한 시장의 한 마디에 낙안읍성 사무소가 즉각적으로 실행에 옮긴 과잉 충성의 결과물이다.
이에 대해 낙안읍성 관계자는 "사진작가들이 사진을 찍는데 성곽이 잘 안보여서 그들의 편의 제공을 위해 쳐내게 됐다"며 "그러나 대나무는 금방 자라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